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무료 데이터 30GB 제공..."보여주기식 정책"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통신비 부담 와화 방안을 주문한 것에 관해 보여주기식 정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5일 윤 대통령은 이동통신사의 자발적인 통신비 절감 방안을 촉구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3월 한달 동안 30GB의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러자 이용자들은 통신사들을 겁줘 생색만 내려는 정책이란 목소리를 냈다. 많은 수의 가입자들이 무제한 요금제 등 대용량 데이터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야당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비판이 나왔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내용, 발표 시점을 종합하면 통신사들은 자발적 의사와 무관하게 관련 부처 요청에 의해 울며 겨자먹기로 1개월짜리 무상 데이터 제공 방안을 발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대통령 입맛을 맞추기 위한 생색내기용, 보여주기식 정책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3월 한달 동안 30GB 데이터 무료 제공은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를 배제해 형평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다. SK텔레콤과 KT는 만 19세 이상 이용자에게 기존 가입 요금제 월 데이터 제공량에 더해 30GB 데이터를 추가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모든 이용자에게 기존 가입 요금제 데이터의 두 배 용량을 제공한다. 안 위원은 "5G 요금제 중 가입자가 많은 고가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35~40%)에 대한 역차별이며 형평성에 배치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5G 요금제의 경우 32기가바이트 이상으로 데이터를 사용하는 이용자는 고가의 요금제나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하고 있기 때문에 1개월간 30GB를 추가 제공하더라도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그는 정부의 5G 요금제 다양화 요구 등 통신 요금 선택권 강화 방안에 관해서도 별다른 진전 없이 같은 말만 반복된다고도 꼬집었다. 이날 정부는 40GB에서 100GB까지 부족한 구간의 요금제가 상반기에 추가 출시될 수 있도록 통신사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안 위원은 "윤 정부가 새로운 5G 중간요금제·어르신요금제 출시와 관련해 동일한 내용을 계속 반복 발표하면서 국민에게 가계 부담 경감의 기대를 불어 넣어 전기요금, 가스요금 대폭 인상으로 인해 분노한 민심을 달래 보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해 4월 대통령직인수위 시절부터 10GB에서 100GB 까지 구간에서 선택할 수 있는 '5G 중간요금제'를 유도하겠다고 했다. 이동통신 3사는 지난 8월 30GB 전후의 중간요금제를 발표했으나 실질적인 통신비 경감 효과가 없다는 이용자 불만이 따랐다. 정부는 지난달 설 민생 안정대책에서도 다양한 5G 요금제가 조속히 추가 출시될 수 있도록 통신업계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안 위원은 "5G 기지국 전국 구축, 5G 서비스 커버리지 현황, 통신사업자들의 매출 실적 분석, 통신 품질에 대한 이용자 평가, 단말기 보급 현황과 가격 등을 고려해 통신비 경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