허블, 펄펄 끓는 외계 행성서 거대 폭풍 포착 [우주로 간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 우주국(ESA)이 공동으로 운영 중인 허블우주망원경이 지구에서 880광년 떨어져 있는 외계행성에서 거대폭풍 사이클론의 증거를 포착했다고 우주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ASP-121b라고 불리는 이 외계행성은 태양계에 있는 목성보다 질량이 약 1.16배 더 크며 약 388km 거리에서 자신의 항성 주위를 공전한다. 이는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의 2.6%에 불과하다. 이 행성은 1.27일마다 1번씩 항성 주위를 빠르게 돌고 있지만, 달이 지구의 한쪽만을 바라보며 도는 것과 같이 항성 한쪽만을 향해 공전하는 행성으로 한 쪽 면은 엄청 뜨겁고 다른 쪽은 그렇지 않다. 때문에 WASP-121b의 낮 온도는 약 2,329도로 뜨겁게 타오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생긴 뜨거운 소용돌이 속에서 철과 바륨, 티타늄, 바나듐과 같은 중금속 산화물이 기화해 우주로 방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허블 망원경은 2016년 6월과 11월, 2018년 3월, 2019년 2월의 네 차례에 걸쳐 WASP-121 시스템을 관측했다. 관측할 때마다 WASP-121b 행성은 궤도의 다른 위치에 자리하고 있었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 잭 스키너(Jack Skinner)가 이끄는 공동 연구진은 허블 망원경 관측자료와 컴퓨터 모델링 기술을 결합해 WASP-121b의 위치에 따라 대기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관측했다. 잭 스키너는 성명을 통해 “WASP-121b와 같은 초고온 행성의 날씨를 정확하게 모델링할 수 있다"며, “행성 시간에 따라 변하는 날씨를 이해함으로써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WASP-121b의 대기는 영구적인 낮과 밤 사이의 큰 온도 변화로 인해 거대 폭풍과 사이클론이 발생하고, 기상 전선은 뜨겁고 차가운 공기가 형성되고 성장하며 섞이면서 대기층이 매우 역동적으로 변하는 날씨 패턴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추출된 정보로 다양한 시간대에서 WASP-121b 대기의 화학적 구성과 온도 등을 추론했다고 설명하며, “이 자료는 우리에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하는 행성의 절묘한 그림을 제공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