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AI 모델, 미래 국력·경제 좌우"
한국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 중요성이 더 커질 전망이다. 한국어 데이터셋으로 이뤄진 AI 모델이 전기, 인터넷, 클라우드처럼 인프라 기술로서 국력과 경제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국내에서 제일 먼저 한국어 초거대AI 모델을 만든 기업은 네이버다. 네이버는 2021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AI 언어모델 '하이퍼스케일'을 개발해 자사 솔루션에 접목, 공급했다. 초거대 AI를 만들기 어려운 중소·스타트업도 하이퍼스케일 API를 제품에 넣어 생성AI 시대에 합류했다. 이어 카카오, LG AI연구원, KT도 한국어 특화 AI 모델을 내놨다. 네이버는 업그레이드 버전 '하이퍼스케일X'를 8월 공개한다. 네이버클라우드 성낙호 이사는 지난달 31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GAA 2023' 행사에서 "한국어 AI 모델은 국내 경제와 국력에 큰 영향을 준다"며 "기업은 해외 AI 모델에 과의존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성낙호 이사 설명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해외 AI 모델에 과의존할 경우 모델 구입에 들어가는 국내총생산(GPD) 비중이 점점 증가한다. 성 이사는 "외산 모델이 멋대로 판매 가격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기업은 꼼짝 없이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는 "지불 부담뿐 아니라 서비스 출시 제약 등 다방면으로 국내 기업 운영을 방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별 글로벌 AI 기술 패권전쟁은 이미 시작됐다고 했다. 자국 모델 개발 여부가 하나의 국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미다. 성 이사는 오픈AI를 예로 들었다. 그는 "오픈AI는 GPT-4 이후 새 기술을 공개하지 않는다"며 "불확실한 경제 상황과 안정성 이유로 디테일한 기술도 알리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GPT에 의존하는 국가는 향후 AI 기능을 응용하고 싶어도 디테일한 기술을 알 수 없어 기술 패권을 쥐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AI 중소·스타트업 대표들도 이에 동의하는 입장이다.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는 "국가적 차원에서 AI 모델 보유는 디지털 식민과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동환 대표는 "다른 기술들은 특정 영역에만 영향을 미쳤지만, AI 기술 영향력은 광범위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김 대표 설명에 따르면 AI는 일상생활을 비롯해, 정치, 산업, 사회, 문화, 교육 전반에 영향을 준다. 그는 "외산 모델 의존은 1차적으로 기술 종속과 이로 인한 자본 유출, 더 나아가 문화 종속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자체 기술력 확보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세영 뤼튼테크놀로지스 대표도 "자연스러운 한국어 서비스를 위해선 GPT뿐 아니라 한국어 AI 모델을 통한 제품 출시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