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1분기 판매 3천대 중 절반 이상이 법인차량
독일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의 1분기 판매량 중 절반 가량은 법인 차량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곧 시행되는 법인 전용 번호판인 연두색 번호판 도입을 앞두고 가파른 판매 증가가 일어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포르쉐는 올해 1분기 판매량 2천966대 중 절반 이상인 1천649대가 법인 판매로 나타났다. 국내 경기침체가 예견된 상황임에도 1억5천만원대 이상인 포르쉐 판매량이 1분기에만 지난해 전체 판매량의 33.09%를 기록하면서 고가 수입 외제차 판매량 추이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고가 법인차의 신규 등록 대수는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연도별 신규 등록 대수(1분기 기준)는 ▲2019년 981대 ▲2020년 1천976대 ▲2021년 2천107대 ▲2022년 4천439대 ▲2023년 4천803대 등이다. 법인차 문제는 오랫동안 논란의 중심이었다. 법인이 고가 수입차를 구매해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부분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16년 법인차 관련 법인세법을 개정해 법인차 구매비나 리스비는 연간 800만원까지만 비용 처리가 된다. 다만 이 법안의 세부 규정이 허술해 법인의 고가 수입차 구매는 지속됐다. 회사 일로 차를 썼다는 운행 일지를 쓰면 연료비·자동차세·보험료 수리비도 제한 없이 비용으로 처리해 준다. 운행 일지를 쓰지 않으면 구매비나 리스비를 포함해 연 1천500만원까지만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차 구입 비용 800만원 한도에 기간이 없다는 점도 포함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약으로 법인 전용 연두색 번호판을 내세운 바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르면 7월부터 이 제도를 시행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연두색 번호판 시행에 대해 “포르쉐,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 슈퍼카를 법인차로 등록한 뒤 배우자 또는 자녀가 이용하는 꼼수는 횡령·탈세 등 법 위반은 물론 우리 사회의 불공정과 갈등을 심화시키는 원인”이라며 “(법인차 전용번호판 도입 시) 이런 꼼수를 쓰기 어렵다”고 자신의 SNS에 밝혔다. 전문가들은 연두색 번호판 적용에 더해 법인차 사용 실태를 면밀하게 모니터할 대안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회에는 운행 기록부를 과세 당국에 제출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국세청 등에 법인차 운영 실태를 점검할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