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관세 4배" 외친 트럼프... 식품 기업 '발등에 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평균 관세가 높다고 주장하며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미국을 주요 수출 시장으로 삼고 있는 국내 식품 기업들은 관세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가격 경쟁력 약화와 시장 점유율 감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며 긴장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의회 합동 연설에서 “한국의 평균 관세는 우리가 한국에 부과하는 것보다 네 배나 높다”면서 “우리는 한국에 여러 방식으로 엄청난 지원을 하고 있지만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하며 국내 품목에 대한 관세 인상을 시사했다. 이에 국내 식품 기업들은 대비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 생산공장이 있는 경우 관세를 피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문제가 될 것”이라며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관세 인상으로 미국 내 국내 상품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가격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고, 국내 기업의 시장 점유율 감소로 이어져 수익성에 우려가 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비비고 브랜드 등을 미국에 수출하는 CJ제일제당의 경우, 미국 내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2019년 미국 냉동식품 기업 슈완스를 인수하며 이곳이 미국 생산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며 “현지에서 수출 물량의 대부분을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제일제당은 현재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회사가 보유한 미국 내 생산공장은 20개에 달한다. 해외 매출 중 80% 이상이 미국에서 나오는 만큼 미국 시장에 적극 대응한다는 포부다. 오뚜기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생산공장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부지만 확정돼 있고, 어떤 공장을 지을지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2028년 글로벌 매출 1조 원을 목표로 삼은 만큼 현지 생산과 판매를 통해 해외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오뚜기는 지난 2023년 8월 미주 지역 생산법인 '오뚜기 푸드 아메리카'를 설립한 바 있다. 불닭볶음면을 생산하는 삼양식품은 우선 현지의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지난해 불닭볶음면의 인기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3천억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률 20%를 기록한 바 있다. 삼양은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 현지 주요 채널에 자사 제품을 입점시키며 미국 수출을 가속화했으나, 현지에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회사의 수출 물량은 올해 상반기 완공 예정인 밀양2공장에서 전담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아직 관세율이 확정되지 않아 말하기가 어렵다”며 “현지의 상황을 추후 지켜보고, 관세를 감내할지 판매가격을 올릴지에 대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