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도 언론…뉴스 알고리즘 투명성 확보해야"
방송통신위원회가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 조작 의혹과 관련해 실태 점검에 착수한 가운데, 여당은 한쪽으로 치우친 포털 뉴스·댓글 서비스 체계를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도 뉴스 알고리즘 투명성 제고를 위한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4일 국민의힘 포털TF 주최로 국회 본관에서 열린 '포털과 댓글 저널리즘 세미나'에서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일부 정치적인 목적을 가진 집단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하거나, 선정적인 댓글로 독자들을 선동하지만 포털에서는 이를 방치하고 있다”며 포털 뉴스 서비스 개편을 위한 법·제도적 뒷받침이 수반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구자근 비서실장 대독)는 “거대 포털이 뉴스 트래픽 증대에 따라 막대한 이익을 거둬들이고 있지만, 체급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은 외면한 실정”이라면서 “특정 기사에 집중적으로 공감 버튼을 눌러 여론을 조작하거나, (뉴스 배열) 알고리즘에서도 편향성을 띠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우리 당에서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 왔지만 변한 건 없다”며 “총선이 10개월도 남지 않은 현시점에 저널리즘 실태를 되짚어 보고 개선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김장겸 국민의힘 포털태스크포스(TF) 위원장 역시 “포털이 민주주의 근간인 여론 형성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포털 뉴스·댓글이) 선동 수단으로 악용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현 포털 중심의 뉴스 소비 방식이 '가짜뉴스' 확산을 초래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상근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포털이 언론사를 취사선택하고, 댓글 인링크(네이버·다음 포털 내 뉴스 유통)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네이버의 경우 하루에만 댓글이 30만개 이상 달리는데, 이는 가짜뉴스를 퍼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댓글로 원하는 방향을 조정해 가는, 다시 말해 가짜뉴스가 발전하는 구조로 변하고 있다”며 “플랫폼 사업자 입장에선 이용자들이 최대한 오래 머물러 있어야 돈을 벌기 때문에, 뉴스를 수익성 사업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포털도 언론”이라면서 아웃링크 활성화를 비롯한 대비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도연 국민대 미디어광고학부 교수는 “한국은 포털 뉴스 이용 비중이 69%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포털 뉴스 일상화로 전통 저널리즘에서 지향하는 진실 추구보다는, 자극적인 보도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뉴스 댓글은 공론의 장으로 역할 하거나, 때론 악의적인 조작으로 인해 여론을 술렁이게 할 수도 있다”면서 “포털 뉴스 제휴평가위원회는 투명성 관점에서 볼 때, 책임 회피 수단에 불과하다”고 했다. 또 “방통위에서 추진하는 법정 기구를 통해 책임성과 전문성, 그리고 공정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욱 한국IT법학연구소장(변호사)는 “포털이 플랫폼 서비스 과정상 불공정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며 “알고리즘을 통한 뉴스 공급, 배열 등에 있어, 설계·운영값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책정됐고, 어떻게 변화되는지 여부 등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알고리즘 중립성을 심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투명성 확보를 위한 외부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