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3.0 활성화의 초석, 영 지식 증명이란 무엇인가?
반도체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이론에만 국한됐던 기술을 상용화하기 시작했다. 블록체인이 그 대표적이 예가 아닐까 싶다. 블록체인 외에도 최근 회자되는 이론은 '영 지식 증명'이다. 블록체인 업계에 종사하거나 토큰 이코노미에 관심이 있다거나, 보안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들었을 법한 이름이지만 아직까지는 생소한 개념이다. 최근 서울 성수 한양대학교 연구실에 위치한 '지크립토' 사무실에서 만난 김봉규 전무(CPO)는 영 지식 증명을 아주 간명하게 풀어냈다. 그는 웹 3.0의 활성화, 정부의 토큰 증권(STO)의 성공을 위해선 이 영 지식 증명을 잘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영 지식 증명=민증 없이 나를 증명할 수 있다" 영 지식 증명이란 단어조차 많은 이들에게는 어색하다. 이를 영어로 풀어보면 조금 더 이해가 빠르다. 영(Zero), 지식(Knowledge), 증명(Proof)이 결합된 단어다. '지식이 영(0)이어도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영 지식 증명의 기본 개념이다. 김봉규 전무는 "만약 편의점에 가서 술을 사려고 하면 성인인지를 확인하려고 주민등록증을 달라 그런다. 이럴 때 주민등록증을 주지 않고 내가 성인임을 증명하면 되는 거 아닌가"라며 "내 주민등록번호와 사진, 이름, 주소 정보를 편의점 직원에게 주지 않아도 술을 살 수 있는 권한이 있음을 증명하는 것, 이걸 영 지식 증명의 기본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부연했다. 이를 블록체인 상으로 옮긴다면 A라는 사람이 B라는 사람에게 월렛으로 C가상자산을 보낸다고 했을 때, 중요한 사실은 A라는 사람과 B라는 사람에 대한 세부 데이터가 아니다. 이를 영 지식 증명을 활용하면 A와 B에 대한 개인정보는 보호하면서도 트랜젝션이 일어났다는 데이터는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전무는 "데이터를 일일이 들춰봐야 데이터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했던 블록체인이 갖고 있던 사생활 침해 차원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라이버시 보호와 감사 기능 동시에 지크립토는 사생활 보호와 동시에 필요 시 데이터의 정합성을 맞출 수 있는 기술을 실제 테스트한 사례가 있다. 한국은행의 디지털 화폐(CBDC) 모의테스트에 참여했다. 김 전무는 "결국 CBDC도 나중에 거래 검증을 해야 한다"며 "트랜젝션이 이뤄지면 그 거래에 대한 사생활 보호와 동시에 그 트랜젝션이 이뤄진 것이 맞는지 검증을 해야 하는데 이에 관해 기술을 제공했다. 이만한 영 지식 증명 기술을 보유한 곳은 국내에서 지크립토가 유일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회사가 영 지식 증명 기반의 블록체인 투표서비스와 자금 세탁 방지, 감사(audit)지원, 디지털자산거래 인증서비스 등을 지원한다"며 "사생활이 보호된 상태서 트랜젝션이 이뤄지다가도 문제가 생기는 거래에 대해서는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에 자금세탁방지 등의 우려도 덜었다"고 말했다. 현재 지크립토의 블록체인 투표시스템은 선거의 투명성과 동시에 비밀투표의 원칙을 지켜야 하는 많은 국가서 관심을 받고 있다. 김 전무는 "블록체인 투표시스템은 CES 혁신기술상을 받았으며, 다양한 분야, 많은 나라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웹 3.0 활성화 결국 영 지식 증명 필요 지크립토 김봉규 전무는 토큰 이코노미, 그리고 그 확장선인 웹 3.0 활성화를 위해선 영 지식 증명 기술이 중요한 기술이 될 것을 확신했다. NH농협은행의 디지털R&D센터를 이끌어왔던 김봉규 전무가 지크립토에 합류한 것도, 영 지식 증명의 금융권과 접목은 시대의 흐름으로 내다봤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현재 토큰증권(STO)을 정부가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토큰 이코노미가 싹트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사생활을 보호하면서도 자금세탁을 방지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멀티자산 월렛이나 STO 월렛에 영 지식 증명 기술을 녹이는 것이 필수불가결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지난 16일 해외 매체 '더블록'은 유럽의회가 디지털자산 지갑 사용 시 유럽연합 시민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영 지식 증명 기술을 도입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김봉규 전무는 "웹 3.0 핵심도 디지털 상의 자산을 소유화해서 유통까지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굳이 내 자신의 정보를 내가 다 알려가면서 디지털 자산을 팔고 사고하는 메커니즘서는 비즈니스가 크기 어렵다"며 "이를 플랫폼이 대신해줬는데 웹 3.0이 크기 위해서는 개인이 소유하고 유통까지 할 수 있느냐가 기준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웹 3.0의 활성화, 즉 토큰 이코노미의 자리매김을 위해선 디지털 자산에 대한 사생활 보호와 보안성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