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왜 빠졌나"…업계, 고효율 가전제품 환급지원 제외에 뿔났다
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5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중 고효율 가전제품 환급 지원사업에서 정수기 품목이 제외된 것과 관련해 "정책 신뢰성과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정수기는 지난 동일 사업에서 환급 대상에 포함됐던 품목이었으나 올해는 예고 없이 제외됐다. 업계는 이를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성과에 대한 역차별이자, 정부가 앞서 강조해온 국산·중소기업 우선 지원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정으로 봤다. 산업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은 정수기 제외 사유로 "1등급 제품이 지나치게 많아 환급 실효성이 낮다"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이는 순간가열식 정수기만을 기준으로 삼은 편협한 판단이라는 비판이 업계 전반에서 제기되고 있다. 정수기 시장은 다양한 기술 방식이 공존하고 있으며, 특히 저수조 방식 정수기의 경우 고효율 1등급 제품 비율이 낮아 변별력 있는 환급 정책 설계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중소 제조업체들의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기술개발을 통해 고효율을 실현한 중소기업 제품이 다수 있음에도, 오히려 그 성과를 환급 대상 제외라는 불이익으로 되돌리는 것은 부당한 조치"라며 "품목 전체를 획일적으로 일반화하는 판단은 명백한 행정 착오"라고 지적했다. 또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의원이 최근 한국에너지공단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고효율 가전제품 환급 대상 73.9%가 수입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TV는 국산 비율이 2.4%에 불과하고, 진공청소기 국산 제품은 1개로 집계됐다. 반면 정수기 품목은 전체 제품 90% 이상이 국내에서 생산되며, 대부분 중소기업에 의해 제조되는 대표적인 내수 중심 산업이다. 국민 건강과 밀접하게 연관된 생활 필수 가전일 뿐만 아니라, 국산화가 이미 이뤄진 몇 안 되는 품목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환급 대상 대부분이 외산 제품인 반면, 정수기는 중소기업 중심의 국산 품목이다. 정책의 본래 취지에 비춰볼 때, 제외 사유가 오히려 환급 대상 포함의 근거가 되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조합은 이번 제외 결정이 업계 의견 수렴 절차 없이 진행됐다는 점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조만간 공식 건의문과 입장문을 산업통상자원부 및 국회 산업위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결정이 기술투자와 품질개선을 통해 고효율 인증을 받은 국내 기업 제품들에 대한 역차별이며,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권을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