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테크 트렌드 '주방 자리잡은 로봇' 주목
구정을 기점으로 시작되는 계묘년은 주방 로봇이 우리 일상에 본격적으로 자리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21일 IT업계에 따르면,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최근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가전·IT 전시회 CES2023에서 포착한 트렌드를 정리하는 보고서에서 '푸드테크'를 주요 트렌드 중 하나로 꼽았다. 보고서는 “인공지능(AI)·D&A(Data & Analytic) 등 기술을 기반으로 식품 산업 트랜스포메인션을 이끄는 신제품이 등장하고 있다"며 “식품의 생산 단계부터 가공, 조리, 외식·배송, 음식물 폐기물의 친환경적 활용까지 식품 밸류체인 전반에 신기술이 적용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최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도 10대 유망산업 중 하나로 푸드테크를 꼽았다. KIAT는 “지난해부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시대에 접어든 영향에 더불어 우리 경제를 견인하고 산업 기술 혁신을 선도할 유망 산업"이라며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국제로봇연맹(IFR) 역시 앞으로의 글로벌 로봇 5대 트렌드 중 하나로 '자동화 식당'(Automated Restaurant)을 포함시키면서 올해부터 식당 및 주방에 로봇이 보편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조리·서빙 등 식당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2019년 310억달러에서 2024년 1천220억달러(약 146조원)로 증가할 전망이다. 범위를 푸드테크 전반으로 확장하면 시장 규모는 더 커진다. 스태티스타는 푸드테크 시장 규모가 2019년 2천203억달러에서 2027년 3천425억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의 경우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을 필두로 관련 스타트업들도 속속 등장 중인 상태다. 벤처투자분석업체 더브이씨(THE VC)에 따르면 국내 푸드테크 스타트업 수는 지난해 기준 93개로 집계됐다. 미국(4천44개), 영국(1천82개), 인도(1천604개)는 물론 일본(130개), 중국(268개)에 비하면 적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IFA2019, CES2020에서 사람 팔 모양의 삼성봇 셰프를 소개했고, LG전자는 CES2020에서 셰프로봇 '클로이'(CLOi)를 선보였다. LG전자 클로이는 실제로 CJ푸드빌 '빕스' 등촌점과 '제일제면소' 일부 지점에서 국수를 조리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사례로는 '웨이브라이프스타일테크'(웨이브)가 있다. 웨이브는 로봇과 AI를 활용하여 주방 자동화 로봇을 만들고 주방 운영 서비스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유명 도넛 브랜드 '노티드' 등 여러 프랜차이즈가 이미 웨이브와 협업하고 있다. 웨이브는 여러 메뉴를 동시에 조리하는 로봇을 제공한다. 기존 조리 로봇이 대부분 단일 메뉴를 만드는 것과 달리, 웨이브는 1개 주방에서 최대 30개 브랜드의 음식을 취급할 수 있다. 독자 개발한 로봇과 통합 컨트롤타워인 AI '로키스'(ROKIS) 덕분에 복합 조리가 가능하다는 게 웨이브 측 설명이다. 웨이브는 2019년 스프링캠프·퓨처플레이로부터 시드투자를 유치했고, 2021년 신한벤처투자·아주IB투자·시그나이트파트너스 등으로부터 50억원 규모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한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푸드 테크 관련 기술에 마중물이 이제 막 부어진 상태"라며 "대기업이 먼저 나서 푸드테그 혁신에 시동을 걸었고, 최근에는 기술 역량을 갖춘 스타트업들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