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파산 17일만에 퍼스트시티즌스 인수
노스캐롤라이나주 소재 미국 중소은행 퍼스트시티즌스가 실리콘밸리은행(SVB) 인수를 확정했다. SVB가 뱅크런 사태로 폐쇄 절차에 들어간 지 17일 만이다. 27일(현지시간) 프랭크 홀딩 주니어 퍼스트시티즌스 대표는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미국연방예금보험공사가 퍼스트시티즌을 선정해 SVB의 예금자 및 고객과 중요한 관계를 맺고 은행시스템 및 미국 경제를 강화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SVB를 가족으로 맞이해 기쁘다”며 “고객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와 전문지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는 퍼스트시티즌스가 SVB를 165억 달러(한화 21조5천억원)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SVB 총자산이 약 720억 달러(94조원)인 것을 놓고 봤을 때 약 77% 할인된 수준이다. 다만 약 900억 달러(117조원) 규모의 증권과 다른 자산은 연방예금보험공사의 법정관리 대상으로 남는다. 연방예금보험공사는 SVB 폐쇄 이후 예금보험국립은행이라는 법인을 세워 매각을 모색했다. 그러나 대형은행들은 1차 입찰에 나서지 않았고 결국 퍼스트시티즌스가 인수자로 결정됐다. SVB는 이달 초 유동성 문제가 불거진 뒤 스타트업을 비롯한 예금주들의 뱅크런으로 하루 만에 400억 달러(52조원) 넘는 돈이 빠져나가면서 지난 10일 파산했다. SVB 파산은 미국 은행 역사상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편 이날 마이클 바 연방준비제도 부의장은 상원 은행위 청문회에서 “SVB는 이자율과 유동성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했고 예금 보험 보호 대상이 아닌 예금주들이 예상치 못한 뱅크런이 24시간 이내 발생하면서 파산했다”고 발언했다. 그는 “SVB 파산에 따른 영향은 광범위하고 더 큰 은행 시스템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면서 “예금보험 보호 대상이 아닌 예금주들이 자기 예금을 찾을 수 없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미국 상업은행의 안전성과 건전성 전반에 대한 의문을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의 미국 은행들은 건전하고 탄력적이며 강력한 자본과 유동성을 갖고 있다”면서 “안전하고 건전한 은행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가 가진 모든 수단을 쓸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