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에서 로봇으로…대기업 협동로봇 삼국시대
한화가 로봇 사업 전문법인 한화로보틱스를 오는 10월 설립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서 로보틱스 관련 법인을 출자해 사업에 속도를 내던 대기업 집단 간 경쟁도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존 두산로보틱스와 HD현대로보틱스에 이어 한화로보틱스까지 대기업 협동로봇 삼국시대가 열린 셈이다. ■ 한화로보틱스 10월 법인 설립…"2031년까지 연매출 2100억 목표" 한화로보틱스는 기존 한화 모멘텀 공장자동화(FA) 사업부 내 협동로봇과 무인운반차(AGV) 사업을 분리해 신설하는 법인이다. 한화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지분을 각각 68%, 32% 갖는 조인트벤처다. 한화는 지난 5월 협동로봇 등 로봇 산업을 영위하던 법인 한화정밀기계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인수한 바 있다. 해당 사업부는 한화 모멘텀 부문으로 재편했다. 모멘텀 부문은 이차전지와 태양광 장비, 공장 자동화, 로보틱스,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사업군을 꾸려왔다. 한화로보틱스는 이번 분사로 협동로봇과 무인운반차 사업 시너지를 확보하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협동로봇 사업을 서비스용 제품으로 라인업을 늘릴 계획이다. 무인운반차는 모듈화와 표준화 기반 대리점 영업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다만 모멘텀 부문 가운데 로봇 사업 매출 비중이 큰 편은 아니었다. 지난해 모멘텀 매출 약 5천800억원 가운데 협동로봇과 AGV 사업은 2%로 약 100억원 정도다. 한화로보틱스는 내년까지 고가반하중 제품 라인업을 늘리고, 2025년에 로보틱스 응용 분야를 확대해 경량형 용접이나 푸드테크 로봇 등 상업용·서비스용 로봇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다. 2026년에는 전기차 충전 키트와 건물 관리, 자율주행 로봇 등을 더하고, 2031년까지 매출액 2천1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한화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으로 각 사업 부문 전문성을 높이고 핵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로봇 사업을 분리한다”고 설명했다. ■ 두산로보틱스, 10월 코스피 상장…사업 가속화 시장에서 로보틱스 주요 업체로는 두산로보틱스와 HD현대로보틱스가 꼽힌다. 산업용 로봇을 영위하는 대기업 출자 법인이면서 협동로봇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특히 두산로보틱스는 오는 10월경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지난 6월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신청해둔 상태다. 심사 기간에 약 2~3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곧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두산로보틱스는 두산이 지분 90.9%를 보유하고 있다. 매출은 수년간 성장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매출액은 450억원으로 2021년(370억원)보다 약 22% 늘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21억원, 지난해 말 자기자본 규모는 439억원이다. 상장을 앞둔 두산로보틱스는 최근 외부 홍보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중이다. 지난달에는 아워홈과 푸드테크 산업 기술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양사는 단체급식에 활용할 수 있는 협동로봇 조리 솔루션을 공동 개발한다. 이외에도 지난달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제151회 디 오픈' 골프 대회 기간 동안 카메라 협동로봇 '니나'를 전시했다. 이달에는 서울 마포구 '카스쿨 팝업스토어'에서 생맥주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 HD현대로보틱스, 사업 수주 박차…"현대·기아차 비중 증가" HD현대로보틱스는 2020년 5월 HD현대 로봇사업부문이 물적분할하며 설립됐다. HD현대가 지분 90% 지분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HD현대 전체 매출의 2.1%를 차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0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HD현대로보틱스 지난 2분기 매출액은 49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억원으로 32.6% 감소했다. 기술개발 중점 수행에 따른 비용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HD현대로보틱스 측은 설명했다. HD현대로보틱스 관계자는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등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수주 감소로 1분기 매출 약세를 보였다”며 “2분기에는 현대·기아차 국내외 프로젝트와 그 외 다양한 부품사 수주 증가로 매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내 국내외에서 현대·기아차 전기차 신공장 투자 확대에 따른 로봇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올해 수주 3억1천만 달러, 매출 3천억원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