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평 물류센터에 로봇 도입했더니 직원 피로·오류 줄었어요"
물류센터에 자율이동로봇을 적용해 작업 효율을 높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로봇은 주문이 들어오면 해당 상품을 찾아서 직원을 안내한다. 직원이 직접 작업용지를 들고 카트를 끌고 다니며 창고를 뒤져야 했던 번거로움을 덜었다. 패션·뷰티 전문 기업 그루핑은 지난달 경기도 양주 회정센터에 자율주행 로봇 전문기업 트위니의 '나르고 오더피킹'을 2대 도입했다. 이곳은 지난해 12월에 문을 연 700평 규모 물류센터다. 그루핑은 이곳에서 로봇 테스트를 거친 뒤 추후 3천평 규모 양주 1센터에 로봇 30~50대를 적용할 방침이다. ■ "초기 비용부담 적고 구조변경 용이 장점" 지디넷코리아는 회정 물류센터에서 오대현 그루핑 전무와 김재성 트위니 사업2본부장을 만났다. 오 전무는 로봇을 도입한 계기와 작업 환경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회정 센터가 위치한 지역은 가까운 지하철역에서 약 2~3km 떨어져 있다. 외부에서 일손을 구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오 전무도 이 점을 로봇 도입의 계기로 꼽았다. 채용이 어렵다보니 일정 부분 자동화를 도입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오 전무는 설명했다. 오 전무가 처음부터 자동화 솔루션으로 로봇을 생각한 건 아니었다. 그는 이전까지는 '소터' 같은 자동화 장비를 고려했다. 다만 초기 비용 부담과 설비의 부피가 크고, 한 번 설치하면 이동하기 어려운 문제 때문에 다른 방안을 찾아야 했다. 오 전무가 트위니 로봇을 처음 알게 된 건 지난 3월 로봇 시연회 때였다. 창고관리 솔루션 업체 핌즈가 시연회에 초청해 연이 닿았다. 오 전무는 “오더피킹 로봇을 보고 투입 비용 대비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단기간에 설비를 도입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 공간 구조 변경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 "작업 정확도 높이고 업무 강도 줄여" 로봇은 창고관리 프로그램 '이지WMS'와 연동했다. 주문이 들어오면 해당 상품이 있는 위치로 이동해 담아야 할 물건 위치와 수량을 안내해준다. 직원은 로봇을 따라가서 제품을 꺼내주기만 하면 된다. 이전까지는 직원이 작업 지시서를 보고 물품을 직접 찾아 이동해야 했다. 숙련된 직원이라도 수만 가지 제품이 있는 센터에서는 간단치 않은 일이다. 때문에 로봇 도입은 센터 직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었다. 오 전무는 “로봇 도입 이후 직원들 손이 간편해져서 업무의 질이 개선됐다”며 “디스플레이로 상품 위치를 알려줘서 작업 정확성도가 높아지고 피킹 효율도 좋아졌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까지 생산성이 눈에 띄게 높아지지는 않았다. 로봇을 도입한 회정 센터는 지난해 말 문을 열어 화주사 모객을 아직 마치지 않은 상황이다. 양주 1센터에 비해 물동량이 적어서 우선 로봇 효율성을 시험해보는 단계다. 오 전무는 “추후 그루핑 주요 물류센터인 양주 1센터에 로봇 30~50대 도입할 계획”이라며 “고정비를 약 20%까지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 "트위니와 협업해 서비스 고도화 중" 고객도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생긴다. 그루핑은 주문 마감을 오후 3시로 정해 두고 있다. 향후 로봇으로 센터 생산성을 높이면 마감 시간을 늘리거나, 나아가 당일 배송 시스템을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트위니는 고객사 이용 상황을 살피며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김재성 트위니 사업2본부장은 “현재 많은 물류센터를 이용하는 '토탈피킹' 형태로 로봇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지만, 앞으로 '멀티 오더피킹'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라며 “이외에도 적재함 크기를 키우거나, 로봇 구조를 변경해 팔레트 단위 이송을 지원하는 대형 제품도 기획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중소형 센터에서는 물품이 아주 많이 쌓이는 환경은 아니고, 5~6건 피킹을 대응할 수 있는 정도도 가치는 충분히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김 본부장은 연내 '나르고 오더피킹'을 누적 100대 이상 보급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트위니는 그루핑 외에도 최근 생활용품 물류대행사 부광로지스에 해당 로봇을 납품했다. 또한 생활용품 업체 S사, 의류 물류를 취급하는 C사와도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