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피크민4, 전략과 아기자기함 담은 게임
2001년 첫 작품이 출시된 피크민 시리즈는 굵직한 인지도를 갖춘 여타 닌텐도의 IP와 비교하면 '아는 사람은 아는' 수준의 입지를 다진 게임이다. 지난 2013년까지 총 3편의 피크민 시리즈가 출시됐지만 판매량은 110~160만 장 내외를 판매했으니 말이다. 물론 100만 장 이상 판매된 것도 대단한 성적이지만 하필 닌텐도 안에 함께 하고 있는 다른 형제, 자매게임들이 출시만 했다하면 1천만 장씩 팔리고 있으니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크게 뒤쳐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피크민 시리즈에 대해 닌텐도는 꾸준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단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피크민 캐릭터를 슈퍼마리오, 스매시브라더스, 동물의 숲 등 다른 주요 게임에 카메오로 출연시키는 등의 방식으로 말이다. 이런 피크민 시리즈에 10년만에 신작이 더해졌다. 닌텐도스위치로 출시된 피크민4는 시리즈 특징은 유지하고 편의성과 즐길거리를 잔뜩 추가하며 더욱 재미있는 게임으로 완성됐다. 피크민4 행성에 불시착한 외계인이 되어 이곳저곳을 탐험하고 조난자를 찾는 것이 주제인 게임이다. 이 과정에서 피크민을 지휘해 이곳저곳을 헤매고 장애물을 넘어서고 적과 전투를 벌이게 된다. 이용자는 9종의 피크민을 지휘하게 되며 이들은 각기 다른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들을 조작해 자재와 보물을 모아 활동범위를 계속 넓혀갈 수 있다. 다리를 만들어 절벽 건너편으로 넘어가거나 우주선 레이더를 보물 에너지로 강화해 넓은 범위를 탐색하거나 하는 식이다. 또한 어떤 동료를 구조했냐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기능도 더욱 다양해진다. 결국 이용자가 부지런하게 필드 구석구석을 살펴보도록 유도하는 셈이다. 전반적으로 아기자기하게 진행되는 게임이지만 전투는 제법 전략 게임의 맛을 강하게 낸다. 9종의 피크민은 그 종류마다 완전히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적을 얼리거나 몸을 단단하게 만들어 적을 공격하고, 물에서 활약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전투 환경과 지금 나와 함께하고 있는 피크민을 항상 고려해서 전투를 진행하게 되는 식이다. 편의성도 크게 강화됐다. 새로운 시스템이나 캐릭터인 '우주구조견 워치'를 활용해 한번에 더 큰 물건을 옮기거나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조난자를 탐색하는데에도 활용할 수 있으니 효율이 크게 좋아진 셈이다. 여기에 거점을 어느 한 곳에 고정하지 않고 여기저기 옮길 수 있어서 동선이 짧아진 것 점, 느릿하게 시간이 흘러가는 지하에서의 모험, 특정 시간으로으로 게임을 되돌리는 기능이 추가된 점 등 기존에 게임을 불편하거나 어렵게 했던 요소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인 것도 눈길을 끈다. 피크민4는 분주하게 캐릭터를 조작해야 하는 게임이다. 자칫 플레이 경험이 번잡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반대로 이용자가 얼마나 계획을 잘 짜고 적재적소에 피크민을 배치하냐에 따라 그 효율이 달라지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해 성취감을 느끼도록 한다. 캐주얼 이용자도, 하드코어 이용자도 모두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한번 쯤 즐겨봐도 좋을 게임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