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태양' 핵융합 발전 상용화 첫발···실증로 청사진 나왔다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핵융합 발전 국내 상용화를 위한 첫걸음을 뗐다. 정부가 2050년 핵융합 발전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의 방향타 역할을 할 핵융합 실증로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올해부터 설계 작업에 들어가며, 실증로 개발 작업을 통해 핵융합 발전과 관련 주요 기술의 실현 가능성과 경제적 타당성 등을 검토하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3일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제18차 국가핵융합위원회를 개최, 핵융합 실현을 위한 전력생산 실증로 기본개념 등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2021년 정부는 제4차 핵융합에너지 개발 진흥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2035년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에너지 증폭률 목표 달성 여부를 확인한 후 핵심 기술 및 부품 확보와 자체 조달, 경제성 확보 가능성 등을 고려해 실증로 건설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바 있다. 이번 실증로 기본개념은 이러한 장기 일정 하에서, 현재 기술 수준 등을 고려해 즉시 상업화로 이어질 수 있는 실증로의 최적 운영 목표와 설계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핵융합 R&D의 목표와 방향을 설정한 것이란 설명이다. 오태석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기후위기 때문에 핵융합 발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ITER 회원국 중 5개 나라가 핵융합 발전 실증을 추진하는 중"이라며 "2035년 이후 실증 작업을 시작하면 너무 늦기 때문에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핵융합 실증로는 ▲최대 전기출력 500㎿e 구현 ▲삼중수소 유효자급률 1 이상 확보 ▲삼중수소 취급과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 등 안전성 검증 ▲경제성 평가 데이터 확보 등을 목표로 한다. 주반경 7m 이내 토카막 형태로, 60% 이상 장치 가동과 40년 이상 설계수명을 갖도록 설계한다. 7.0 규모의 지진을 견디도록 설계된다. 이같은 실증로 기본개념을 바탕으로 산학연 전문가가 참여하는 실증로 설계 TF를 상반기 중 구성, 단계적 설계에 착수한다. 2026년까지 예비개념설계, 2030년까지 개념설계를 마치고 2035년 공학설계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또 삼중수소 유효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핵심 부품인 증식블랑켓을 EU와 공동 연구한다. 증식블랑켓은 핵융합로 노심의 내벽 부품으로, 여기에 함유된 리튬이 중성자와 반응을 일으켜 핵융합 연료인 삼중수소를 생산한다. 이날 회의에선 올해 정부가 핵융합 에너지 분야 연구개발에 1천 763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보고됐다. 기존 토카막 방식뿐 아니라 레이저 등 대안 핵융합 기술 개발로도 지원을 확대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핵융합에너지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위협을 동시에 해결할 잠재력을 가진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해나가야 하는 도전적 분야"라며 "KSTAR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 30초 연속운전 달성 등 국내의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이후의 실증단계에서도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주도할 수 있도록 사전에 체계적인 준비를 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