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호그와트 레거시, 해리포터 IP를 극대화한 게임
워너브라더스 게임즈가 출시한 오픈월드 어드벤처 게임 호그와트 레거시가 출시 2주만에 글로벌 판매량 1천200만 장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과거 폭발적인 판매추이를 보였던 GTA5, 엘든링, 사이버펑크 2077을 뛰어넘는 기록이다. 호그와트 레거시는 J.K. 롤링의 소설과 이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 지적재산권 해리포터 시리즈를 바탕으로 하는 게임이다. 원작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호그와트를 배경으로 해리포터가 활약했던 시간대로부터 약 100여년 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모든 IP 원작 게임과 마찬가지로 호그와트 레거시를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하나는 게임이 택한 장르에 얼마나 충실하냐는 점이며 다른 하나는 원작 IP를 어느 수준으로 구현했는지에 대한 점이다. 전자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호그와트 레거시는 나쁘지는 않지만 매우 빼어나다고 하기는 어려운 수준의 시스템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 돌아다닐 수 있는 필드가 물리적으로 매우 넓지 않으며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행동도 제한적이다. 다양한 상호작용과 여러가지 육성 방식이 오픈월드 요소를 택한 게임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라 생각하는 이용자라면 호그와트 레거시는 아쉬울 수 있다. 반면 원작 IP를 얼마나 충실하게 구현했냐는 점에서 해리포터 레거시를 바라본다면 평가는 완전히 달라진다. 게임 내 존재하는 모든 요소가 해리포터 팬을 위해 준비됐다고 해도 좋을 정도의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 게임 내에서 다닐 수 있는 필드의 넓이가 물리적으로 넓지 않다고 했지만 그 필드 곳곳에 자리한 건물과 오브젝트는 소설을 보며 상상했던, 영화를 보면서 눈으로 기억했던 그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각 건물이나 오브젝트에 그려진 문양, 벽화 등 모든 요소가 게임으로 생생하게 구현됐다. 또한 원작의 여러 주문을 연계해서 전투를 펼치고 어떤 마법을 집중해서 배웠냐에 따라 양상이 크게 달라지는 여유로운 전투 시스템도 인상적이다. 마냥 필드를 구경하는 관광 게임이 아닌 액션 게임이 갖춰야 할 완성도도 뛰어나다. 호그와트 레거시는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만큼이나 파격적이다. 소설로 원작을 접했던 이들은 해리포터 영화 시리즈를 처음 봤을 때 자신들이 머리 속으로만 상상했던 장면이 영상으로 구현돼 움직이는 것이 충격적이라는 평을 하고는 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출시된 호그와트 레거시에서는 정해진 거리와 각도에서 바라만 볼 수 있던 호그와트를 자유롭게 누비고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경험을 하며 반가움과 신선함을 모두 느낄 수 있게 됐다. 해리포터 IP, 위저드 월드의 팬에게는 대단히 기념비적인 게임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