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프레시웨이, 골목상인과 상생한다더니 영업망 인수 후 정리
공정거래위원회가 중소상공인과 상생 위해 설립한 자회사에 대규모 인력을 부당지원한 혐의를 받는 CJ프레시웨이에 대해 과징금 245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13일 기업집단 CJ 소속 계열회사 CJ프레시웨이가 프레시원 11개사에 자사 인력 221명을 파견해 334억원 상당의 인건비를 대신 지급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프레시웨이는 기존 대기업이 진출하지 않았던 중소상공인 위주의 지역 식자재 시장을 선점한 뒤 진입장벽을 구축하고자 했다. 당시 시장 내 85% 이상을 차지하던 중소상공인들은 '골목상권 침해'라며 반발했다. 프레시웨이는 이들과 상생을 표방하며 합작법인 형태의 프레시원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지역 식자재 시장에 진출했다. 공정위는 프레시웨이의 프레시원 설립은 시장에 반발 없이 진입하기 위한 대외적 명분에 불과하며 중소상공인들과의 상생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유성욱 공정위 기업집단감시국장은 “프레시웨이가 지정하는 중소상공인들에게 프레시원을 설립하도록 한 이후 지분을 순차적적으로 매입해 프레시웨이가 최대주주가 되는 방식의 계약”이라며 “사실상 합작계약이 아닌 중소상공인의 영업망을 인수하는 계약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프레시웨이는 지역주주들의 존재 자체를 프레시원 사업의 주요 리스크로 분석했고 모든 지역주주들을 경제적 성과와 무관하게 정리 대상으로 간주했다”고 전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역주주 퇴출 작업은 CJ그룹 차원에서 이뤄졌다. 지역주주들의 개인비위 및 문제점 등을 활용해야 한다고 내부적으로 분석하는 등 강압적인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유 국장은 “프레시웨이는 설립 시점부터 지난 6월 30일까지 자사 인력 약 221명을 파견해 프레시원 핵심 업무를 담당하게 하면서 인건비 334억원 전액을 대신 지급했다”며 “파견된 인력은 프레시원 업무만을 담당했고 보조적인 업무가 아닌 법인장, 경영지원팀장 등 경영진 최상단에 파견됐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프레시원은 풍부한 업계 경험을 보유한 프레시웨이의 전문인력을 확보해 유리한 경쟁 여건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일부 프레시원이 시장에서 독자적으로 생존하기 어려운 한계 상황 속에서도 지속돼 프레시원의 재무여건을 인위적으로 개선해 시장 퇴출까지 저지·지연되는 효과까지 얻었다”며 “전체 영업이익 합계액의 176%, 당기순손실 합계액의 235%에 해당하는 인건비를 지원받았다”고 전했다. 공정위는 이번 인력지원 행위가 신설 또는 소규모 독립된 회사가 직접 고용하기 어려운 우수한 인적 자원을 제공한 것이라는 점에서 시장에 미치는 경쟁제한 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했다. 유 국장은 “중소상공인 위주의 시장에서 유력한 지위를 획득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중소상공인이 본래 획득하였을 정당한 이익이 대기업에 잠식되는 결과가 초래됐다”며 “프레시원은 기존 중소상공인이 보유한 영업망을 확보 및 유지할 수 있게 됨으로써 향후 해당 시장에서 시장지위를 더욱더 강화시킬 수 있는 기반까지 마련하게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