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이미지 먹칠하는 불법 도박장, 시급히 규제해야"
"우리나라 PC방은 이른바 K-컬처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파급력이 높은 산업이었다. 과거의 경험을 PC방은 인터넷게임산업 발전과 더불어 한국이 초기 e스포츠를 주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그런데 과거 사행성 PC방이라고 불려온 불법 게임장이 등장이 자칫 새로운 흐름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규제가 이루어질까 우려가 된다." 이정훈 한국게임법과정책학회 학회장은 29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린 'PC방을 가장한 도박장의 근절방안 마련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소위 '어플방'이라 불리는 불법 게임장을 규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는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 한국게임법과정책학회,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이 공동 주최했다. 행사에는 이정훈 학회장을 비롯해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 김기홍 이사장과 정대준 이사, 정정원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산학협력교수, 윤지영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형사정책연구본부장 김대원 충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초빙교수, 이상현 게임물관리위원회 게임물관리본부장, 노동진 경찰청 범죄예방정책과 생활질서계장이 참석했다. 하태경 의원은 영상을 통해 "최근 도박장으로 악용되는 어플방이 활개를 치고 있다. 어플방이란 구글플레이 스토어 혹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웹보드 게임을 태블릿 PC에 설치해 정상적인 PC방으로 등록한 뒤, 게임장 내에서 환전 행위를 운영하거나 조장하는 우회 도박장을 말한다"며 "어플방에 사용된 도박 기구는 사행행위특례법상 사행성 유기기구로 볼 수 없다는 판례 때문에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사회적인 해악이 크다는 지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월 사행행위 모사게임 제공업(어플방)을 신설하고 적절한 관리 규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게임산업진흥법 전면개정안을 발의했다"며 "하루속히 개정안이 통과돼 건전한 게임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정원 교수는 "게임 산업 진흥법에 따르면 PC방 혹은 PC카페라고 하는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은 형식적으로 승인받기 매우 쉽다. 그렇기에 형식적으로 PC방으로 등록하고 불법 도박장을 운영하는 것이 굉장히 쉬운 상황이다"며 "해당 문제는 오랫동안 언론과 유관 기관을 통해 언급됐지만, 아직까지 사회적 문제로 여겨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추후 '제2의 바다이야기'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어플방 근절을 위한 방안으로 ▲신속성을 갖춘 체계적 대응체계 구축 ▲ 불법 도박 및 사행행위 등에 대한 지속적이고 엄청한 대응 등 제시했다. 윤지영 본부장은 "어플방이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어플방은 PC방과 마찬가지로 인터넷컴퓨터시설제공으로 분류돼 게임장업에 대한 관리감독을 받지 않는다"며 "사행성 유기기구의 판단 여부는 기구의 본래적 용법뿐 아니라 이용목적과 방법, 형태, 결과에 따른 환전성, 규모, 위법한 영업방식 등의 종합적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대원 교수는 어플방이 개념상의 혼돈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적으로 문제되는 성인 PC방, 어플방, 슬롯방은 PC방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만 실제로는 사행성 불법 게임장"이라며 "당국은 사행성 도박장 규제를 위해 정확한 통계를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현 본부장은 "최근에는 사행성 이슈가 아케이드 게임에서 인터넷 제공업소로 바뀌고 있다"며 "특히 게임물의 사행적 운영의 본질은 어떠한 콘텐츠를 하는지 보다는 환가성에 있다고 본다"며 "현재 경찰과 협조를 하면서 해당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데, 각각 지역에 관리소를 증설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노동진 계장은 "현재 경찰에서는 불법 사행성 게임장 근절을 위해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있지만, 오늘 얘기를 들어보니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더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법적인 부분에서 재정비가 있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 공감한다. 조금 더 구체적인 법안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