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2023] "2024년 트렌드 이끌 소비 키워드는 '드래곤아이즈'"
“화룡점정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멋지게 용을 그려도, 마지막에 눈동자를 그려 넣지 않으면 용이 아니라는 뜻이다. 인공지능(AI)이 아무리 똑똑해도 그것을 완성시키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AI 시대에 용의 눈동자를 그려 넣는 사람이 되자는 의미를 담아 2024년 타이틀 '드래곤아이즈(DRAGON EYES)'로 정했다.” 트렌드코리아 시리즈 공저자인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전미영 박사가 12일 진행된 지디넷코리아 주관 2023 마케팅 스퀘어 컨퍼런스(MSC)에 강연자로 참석해 내년 한 해를 이끌어갈 소비 트렌드 키워드 10가지를 발표했다. 전 박사가 소개한 트렌드는 ▲분초사회(Don't Waste a Single Second : Time-Efficient Society) ▲호모 프롬프트(Rise of 'Homo Promptus') ▲육각형인간(Aspiring to Be a Hexagonal Human)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Getting the Price Right: Variable Pricing) ▲도파밍 (On Dopamine Farming) ▲요즘남편 없던아빠 (Not Like Old Daddies, Millennial Hubbies) ▲스핀오프 프로젝트 (Expanding Your Horizons: Spin-off Projects) ▲디토소비 (You Choose, I'll Follow: Ditto Consumption) ▲리퀴드폴리탄 (ElastiCity. Liquidpolitan) ▲돌봄경제 (Supporting One Another: 'Care-based Economy')이다. 분초사회는 시간 효율성을 극도로 높이려는 트렌드를 일컫는다. 전 박사는 “분초사회에서 우리는 시간지상주의를 떠받들며 시간의 가성비를 높이기 위해 돈보다 시간을 중시하고, 사용 시간 단위를 조각내며 여러 일을 함께 처리하고, 결론부터 확인한 후 일을 진행하며 실패 없는 쇼핑을 바라면서 극한의 시간 효율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호모프롬프트는 자신이 보유한 인간 고유의 창의성을 고양하는 방법으로 AI 서비스를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전 박사는 “AI 결과물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인본주의적 비판 능력이 필요하다”며 “메타인지를 갖춘 인간이 AI가 작업한 용의 그림을 완성시키는 화룡점정의 자격을 얻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육각형인간이란 외모, 학력, 자산, 직업, 집안, 성격, 특기 등 모든 측면에서 약점이 없는 사람을 일컫는다. 전 박사는 “요즘 사람들은 외모, 키, 집안 등 노력으로 얻을 수 없는 부분까지 완벽하기를 선망한다”며 “사회적으로 노력해서 성공하는 담론이 희미해져 가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 완벽한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이란 정가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같은 상품을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도파밍이란 도파민과 파밍을 결합한 말로, 도파민이 분출되는 행동이라면 뭐든 시도하는 노력을 의미한다. 전 박사는 “그냥 재미있으니까 하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 트렌드다. 자극적이고 기괴한 유튜브 쇼츠, 릴스 등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트렌드 키워드는 요즘 남편 없던 아빠다. 전 박사는 “맞벌이가 일상화되고 가사 노동 분담이 당연해지는 가운데, 이들은 아내의 소득이 높다면 기꺼이 가장의 역할을 넘기고 내조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들은 양육서를 함께 공부하고 유아용품을 고르며, 자녀와 보내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정시에 바로 퇴근하는 6시 신데렐라를 자처한다”고 설명했다. 스핀오프 프로젝트 역시 내년 소비 트렌드로 꼽혔다. 스핀오프는 주로 콘텐츠 산업에서 어떤 특정한 원작에서 파생되어 나온 작품을 지칭하며, 영화나 드라마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개념이다. 일례로 프라다에서 스핀오프 프로젝트로 선보인 '미우미우'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최근 직장인 사이에서는 본업 스핀오프를 통해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 디토소비는 인플루언서, TV 콘텐츠 등 특정 대리체가 제안하는 선택을 추종하는 소비를 뜻한다. 다만 전 박사는 “디토소비는 과거 스타나 인플루언서를 맹목적으로 따라 하는 것과는 달리 나의 가치관에 맞는 대상을 찾고 의미를 해석해서 받아들이는 주체적 추종의 모습”이라고 부연했다. 리퀴드폴리탄이란 도시의 유연한 변화를 뜻한다. 전 박사는 “지역 콘텐츠,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사람들이 이동하며 서로 교류하는 새로운 변화가 펼쳐지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양양 서피비치는 작은 가게 주인이 서핑 대회를 열어 화제가 되며 서핑 성지가 된 곳”이라고 소개했다. 마지막 트렌드 키워드 돌봄경제란 돌봄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겼다. 전 박사는 “앞으로 약자에 대한 돌봄(배려 돌봄) 시장이 커질 것”이라며 “특히 로봇 등 기술의 역할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