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장' 車 디스플레이 두고 韓·中 기싸움 팽팽
국내 및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향후 견조한 성장세가 예견되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섰다. 한국은 프리미엄 모델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OLED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기존 주류인 LCD와 더불어 OLED 시장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한국 및 중국 기업간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IVI) 등 첨단 오토모티브 산업 발달로 요구되는 성능·크기 등이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및 시장조사업체 옴디아가 추산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2023년 93억 달러에서 2027년 126억 달러로 연평균 7.8%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주요 디스플레이 생산국인 한국, 중국 기업들도 차량용 디스플레이 분야 선점에 적극 나서 왔다. 특히 차량용 디스플레이 내에서 90% 이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LCD 시장은 중국 기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옴디아가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내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은 45.3%에 이른다. 2015년 11.8%에서 2018년 20.5%, 2021년 41.7%로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대표적인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으로는 BOE, 티엔마(Tienma) 등이 있다. 이 기업들은 아몰퍼스실리콘(a-Si) LCD를 중심으로 패널 출하량을 확대하고 있다. 아몰퍼스실리콘은 제조 공정이 단순해 제조 비용 저감 및 안정적인 수율 달성에 용이하다. 차량용 OLED 시장은 상황이 다르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내 OLED 비중은 지난해 2.8%에 불과했지만, 오는 2027년까지 17.2%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OLED는 LCD 보다 해상도가 높고, 슬라이더블 등 새로운 폼팩터 패널 구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차량용 OLED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차량용 OLED 시장 점유율은 LG디스플레이가 50%, 삼성디스플레이가 42.7%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BOE의 점유율은 7.3% 수준이었다. 실제로 두 회사는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벤츠, 현대자동차, GM, 볼보 등 9곳을 차량용 OLED 패널 고객사로 확보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우디, 현대자동차에 이어 올해 BMW, 페라리 등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차량용 OLED 또한 중국의 추격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옴디아는 "BOE 외에도 티엔마, CSOT, 비전옥스 등이 차량용 OLED 패널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며 "중국 기업들이 지닌 비용 및 생산력 측면에서의 강점이 관련 시장 확대에 상당한 이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