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경영진, MR 헤드셋에 신중…판매량도 크게 낮춰"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애플 주요 경영진이 애플이 새롭게 선보이는 혼합현실(MR) 헤드셋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 일부 경영진이 MR 헤드셋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개발 과정 전반에 걸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 왔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2015년 삼성전자 기어VR과 HTC 바이브를 초기 실험용으로 사용해 헤드셋 개발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헤드셋은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원래 구상에서 크게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하루 종일 착용할 수 있는 눈에 거슬리지 않는 안경'이라는 초기 구상에서 시작됐으나, 기술적 한계, 내부 의견 불일치, 촉박한 출시 일정 등으로 스키 고글처럼 보이는 디자인으로 설계됐고 별도 배터리 팩이 필요한 제품으로 개발됐다. 팀 쿡은 이 장치에 대해 눈에 거슬리지 않는 증강현실(AR)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확고한 견해를 가지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개발에 깊이 관여하지 않았고 시연에만 참여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팀 쿡이 개발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자 때로는 우유부단한 것으로 여겨져 직원들 사이에 불만이 야기됐고, 리소스 확보가 지연되고 제품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부사장도 MR 헤드셋 개발 과정에서 헤드셋과 거리를 두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조니 스루지 기술 담당 수석부사장은 헤드셋 개발을 '과학 프로젝트'에 비유하며, 헤드셋에 필요한 고성능 칩을 설계하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새로운 아이폰 칩 설계가 흐트러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까지만 해도 애플은 이 헤드셋을 2020년 출시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후 프로젝트는 난항을 겪었다. 애플은 당초 출시 첫 해에 300만 대 판매를 목표로 했으나, 현재는 90만 대로 목표를 낮춰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MR 헤드셋은 가격은 원가 수준으로 결정됐는데, 당초 애플은 헤드셋을 손해를 보고 파는 방안도 고려했었다고 밝혔다. 애플은 최종적으로 사용자들이 하루 종일 AR 기기를 착용하고 웹 브라우징, 게임, 이메일, 화상 통화, 협업, 운동, 명상 등 현재 아이폰, 맥에서 하는 작업을 대체하기를 원하지만, 이런 일은 당장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고 있으며,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고 가격대가 낮아지면 궁극적으로 애플워치, 아이패트 만큼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애플의 MR 헤드셋은 다음 달 초 열리는 애플 연례 개발자 회의(WWDC)에서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