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산업연합회 "노란봉투법, 대통령 거부권 행사해야…상시 파업 초래할 것"
“미래차 주도권 확보를 위한 국가와 기업들의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노사관계 안정과 노동유연성 확대를 통한 생산경쟁력 확보가 절실한 시점이나 이번 개정으로 노사분규 빈발과 소송 등으로 생산경쟁력의 심각한 훼손이 우려됩니다.” 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회장은 20일 서울시 서초구 소재의 자동차빌딩 그랜저볼룸에서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을 두고 이 같은 우려를 표했다. 이날 행사는 자동차산업연합회(KAIA)가 노동조합법 제2조·제3조 개정안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노란봉투법이라고 불리는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은 각각 근로자, 사용자, 노동쟁의 등에 대한 정의와 손해배상 청구의 제한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 내용의 노동권을 보장하자는 취지로 개정됐다. 세부적으로 2조는 기존 '사용자'를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라고 규정했다. 이번 개정에서는 근로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그 범위에 있어서는 사용자로 본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즉 사용자 범위를 원청 업체까지 넓힌 것이다. 또 '노동쟁의'의 대상을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에서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으로 확대해 쟁의행위 범위를 넓히는 내용도 담았다. 3조는 손해배상 청구의 제한에 대한 내용이다. 현행법은 "사용자는 이 법에 의한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에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 대하여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돼 있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법원이 적법한 쟁의행위뿐만 아니라 '적법하지 않은' 행위라고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경우에도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불법 파업 등으로 손배 판결이 내려질 때 각자의 책임 범위를 산정하지 않은 채, 조합원 모두가 거액의 손해발생액을 부담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강 회장은 “노동조합법 제2조, 3조 개정안은 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로 국회에서 의결됐다”며 “노조의 불법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도 책임의 개별화라는 사실상 불가능한 조건으로 제한해 사용자가 모든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게 돼 이에 따라 노조의 불법쟁의 행위를 조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완성차와 1~3차 협력업체 수천개로 구성되는 복잡한 산업구조를 가진 자동차산업은 개정 법률의 실질적 지배력이란 모호한 개념에 1년 내내 교섭 요구와 파업에 대응해야 하고, 사용자성이 모호한 상태에서 교섭 요구를 거부하게 되면 형사책임 부담까지 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동차산업은 1~2개의 부품업체 또는 일부 공정에서의 파업만으로도 자동차 생산이 중단되는 산업특성을 가졌다. 실제로 현대차는 지난 2018년까지 노조 파업으로만 21조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었다. 강남훈 회장은 “자동차생산 세계 5위, 완성차기업의 글로벌 판매 3위를 달성한 자동차산업이 2030년 미래차 3강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조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께서 거부권을 행사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요청 드린다”고 제언했다. 한편 자동차산업연합회(KAIA)는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한국자동차연구원, 한국자동차공학회, 수소융합얼라이언스, 한국전기차산업협회, 현대기아협력회, 한국지엠협신회, KG모빌리티협동회, 자율주행산업협회 11개 자동차산업 관련 단체 연합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