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 악화 속 배상금 리스크까지
캘리포니아공대(칼텍)와 특허 분쟁에 휘말린 삼성전자에 불리할 수 있는 특허심판원의 심사 결과가 나왔다. 애플처럼 거액의 배상액을 물어줘야 할 수 있는 만큼 본 소송의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악화와 가전 사업 부진 등으로 실적 악화를 겪는 상황이다. 거액의 배상금까지 물게 된다면 향후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특허청(USPT) 특허심판원은 최근 삼성전자가 제기한 칼텍 보유 특허 무효 심판 청구 4건 중 3건을 기각했다. 나머지 한 건은 아직 심사 중이다. 삼성전자는 칼텍과 무선인터넷(와이파이) 관련 특허 침해 소송을 진행 중이다. 칼텍은 2021년 텍사스주 동부지방법원에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미국법인이 와이파이 관련 특허 5건을 무단 도용했다며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특허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무효 심판을 지난해 11월 제기했는데, 이번에 기각 판결을 받은 것이다. 특허심판원이 칼텍의 손을 들어주면서, 본 소송에서 삼성전자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칼텍은 2016년 애플, 브로드컴 등이 특허 3건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상황이다. 상고 신청도 기각당해 현재 손해배상금 규모에 대한 판결만 남아 있다. 배상금 규모만 10억 달러(약 1조3천억원)를 웃도는 것으로 전해진다. 만일 삼성전자도 패소한다면 막대한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허 분쟁 배상금과 관련해 "특허심판원의 기각 판결이 난 것이고, 아직 특허 소송 판결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한편, 삼성그룹은 최근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과 얽힌 리스크도 있다. 국제 상설중재재판소가 우리 정부가 엘리엇에 약 69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정했는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주주들이 손해를 입었다는 판단 하에 나온 금액인 만큼 일각에서는 정부가 삼성전자에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아직 정부는 어떻게 대응을 할지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법률 비용과 이자까지 합치면 정부가 엘리엇에 지급해야 할 돈은 1천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