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플랫폼-입점업체 분쟁 조정 4배 늘었다
온라인 플랫폼 기업과 입점업체 간 분쟁 조정 건수가 최근 5년 새 4배가량 증가했지만, 조정 성사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플랫폼 시장 내 체계 정비 필요성이 제기된다. 10일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공정거래조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8월까지 플랫폼 기업과 입점업체 사이 분쟁 조정 처리건수는 401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조정 횟수는 해마다 급속도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2019년 분쟁 조정 처리건수는 30건에 그쳤지만, 이듬해 71건·재작년에는 97건·지난해 95건으로 늘어났다. 올 8월까지 건수는 108건으로, 2019년 대비 3.6배로 4배 가까이 급증했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쿠팡, 쿠팡 계열 플랫폼에서 발생한 분쟁 조정 처리가 171건으로 전체 43%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네이버(계열사 포함) 81건 ▲크몽 33건 ▲우아한형제들 27건 ▲카카오(계열사 포함) 18건 ▲11번가 13건 ▲이베이 9건 ▲구글 8건 순으로 주요 대기업 플랫폼을 중심으로 분쟁 조정이 이뤄졌다. 다만 분쟁 조정이 원만하게 성립되는 비율은 47.6%로 절반에도 못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5년간 401건의 처리 건수 중 조정이 성립된 건수는 191건에 그쳤다. 조정 절차를 거쳤지만, 불성립된 건수는 17건이었으며 나머지 193건은 각하, 신청취하 등 조정 절차 전 종료된 경우로 나타났다. 분쟁 조정 처리 건수가 10건 이상인 기업 중 조정 성립률이 가장 낮은 곳은 크몽으로 전체 33건 중 조정 성립이 된 경우는 9건으로 27% 수준에 그쳤다. 네이버는 전체 81건 중 28건만이 조정 성립돼 약 35%에, 11번가가 13건 분쟁 조정 중 6건만 조정 성립됐다. 불성립은 플랫폼사가 조정을 거부하는 의사에 따른 결과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정원을 통해 조사한 한 사례에선 플랫폼 담당자 실수로 입점업체와 서비스 계약을 해지함에 따라 분쟁이 발생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플랫폼사가 해지를 당한 입점업체 조정 관련 제출 자료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자, 조정이 성립되지 않았다. 조정 전 종결은 입점업체가 분쟁조정 당위성 입증이나 혐의, 손실 관련 소명한 내용이 부족하다고 판단되거나 다른 의도가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등에 따라 조정원이 판단해 조정 과정이 종결된 사례가 주를 이루었다. 분쟁 조정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데에는 플랫폼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과 업종 다양화만큼 이해관계 역시 복잡해지는 현상이 배경에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또 계약 관계, 규모 등에 있어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열악하고 불리한 위치에 있는 입점업체가 플랫폼을 상대로 분쟁 사항에 대한 소명 요구를 충족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문제가 지적된다. 김종민 의원은 “플랫폼에서 판매 활동을 하는 입점업체들과 분쟁 조정이 급증하고 성사 비율 역시 절반에 못 미치는 점은 여전히 거래 관계의 불공정한 현실로, 시장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라며 “대규모 플랫폼 기업들을 중심으로 하는 독과점적 시장 왜곡 방지, 공정한 갑을관계 체계 정립을 위한 합리적 입법 마련에 정부와 시장 협조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