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아머드코어6, 취향만 맞는다면 최고의 게임
묵직한 인간형 로봇을 조작해 미션을 수행하는 '메카물'을 대표하는 콘솔 게임 아머드코어 시리즈의 신작 '아머드코어6: 루비콘의 화염'이 출시됐다. 이전 작품이 5편으부터 약 10년만에 등장한 신작이다. 거대한 로봇을 입맛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하고 그 특색에 맞게 이리저리 움직인다는 개념은 이번 6편에서도 그대로 적용됐다. 다만 조작 편의성은 좀 더 이용자 편의를 고려해 구성돼 신규 이용자의 유입을 유도하는 것이 눈길을 끈다. 소울라이크 장르를 만든 프롬소프트웨어의 게임답게 아머드코어6 역시 만만치 않은 난도를 갖추고 있다. 심지어 이번 작품은 기존 아머드코어 시리즈와는 다르게 전투 양상이 마치 소울라이크의 그것을 떠오르게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흔히 생각하는 메카물에서 대형 보스를 상대하는 방법은 빠르게 이동하며 원거리 공격으로 적에게 대미지를 입히고 부위별 파손을 입히는 방식이다. 하지만 아머드코어6에서는 이런 방식이 거의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프롬소프트웨어가 선보였던 '세키로: 셰도우다이트와이스'를 연상케 한다. 이유는 이번에 새롭게 적용된 스태거 시스템 때문이다. 상대가 스태거 상태에 빠지지 않으면 공격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 상대를 스태거 상태에 몰아넣은 후 강한 공격을 터트리는 식이다. 농담식으로 이용자들이 이 게임을 '쇠키로'라고 부르는 이유다. 그렇다고 해서 이 게임이 소울라이크 게임처럼 이용자에게 패턴 암기를 강요하는 게임은 아니다. 현란하게 날아드는 다수의 미사일은 하나하나 피할 필요 없이 기동력을 이용해 공격범위 자체에서 이탈할 수 있다. 오히려 화망을 피해 앞으로 달려들어 적을 공격하는 식의 플레이가 가능하기 때문에 방어를 위한 회피가 아닌 공격을 위한 전진을 유도한다. 다만 이 때문에 게임의 장점인 메카 커스터마이징(어셈블리) 자유도는 다소 낮아졌다. 스태거를 유발하는 무기를 장착하지 않으면 공략이 쉽지 않은 경우가 다수여서 스태거 누적과 딜링이 순간적으로 강한 무기의 효율이 지나치게 높은 이유다. 황량함과 무미건조함도 이 게임의 또 다른 진입장벽이다. 메카닉 장르가 대부분 그렇지만 아머드코어6의 초반은 유난히 단조롭게 여겨진다. 버려진 도시 아니면 황무지에서 전투가 주로 벌어지기 때문이다. 게임이 중반을 지나면서부터 지하도시나 우주 등으로 전장이 확대되기 때문에 보는 맛이 살아나기는 하지만 자칫 초보자에게는 '로봇이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와중에 보는 맛도 없고 보스에게 내 공격은 통하지 않는' 막막함만 느낄 수 있는 구성이라는 이야기다. 아머드코어6는 거대 보스 공략을 좋아하거나 거대 메카 그 자체를 좋아하는 이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해도 좋을 게임이다. 다만 호기심에 접근한 이용자라면 그 진짜 재미를 찾는게 어느 정도 시행착오가 필요할 수 있는 게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