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도 기업회장도 출장길...부산엑스포 유치 막판 총력전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최종 투표가 두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민관이 막판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방문 당시 3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 하루에 10개국 정상들을 만났고, 13개국 정상들까지 만나 설득시키는 강행군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부산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달 중 대부분을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해외에 머무를 예정이다. 추석 연휴 기간에도 해외 출장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도 올해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SK그룹 계열사 임원들도 엑스포 유치에 힘을 보태기 위함이다. 이밖에도 LG그룹은 이달 초부터 프랑스 파리 도심 대형 전광판 곳곳에 부산 엑스포 유치를 지원하는 광고를 선보이고, CJ그룹도 오는 15일 파리에서 대규모 K팝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기업들도 유치 지원에 나선다. 외교통상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각 부처 장관들도 추석 연휴를 반납하며 막판 유치를 위해 발로 뛴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연휴기간 유럽을 방문해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호소했다. 박 장관은 파리에서 디미트리 케르켄테츠 국제박람회기구(BIE) 사무총장과 각국 BIE 대표들과 만나 부산 엑스포 유치 홍보에 집중적으로 나섰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카보베르데 대통령궁에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조세 마리아 페레이라 네베스 카보베르데 대통령을 예방해 다양한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한 후 2030 엑스포 부산 유치 지지를 요청한 윤석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추석 연휴기간 중앙아시아 타지키스탄을 찾아 다음달 11월 2030년 엑스포 개최지 투표에서 부산 지지를 당부했다. 2030 엑스포 개최지는 내달 28일 열리는 BIE는 총회에서 181개 회원국 투표를 통해 최종 결정된다. 정부는 내달 9일 파리에서 BIE 회원국 대사와 실무진, 외신 기자들을 대상으로 '심포지엄' 행사를 연다. 해당 행사가 부산 유치를 대세로 굳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 "마지막까지 긴장 늦출 수 없어" 앞서 지난달 27일 대한상의는 향후 유치활동 전략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2030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4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추경호 기획재정부장관, 김영호 통일부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박형준 부산시장, 장성민 미래전략기획관 등 정부 장차관 및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 김동욱 현대차 부사장, 하범종 LG 사장, 이갑 롯데지주 부사장 등 민간위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한덕수 총리는 "후보국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앞으로 남은 2개월간의 노력이 최종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전략국별 맞춤형 유치전략을 정교히 하고, 민간과 함께 유치활동에 더욱 매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제는 수확의 계절이며, 한 톨도 놓치지 않고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는 남은 기간 총력을 기울여야한다"며 "본격적인 엑스포 레이스는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도 엑스포 유치를 위해 9월 한 달 동안만 뉴욕, 인도네시아, 인도에서 역사상 유례없이 많은 양자 회담을 개최하고 역전의 발판을 확고하게 구축해 주셨다"며 "본국 교섭 결과에 기반한 의제 중심의 공식적인 유치 교섭 이후에도 각 BIE 대표의 개인적인 성향이나 취향, 투표 성향을 맞춘 퍼스널 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카리콤, 태도국, 아프리카 등 캐스팅보트를 쥔 지역에 대한 후속 조치를 언급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1위 사우디와의 표경쟁이 치열해지며 유치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하는 기업들도 이제는 어떤 나라에 지지를 요청하러 갔는지 보도자료를 자제할 정도로 신경전이 치열하다"며 "비밀투표다 보니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