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중심으로 '해외여행=환전' 공식 깨진다
해외여행 가기 전 은행을 찾아 돈을 환전해야 한다는 불문율이 조금씩 깨지고 있다. 16일 금융업계에서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환전없이도 해외여행서 자유롭게 돈을 쓰고, 더불어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최근 대표적으로 입소문을 탄 서비스는 핀테크 트래블월렛의 '트래블페이'다. 트래블페이에 원화 계좌를 연결한 뒤 원하는 통화를 환전해두면 해외서 인출과 결제가 모두 가능하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사용 내역을 확인할 수도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일부 통화에 대한 환전 수수료가 없고 결제수수료 또한 기존 신용카드사와 다르게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트래블월렛에 따르면 원화를 외화로 바꾸는 환전 수수료가 미국 달러·유로·엔화에 한해 무료다. 38개 통화에 환전이 가능한데 다른 통화로 환전 시 드는 수수료는 0.7~2.5% 수준이다. 결제수수료 역시 수요가 높은 3개 통화(미국 달러·유로·엔화)에 한해서 받지 않는다. 기존 카드사들의 환전수수료가 1.20~3%, 결제수수료가 2.5~4.3%라는 점을 비춰보면 적지 않은 돈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트래블월렛은 이 부분을 마케팅 포인트로 잡고 트래블페이로 해외 결제 시 '신용카드 수수료 0000원을 아끼게 됐다'고 알리기도 한다. 트래블월렛은 1천350달러를 해외서 기존 신용카드로 결제할 경우 수수료 4만4350원이 들지만 트래블페이는 들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1314원 가정) 트래블월렛은 "트래블페이 카드 거래익이 2021년 94억원이었지만 2022년 2천100억원을 기록했다"며 "올해 3월 기준으로 누적 카드 발급 건 수는 122만장이고, 거래액은 2천460억원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전 및 결제수수료를 받지 않다보니 외려 트래블월렛의 수익성에 대한 의문도 따라온다. 트래블월렛 측은 "기존 카드사가 수행했던 외화 결제 정산 방식의 구조를 획기적으로 간소화했으며, 이를 통해 수수료를 절감하고 이를 금융소비자에게 나누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상점서 결제할 경우 현지 금융사는 물론이고 국제 브랜드사, 국내 금융사, 국내 카드사 등 10여개 중개자들이 개입했던 과정을 트래블월렛과 제휴한 비자와 트래블월렛만 중개해 수수료를 걷어냈다는 부연이다. 기존 신용카드사에서는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도 해외여행 시 꼭 챙겨가야하는 카드로 꼽힌다. 이 카드 역시 환전 및 결제수수료가 무료다. 전월 실적이나 거래없이도 이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트래블로그는 은행 계좌가 아닌 '하나머니'와 연결된 카드라는 점이 차별점이다. 하나머니 가입자이며 선불전자지급수단인 하나머니를 충전해놓으면 이 충전액 범위 내에서 돈을 쓸 수 있는 구조다. 이를 위해 하나카드는 2019년 금융위원회로부터 특례(혁신금융서비스)를 받았다.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체크카드 발급은 금융 계좌가 있어야 발급이 가능하다. 특례를 통해 포인트 계정도 카드와 연결되게 한 것이다. 금융업계는 해외서도 현금 대신 카드 결제처가 늘고 다양한 핀테크들의 해외 결제 부문 참여가 높아졌다는 점을 들어 새로운 해외 결제 방식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