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A-한국인물검증, 공공 마이데이터 특허 논쟁
국민 편의를 높이고 새로운 시장 발굴을 위해 정부 지원을 확대 중인 공공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특허논쟁에 휘말렸다. 서비스를 운영 중인 행정안전부(행안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특허 침해 관련 혐의로 피소당했기 때문이다. 소송을 제기한 한국인물검증은 공공 마이데이터 서비스 구축 과정에서 개인정보 인증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NIA 측은 해당 특허가 나오기 전부터 관련 기술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기술 구현 방식도 달라 침해라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의견 조율 과정을 거치고 있지만 양측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소송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만약, 한국인물검증이 승소해 법원청구가 인용되면 운영 중인 공공마이데이터 사업 시스템은 중단되야 한다. 4일 한국인물검증은 중소기업벤처부 소송비용지원을 통해 행정안전부(행안부)와 NIA를 대상으로 서울중앙지법 2022가합548779 특허권침해금지 청구소송을 진행 중이다. ■ 한국인물검증 “마이데이터 서비스 개선 과정 중 특허 침해” 2018년 설립한 한국인물검증은 2020년 11월 마이데이터 기술개발을 마친 후 특허 출원해 2021년 8월 26일 특허등록을 완료했다. (특허등록번호 제10- 2296659호). 출원한 특허는 API와 스크래핑 기술을 연동한 단대단 개인정보 통합활용시스템이다. 인증된 API를 활용해 한 번만 정보 제공을 인증하면 이후 중간과정을 거치지 않고 각 기관이나 기업에 저장된 마이데이터 중 필요한 내용을 추출해 원하는 곳으로 바로 전달 가능한 것이 주 내용이다. 기존에는 마이데이터를 특정 단체에 전달하기 위해선 매번 사용자가 해당 기관에 인증 후 개인 저장소에 저장한 다음 다시 단체에 전달하는 여러 단계를 거처야 했다. 한국인물검증 측은 2021년 12월 전자정부법 개정 시행과 함께 배포한 공공마이데이터 2.0 표준 API가 해당 특허를 침범했다는 주장이다. API를 통해 한번의 사용자 인증으로 각 부처의 마이데이터 중 필요한 내용만 기업에 전달할 수 있는 기능이 동일하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정부24 앱에서 제공하는 '꾸러미 서비스'도 특허 침해에 속한다고 덧붙였다. 여러 부처에서 필요한 마이데이터를 일일이 찾을 필요 없이 통합검색 후 한번에 보내거나 정리할 수 있는 기능이다. 해당 사업은 행정안전부와 산하 NIA에서 추진 중으로 국민의 편의성을 높이고 신규 시장 창출을 위해 주요국책사업으로 확대하며 공공에서 민간으로 이용대상을 넓히고 있다. 민경권 한국인물검증 대표는 지난 2022년 6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조정절차를 통해 특허침해 건에 대해 합의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합의 당시 한국인물검증 측 요구 사항은 현재 정부의 마이데이터의 사업을 그대로 진행하며 공공사업을 제외한 민간사업에 대해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해 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요청이 조정절차에서 양측 주장의 입장차가 커서 조정안 제시 등 없이 종료되어 합의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한국인물검증 측은 특허에 대한 권리를 찾기 위해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민경권 대표는 “정부에서 국민의 편의를 지원하기 위해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이에 대해선 문제를 제기할 생각이 없다”며 “하지만 시장 확대를 위해 민간기업의 참여가 이뤄지는 상황에서는 특허권을 존중하고 이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수수료 등을 지불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만약 승소하더라도 법원청구가 인용되면 현재 운영 중인 공공마이데이터 사업 시스템이 중단되야 한다”며 “이로 인한 사회적혼란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 NIA “특허 취득 전부터 개발, 기술 구현 방식도 달라” NIA 측은 한국인물검증에서 출원한 특허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2020년 6월 공공 마이데이터 유통체계 구축해온 시기부터 이미 API를 활용해 마이데이터를 통합 제공하는 방식을 준비하고 있었기에 특허 출원일보다 앞선다는 것이다. 다만 2021년 시행하는 전자정부법 개정과 함께 공개하려다 보니 발표일정이 늦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NIA 전홍구 수석은 “한국인물검증 측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공공마이데이터 서비스는 1기와 2기로 나눠진 것이 아니라 서비스 중 바뀌는 법에 대비해 시스템 기반은 모두 준비하고 기업을 모집하고 있었다”며 “한국인물검증에서 특허를 준비하고 출원한 기간 내에 우리는 서비스 구현까지 마쳤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말했다. 우선 개발이 아닌 특허 출원을 먼저 한 측에 우선권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NIA측은 기술 면에서도 차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API와 스크래핑 기술을 연동한 한국인물검증의 기술과 달리 NIA측은 API 방식만 사용한다. 모든 데이터를 전부 수집하는 스크래핑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만큼 필요한 데이터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DB) 구조부터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이에 맞춰 마이데이터 전송 및 관리 시스템이 구축된다. 또한 공공 마이데이터와 연관된 데이터는 개인정보를 비롯해 국가적으로 민감한 데이터를 포함하고 있어 국가정보자원 관리원에서 모두 관리한다. 이 중 일부 정보만 제한적으로 임시저장소 등을 통해 제공하는 방식으로 겉으로 보이는 표현 방식은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 구현 방식이나 내부 시스템은 다르다는 설명이다. 전홍구 수석은 “의사소통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한국인물검증에서 제시했다고 하는 합의안이 우리쪽으로 전달되지 않아서 해당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원고측의 소송제기 이후 기술적, 법적 논쟁이슈와 내용을 다각도로 검토한 바, 해당 특허를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정 기간동안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서 양측은 특허기술 침해에 대한 소송에 임할 전망이다. 실제 1심까지 걸리는 기간은 준비기간을 포함해 1년에서 1년 반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