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 국제 협력-연구개발-산업 육성 큰 그림 명확해야"
정부가 올해 연말 개청을 목표로 설립 작업을 하고 있는 우주항공청에 대해 연구계계와 산업계는 연구개발 기획과 부처 간 조정, 국제 협력 등의 역할을 강화해 줄 것을 기대했다. 우주 정책과 연구개발, 산업 육성 등을 담당할 국가 대표 기관의 설립에 기대를 드러내면서도, 법안 내용이 명확하지 않아 현장과의 혼선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5일 서울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우주항공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공청회를 개최했다. 한국천문연구원 최은정 우주위험연구실장은 "우주 연구개발 기능이 우주항공청으로 들어가는데, R&D 관련해 어떤 역할을 주도적으로 하려 하는지 큰 그림을 갖고 가면 (현장의) 연구원들도 보다 명확하게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최남미 책임연구원은 "해외 선진 우주 기관은 과거 기술개발 중심에서 산업 육성과 국제 우주 거버넌스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라며 "기업에 어떻게 투자하고 키워야 하는지, 국제 정세에서 어떤 입장을 갖고 대응해야 하는지 아는 전문가가 우주항공청에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우주항공청이 달 탐사 같은 장기적 목표를 제시하고 인력과 예산을 지원하고, 연구기관들이 이에 기반해 성과를 내는 구조를 제안했다. 우주항공청 업무가 연구개발 관리에 치중돼 연구 자율성을 침해할 가능성도 우려했다. 김병진 세트렉아이 의장 역시 "우주항공청이 국내외 협력과 조정, 협상, 외교 등에 우선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산업 육성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김지홍 힌국항공우주산업(KAI) 상무는 "정책 기획 단계에서도 기업 현장의 좋은 아이디어가 조금 더 반영되는 길이 열리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준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상무는 "지금은 우리나라 우주 산업이 태동하는 시기"라며 "산업 생태계 만들 수 있는 강력한 정부 조직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며, 지금 놓치면 다시는 이런 기회가 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형진 국방대 법학과 교수는 "국가우주위원회가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 조직으로 격상된 만큼, 우주와 관련된 다른 정부 부처의 참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라며 "산학연 전문가로 기술자문위원회를 구성, 기술적 내용에 대한 의견을 권고하는 권한을 주는 방안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최만호 과기정통부 우주항공청설립추진단장은 "이번 특별법은 청의 설립에 관한 내용을 중점에 둔 법"이라며 "앞으로 하위 법령과 시행령 등을 통해 우주 연구개발과 산업 육성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민간인 전문가 영입을 위한 주식백지신탁 예외 제도는 "꼭 필요한 인재에 대해 엄격하게 시행될 것"이라며 "모든 외부 인사에 무조건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가 최근 입법예고한 이번 특별법에는 우주항공 분야의 정책·연구개발, 산업육성, 인재양성 및 민군·국제협력 등을 총괄하는 중앙행정기관으로 우주항공청을 설치하고, 전문인재 확보 및 우주·항공 분야의 개별 프로젝트 특성에 맞는 유연한 조직으로 운영하기 위한 원칙과 기능, 특례 등이 담겨있다. 이종호 장관은 이날 축사에서 "각 부처에 흩어진 우주·항공 분야의 기능을 모아 우주항공청을 설치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뉴스페이스 시대로 진입하는 출발선"이라며 "우주항공청은 우주경제 로드맵에서 제시한 세계 5대 우주기술 강국 도약이라는 도전적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전문가 중심의 유연한 미래 공무원 조직의 혁신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오늘 공청회와 17일까지 진행되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제시된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 행정안전부의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함께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국회 의결을 거쳐 연내 우주항공청 개청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