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 AI 교육 우려…독립된 사업 환경 필요"
교육계 디지털전환(DX)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인공지능(AI) 활용 교육을 주도하기 보다 민간 에듀 테크 스타트업이 이를 이끌어야 한다는 업계 전문가 목소리가 나왔다.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인공지능 교육시대 에듀테크 스타트업의 역할' 간담회에서 이용상 인하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 분야에서 맞춤형 교육에 대한 요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다. 맞춤형 교육이 이뤄지지 못한 이유는 사실상 교사 한 명당 맡는 학생 수가 몇 십명인 상태에서 물리적으로 가능하지 못했었기 때문”이라며 “이제 AI와 같은 기술 혁신 덕분에 맞춤형 교육이 가능해진 상황이 됐고, 에듀 테크 스타트업들이 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교육의 변화, 개선은 정부 주도로 이뤄지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디지털 교과서 사업 등 AI 활용 여러 교육이 정부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데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정부 주도 교육 디지털 전환은 시장 형성을 저해하고, 경쟁이 없기 때문에 서비스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한 뒤 "정부가 주도해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기보다는, 스타트업 등의 서비스 수요자 역할로 선회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경남 한국과학창의재단 센터장도 “에듀테크 스타트업들이 공교육에서 활동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며 “적정 가격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존재하지 않고, 서비스 조달도 어려우며, 인식의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 센터장은 “개인 정보 이슈로 데이터 측면도 여전히 관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에듀테크 기업들이 데이터 활발하게 활용하게 해야 더 좋은 콘텐츠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은 “학교가 문을 열어야 한다. 민간이 과감하게 교실에 들어가서 아이들을 맞춤형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공공에서 다 하라고 하면 못 한다. 새로운 기술이 들어와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피력했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얼마 전 유니콘 기업 대표들을 만나 '한국에서 법인을 설립하면, VC들이 미국에서 법인을 설립하고 한국에 지사를 두는 방식으로 하라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한국에서 해보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인데, 미국에서 사업 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결론이 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코딩 교육 기업 엘리스 김재원 대표, 비대면 영어 교육 기업 링글 이성파 대표, AI 수학 학습 기업 프리윌린 권기성 대표가 참석했다. 링글은 이날 10대를 위한 신사업 관련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링글은 2021년 링글 틴즈 개발 시작해 2022년 상용화 준비했으나, 외국인 강사의 경우 대학 졸업 이상 학력을 요구하는 학원법 시행령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링글은 미국 법인 주도 사업 추진도 고민했으나, 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2년여간 교육부, 국무조정실, 기재부에 건의해 학원법 시행령 개정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설득했다. 이 노력으로 외국인 강사 자격 일부가 완화됐고, 링글은 올해 4분기부터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김재원 대표는 “공교육에 디지털 교육이 안착하고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디지털 AI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논의가 필수적이며, 이들의 의견을 수렴한 현장 적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김 대표는 “민간에서 기술력과 활용성을 인정받은 에듀테크 솔루션 공교육 정착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AI 시대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교사와 학습자의 데이터는 필수 조건이다. 데이터 활용 관련 가이드라인도 제공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기성 프리윌린 대표는 “에듀테크 혁신 기업들이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사업할 수 있는 환경 필요하다”며 “에듀테크 스타트업이 사교육이 아닌 공교육에서 혁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도 되는 세상을 꿈꾼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