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보고서] 싹 바뀐 미국향(向) 시티카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가장 수출을 많이한 차는 단연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다. 트레일블레이저는 고공행진하는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제치고 글로벌에서 매달 2만대에 가까운 판매량을 유지했다. 그랬던 트레일블레이저가 새로운 출사표를 던졌다. 완전변경에 가까운 부분변경을 거치면서다. GM 한국사업장(한국GM) 쉐보레는 트레일블레이저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하면서 국내 미디어에 시승 기회를 제공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다양한 주행환경을 갖춘 미국을 타깃으로 둔 모델답게 도심도로와 오프로드 코스를 달렸다. 이번에 출시한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의 가격은 기본형 트림인 LT 2천699만원, 프리미어 2천799만원, 액티브(ACTIV) 3천99만원, RS 3천99만원이다. 전작에 비하면 300~400만원 올랐다. 지난 25일 주행했던 시승모델은 RS트림에 풀옵션(파노라마선루프·프리미엄·드라이브어시스트·스위처블AWD)으로 장착해 가격은 3천634만원이다. 트레일블레이저 운전석에 앉으면 미국차치고 고급지다(?)는 느낌이 든다. 대부분 미국차 하면 터프한 내·외관에 뭐가 덜 들어갔나 싶은 투박한 인테리어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트랙스에 비하면 상위 라인이란 것이 여실히 느껴진다. 트랙스에 비하면 고급진 인테리어로 장식돼 있기 때문이다. 트레일블레이저의 내부를 살펴보면 곳곳에 레드 스티치 포인트가 눈에 띈다. 트랙스는 플라스틱으로만 장식돼 아쉬움을 줄 수 있지만 트레일블레이저는 그래도 앉았을 때 부끄럽지는 않은 실내를 갖췄다. RS는 D컷 운전대와 RS 로고 헤드레스트를 탑재하고 젯 블랙에 레드 포인트 컬러 조합을 통해 스포티한 느낌이 강조됐다. 운전대를 잡고 정면을 바라보면 8인치 컬러 클러스터와 중앙 11인치 컬러 터치스크린이 배치돼 운전자 시야각을 배려했다. 무엇보다 아날로그틱한 계기판을 디지털로 전환한 점은 고객 입장에서도 드디어 최신 유행에 맞춘 실내를 갖췄다고 느낄 수 있다. 트레일블레이저에는 GM의 첨단 라이트사이징(Rightsizing) 기술이 적용된 1.35리터 가솔린 E-Turbo 엔진이 탑재된다. 이 엔진은 말리부 등에 탑재돼 길고긴 주행거리를 달리면서 쌓인 데이터를 기본화해서 발전한 엔진이다. 신뢰성은 확실하다는 뜻이다.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4.1kg.m를 발휘한다. 실제로 가속페달을 밟으면 소음 없는 엔진이 조용하고 잔잔하게 힘을 올린다. 쉐보레 특유의 강력한 하체는 이 같은 주행을 받쳐주면서 기분 좋은 주행감을 선사한다. 연비도 준수하다. 복합연비는 11.6km/L(18인치 타이어 기준)다. 여기에 3종 저공해 차량 인증을 받아 공영 주차장 할인 등의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외관으로 돌아가 트레일블레이저 트림 중 선택지를 제공하자면 RS트림이 적격이다. 트레일블레이저의 트림 중 루프라인 색은 두가지로 나뉜다. RS는 검은색이고 액티브는 흰색이다. 보는 사람에 따라 취향이 있겠지만, 쉐보레는 전형적인 미국을 표방하는 차다. 그래서인지 트레일블레이저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색상도 흰색 루프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전작과 달라진 점을 찾자면 헤드램프가 조금 더 길어졌다. 강렬한 인상을 주면서도 트랙스와 유사한 분위기도 난다. 색상은 더욱 다양해졌다.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운전자를 위해 외장 색상도 다양해졌다. 트림별로 RS는 스노우 화이트 펄, 밀라노 레드, 새비지 블루, 스털링 그레이, 모던 블랙 외에도 피스타치오 카키, 어반 옐로우, 토피넛 브라운 등 8가지 외장 컬러를 선택할 수 있다. 액티브는 스노우 화이트 펄, 새비지 블루, 스털링 그레이, 모던 블랙 외에도 피스타치오 카키, 어반 옐로우 등 6가지 외장 컬러가 제공된다. 트레일블레이저는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 운전자를 위해 탄생했다. RS와 ACTIV 트림 기준으로 전장 4천425mm, 최대 전고 1천670mm, 전폭 1천810mm의 준중형급 차체를 갖춘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는 2천640mm의 넓은 휠베이스 덕분에 차급 대비 넉넉한 실내공간을 갖췄다. 1열은 물론 2열 시트의 레그룸 및 헤드룸까지 여유롭다. 2열은 특히 성인 남자가 앉아도 불편함 없었다. 기본 적재용량 460리터를 제공하는 트렁크 공간은 2단 러기지 플로어를 통해 바닥 부분의 높낮이를 2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여기에 6대4 비율로 폴딩이 가능한 2열 시트를 접을 시 최대 1천470리터까지 적재공간을 확장할 수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사고 시 위험을 방지하는 6개 에어백이 기본탑재됐다. 이외에도 수없이 많은 안전 사양이 적용됐다. 다만 옵션으로 제공하는 기능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정차·재출발 포함), 차선 변경 및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후측방 경고 시스템이다.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운전자라면 트레일블레이저는 구매 선택지에 충분히 올릴 가치가 있다. 분명한 것은 한국GM 관계자의 말처럼 트랙스를 구매하러 왔다가 트레일블레이저를 계약한 고객도 충분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태어난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남은 하반기도 수출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줄평: 쉐보레 트랙스보다 확실히 고급지고 매력 있는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