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환자 채용 문턱 높아…"편견 넘어 함께 해야"
뇌전증의 인식 개선과 사회적 편견 해소를 위한 우리 사회의 노력이 요구된다. 일부 뇌신경세포가 짧은 시간 동안 과도한 전류를 발생시켜 나타나는 이상을 발작(seizure)이나 뇌전증 발작(epiletic seizure)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발작이 두 번 이상 반복해서 발생하는 질환이 바로 뇌전증(epolepsy)이다. 뇌전증 환자가 직업을 갖지 못해 경제적 어려움을 갖는 경우는 일반적이다. 이미 직업을 갖고 있다가 발병 후 실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질환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부정적 인식뿐만 아니라 사고 가능성 여부 때문이다. 국내 사업장 조사 결과, 뇌전증 환자 고용 경험은 7.9%에 불과했다. 해외의 26%가량과 비교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해 우리 법은 뇌전증 환자에 대해 업무 제한을 두고 있다. 공무원 채용, 운전면허, 건설기계 조종사 면허, 철도차량 운전면허, 항공기 승무원, 의무경찰, 해양특수경비원 등은 법률로 업무가 제한돼 있다. 한수현 중앙의대 신경과 교수는 “뇌전증 환자는 취업 및 직장에서의 차별을 경험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응답했다”라며 “가까운 사람에게도 질환을 숨기는 경우가 대다수였는데, 이는 고용 거부나 해고가 되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직장 내 뇌전증 환자를 대하는 태도는 대체로 부정적”이라며 “이는 뇌전증 환자의 낮은 실직률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김지현 이대의대 신경과 교수도 “업무를 하다 질환이 발생했을 시 적용 지침이 미비해 본인이 이를 숨기고 업무를 지속하는 경우도 존재한다”라며 “채용 제한 조항의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서대원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전증 발작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흔한 질환”이라며 “증상 발현 특성상 본인과 가족들의 어려움이 적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러한 어려움 불식을 위해 뇌전증을 잘 이해하고 같이 살아가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뇌전증은 빈번한 질환 뇌전증의 평생 유병률은 인구 1천 명당 7.6명이다. 0세~9세 및 60세 이상에서 발생이 빈번하다. 특히 20세 이전의 발병이 전체 뇌전증 환자의 4분의 3가량이다. 전 세계적으로 5천만 명 가량이 뇌전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9년 역학조사 당시 국내 환자는 인구 1천 명당 3.84명으로, 18만여 명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대한뇌전증학회는 매년 2만~3만여 명의 새 뇌전증 환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이들 중 20%~30%에 한해 적절 치료를 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학회가 추정한 국내 뇌전증 환자 수는 적게는 25만 명에서 최대 36만 명 가량이다. 조재소 서울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에 따르면, 뇌전증의 원인은 크게 감염성(Infectious), 면역성(Immune), 기타 원인 등이다. 감염성 원인은 뇌수막염, 뇌염, 낭미충증 등 기생충 감염 등에 의한 뇌 조직 손상 등이 대표적이다. 급성 감염성 발작이나 만성 후유증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분쟁 지역 등 저중소득 국가에서 이러한 감염성 원인으로 인한 뇌전증 발생이 잦다는 것이 조 교수의 설명이다. 면역성 원인으로는 자가면역성 뇌염, 면역질환, 자가항체가 뇌 및 수용체 공격하면서 발생하는 경우 등이 있다. 문제는 원인을 모르는 경우다. 조 교수는 “검사를 통해서도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존재하는데, 뇌전증의 약 절반 정도가 기타 원인에 해당한다”라고 밝혔다. 현재 정부는 뇌전증 환자에 대한 관련 지원제도를 운용하고는 있다. 뇌전증중첩증·레녹스-가스토증후군·웨스트증후군·약물난치성 뇌전증환자 등에 한해 산정특례 적용이 이뤄지고 있다. 산정특례란, 희귀난치성질환자의 요양급여 본인부담률 경감을 위해 만들어진 정부 지원제도다. 비록 뇌전증은 희귀난치성질환 의료비 지원제도 대상 질환은 아니지만, 뇌전증을 일으키는 다수 희귀난치성질환이 지원 대상군에 포함돼 있다. 또 뇌전증 환자는 최저 장애 정도 기준 충족 시 뇌전증 장애 유형으로 장애인 등록이 가능하다. 한편, 대한뇌전증학회는 10일 세계 뇌전증의 날을 맞아 삼성서울병원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서대원 대한뇌전증학회 이사장(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을 비롯해 여러 전문가들이 뇌전증 강연을 진행했다. 연자 및 발표 주제는 ▲조재소 서울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는 뇌전증, 뇌전증의 발생원인은 무엇일까' ▲한선정 원광대의대 신경과 교수 '다른 질환으로 오인될 수 있는 뇌전증 증상은' ▲김지현 이대의대 신경과 교수 '뇌전증 환자의 일상생활과 직업' ▲한수현 중앙대의대 신경과 교수 '직장동료와 직장고용주의 뇌전증 환자에 대한 태도' ▲윤송이 경희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 '학교에서 선생님과 친구들의 뇌전증환자에 대한 태도' ▲김재림 서울의대 '뇌전증환자의 치료 및 최근 현안' ▲변정혜 고려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 '발작하는 환자에게 시행할 수 있는 조치는'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