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에 저사양 AI칩도 수출 금지...제재기업 13곳 추가
미국 정부가 중국 수출통제 조치 때 규정한 것보다 사양이 낮은 인공지능(AI) 칩에 대해서도 대중국 수출을 금지하기로 했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17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작년 10월 발표된 수출통제 조치를 개정한 내용을 추가로 공개했다. 이번 조치는 ▲AI칩 규제 강화 ▲제재 우회 차단 ▲중국기업 13곳 제재 대상 추가 등으로 구성됐다. 미국은 첨단 AI 칩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통제 기준을 확대하고, 적용 대상을 중국 및 우려국 내 본사를 둔 기업까지 포함했다. 작년 통제기준을 우회한 허점(loophole) 방지를 위해 상호연결속도 기준(inter-connected speed)을 삭제하고, 성능밀도 기준(performance density)을 추가했다. 개정버전에는 총연산성능 4800 MacTOPS(초당 1조번 연산속도) 이상이거나 총연산성능 1600 MacTOPS 이상이면서 성능밀도 5.92 이상인 칩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저사양 AI칩인 A800과 H800의 수출이 통제된다. 이 칩은 미국 기업인 엔비디아가 대중국 수출 통제를 피하기 위해 기존 A100칩의 성능을 낮춘 제품으로 알려졌다. 또 우회수출 방지를 위해 중국 외 47개 안보우려국 대상으로 허가제를 확대했다. 전세계 어디든 수출 상대방 및 최종 모회사의 본사가 중국·마카오 및 무기 금수국에 소재한 것을 '인지(knowledge)'한 경우 수출 허가가 필요하다. 반도체 장비는 식각·노광·증착·세정 장비를 추가로 반영하고 중국 외 21개 우려국을 대상으로 허가제를 확대한다. 14 및 16나노미터(mn) 비평면 트랜지스터 구조 로직칩 생산에 사용되는 노광, 식각, 증착, 세정 등 12개 카테고리 장비가 해당된다. 21개국에는 아프가니스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등이 포함된다. 미국은 우려거래자 목록(Entity List)에 중국 첨단 칩 관련 13개사를 추가했다. 첨단 컴퓨팅 칩 개발과 관련된 2개 설계회사(Moore Threads, Biren) 및 자회사 등이 포함되며, 우려거래자 목록은 17일 즉시 발표된다. 정부는 금번 미국의 수출통제 강화 조치가 우리 업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첨단 AI 칩의 경우 국내 생산이 미미하고, 소비자용 칩은 통제 면제가 가능하여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반도체 장비의 경우에도 이미 우리 기업들이 VEU 승인을 획득한 바, 금번 조치로 인한 영향은 거의 없다고 평가된다"고 말했다. 참고로 수출통제 강화 조치와는 별개로 미국 상무부는 우리 기업에 대한 VEU 승인을 지난 10월13일 관보에 게재했다. 이를 통해 VEU 승인은 굳건한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한-미 공급망‧산업대화(SCCD) 및 수출통제 워킹그룹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한 양국간의 긴밀한 협의를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금번 미측 수출통제 강화조치를 보다 면밀히 분석하고, 우리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미측과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 및 수출통제 관련 협력을 긴밀히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