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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통합검색 결과 입니다. (12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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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 AI 토큰 처리량 4배 높였다...GPU·전력 효율화

LG유플러스가 같은 GPU에서 AI가 처리할 수 있는 토큰량을 최대 4배까지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AI 서비스 확대로 GPU와 전력 비용이 늘어나는 가운데 모델 성능을 유지하면서 인프라 운영비를 줄이는 기술 확보에 나선다. LG유플러스는 AI 모델 최적화 전문기업 옵트에이아이와 '토큰 최적화' 기술을 공동 연구한다고 2일 밝혔다. 토큰은 AI가 질문을 이해하고 답변을 만드는 과정에서 처리하는 데이터의 기본 단위다. 양사는 AI 모델의 연산 구조를 실제 서비스 환경에 맞게 개선해 동일한 GPU에서 처리할 수 있는 토큰량을 기존 대비 최대 4배 높이는 초기 성과를 확보했다. 앞으로 같은 GPU 자원으로 더 많은 이용자 요청을 처리하는 데 초점을 맞춰 기술을 고도화한다. LG유플러스는 실제 AI 서비스 환경에서 기술을 검증하고 적용하는 역할을 맡는다. 옵트에이아이는 모델 경량화와 연산 효율을 높이는 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GPU와 전력 사용량을 낮추면서 AI 응답 속도와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양사는 앞서 온디바이스 AI 분야에서도 협력했다. '엑사원(EXAONE)' 기반 소형언어모델(sLM)을 스마트폰의 AI 전용 반도체인 NPU에서 구동하도록 최적화해 기존 중앙처리장치(CPU) 방식과 같은 수준의 성능을 유지하면서 전력 소모를 78%, 모델 크기를 82% 줄였다. 공동 연구 범위는 스마트폰에서 서버 GPU 환경으로 넓어진다. 양사는 지난 1일 'Efficient AI 테크 세미나'를 열고 퓨리오사AI, 베슬에이아이,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한양대학교 등과 AI 모델 최적화와 AI 반도체, 서비스 적용 사례를 공유했다. LG유플러스는 공동 연구를 통해 확보한 기술을 자사 AI 서비스와 대규모 AI 인프라에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이상엽 LG유플러스 최고기술책임자는 “AI 경쟁력은 단순히 성능을 높이는 것을 넘어 같은 자원으로 얼마나 많은 토큰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옵트에이아이를 비롯한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해 토큰 최적화 기술 연구를 확대하고 실제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재호 옵트에이아이 대표는 “생성형 AI 시대에는 높은 성능만큼이나 운영 효율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LG유플러스와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검증 가능한 AI 최적화 기술을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2026.10.02 12:28박수형 기자

토큰화 주식에 힘싣는 로빈후드…"실제 주식교환도 도입"

로빈후드가 미국 토큰화 주식 규제 변화에 발맞춰 궁극적으로 자체 토큰화 주식 상품 '스톡토큰(Stock Tokens)'에 주주 의결권을 부여할 계획이다. 향후 실제 주식과 스톡토큰을 서로 전환할 수 있는 현물상환 기능도 도입한다. 요한 케르브라 로빈후드 수석부사장 겸 크립토 총괄은 1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KBW2026' 기자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발표한 혁신면제(Innovation Exemption)와 관련해 “혁신면제는 우리가 매우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그동안 사실상 해외에 있던 기술을 미국 시장에서도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SEC는 지난 17일(현지시간) 혁신면제를 통해 일정 요건을 충족한 토큰화 주식 거래를 허용하는 규제상 특례를 발표했다. 특히 토큰화 주식에는 기존 주식과 동일한 권리와 특권을 제공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현재 로빈후드가 제공하는 스톡토큰은 기초 주식 가격이 연동되는 상품으로, 투자자가 해당 기업 주식을 직접 보유하는 구조는 아니다. 이에 따라 기존 주식과 동일한 주주 의결권도 제공하지 않는다. 로빈후드는 향후 스톡토큰에 의결권을 추가할 계획이다. 케르브라 총괄은 “현재 스톡토큰 규모는 약 1억 6000만 달러로 해당 기업 전체 시가총액과 비교하면 매우 작은 규모로 의결권 우선순위가 상대적으로 낮다”면서도 “그럼에도 의결권은 매우 중요하며 향후 도입할 기능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로빈후드는 의결권과 비슷한 구조인 주주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도 소개했다. 케르브라 총괄은 “투표 기능을 구현하는 방법권 의결권 행사시 대리인 역할을 하는 방법을 안다”며 “로빈후드에는 관련 자회사가 있어 해당 기능이 실제 앱에 구현되어 있다”고 말했다. 로빈후드 스톡토큰을 보유한 이용자라면 투자한 기업의 실적을 비롯한 여러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기업이 제시한 다양한 안건에 대해 투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주식과 스톡토큰 사이를 오갈 수 있는 기능도 도입할 계획이다. 그는 “현물상환(in-kind redemption) 역시 도입될 예정이며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이 실제 주식과 스톡토큰 사이를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로빈후드 체인, 밈코인보다 RWA에 초점 로빈후드는 자체 블록체인 '로빈후드 체인'을 실물연계자산(RWA) 중심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로빈후드체인은 지난 7월 로빈후드가 출시한 이더리움 레이어2(L2) 블록체인이다. RWA 토큰화를 주요 활용 사례로 내세웠지만 밈코인 발행과 거래가 빠르게 늘면서 출시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로빈후드는 밈코인이 거래 유동성을 늘리고 이용자 관심을 끌어들이는 측면에서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케르브라 총괄은 “우리에게 밈코인 역시 중요하다”며 “플랫폼에 유동성을 가져오고 고객과 유동성 공급자의 관심도 끌어온다”고 말했다. 아울러 로빈후드는 향후 스톡토큰 자산 종류와 활용처를 확대하는 데 무게를 둘 방침이다. 담보·대출 등 온체인 금융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산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케르브라 총괄은 “앞으로 스톡토큰을 다양한 활용 사례와 플랫폼에 계속 통합할 것”이라며 “스톡토큰을 담보로 활용하거나 대출에 이용하고, 그 위에서 다른 서비스를 결합할 수 있는 새로운 유틸리티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해서 더 많은 자산을 추가하고 자산의 유형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6.10.01 14:40홍하나 기자

진옥동 "해외 디지털자산 인프라 연계 확대"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해외 디지털 자산 인프라와 그룹 인프라 연결을 확대하는 등 새로운 금융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신한금융그룹은 29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에서 유발 루즈 미국 디지털에셋(Digital Asset)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비브 디와카르 캔톤 재단(Canton Foundation) 대표 등 주요 경영진과 면담을 갖고 토큰화 금융 등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디지털에셋은 기관용 블록체인 '캔톤 네트워크' 개발사로, 캔톤 재단이 네트워크의 관리·운영을 맡고 있다. 캔톤 네트워크는 금융사 간에 서로 다른 시스템과 자산을 연결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골드만삭스·HSBC·BNP파리바·미국예탁결제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디지털에셋·캔톤 재단과의 협력은 신한금융이 미래 금융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기반”이라며 “글로벌 디지털자산 인프라 연계 확대를 책임있게 준비해, 고객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서비스 기반을 갖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면담에서 양 사는 신한금융 그룹사 역량을 활용한 다양한 방안들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은행의 결제·정산 인프라, 증권의 토큰화 자산 유통, 자산운용의 실물자산 토큰화 등이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 금융상품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성 제고 방안도 검토했다. 향후 신한금융은 국내 토큰증권 제도화에 맞춰 기술 검증을 추진하고, 캔톤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토큰화 자산 및 금융기관과의 연계를 넓히는 등 디지털자산 인프라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6월 캔톤 재단과 네트워크 거버넌스 참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7월에는 신한투자증권과 신한벤처투자가 디지털에셋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이 달에는 신한자산운용이 국내 금융사 최초로 캔톤 네트워크의 안정적인 운영을 지원하고 주요 거버넌스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핵심 운영 기관인 '슈퍼 밸리데이터(Super Validator)'로 최종 승인받았다.

2026.09.29 14:42손희연 기자

신정규 래블업 대표 "AI도 전기처럼 쓰는 시대…복잡한 인프라 쉽게 바꿀 것"

"인공지능(AI)과 인프라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래블업은 이 복잡한 운영을 직관적이고 간단하게 바꿔 누구나 지능을 계량하고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 신정규 래블업 대표는 2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연례 기술 컨퍼런스 'lab | up > /conf/6'에서 AI 산업 변화와 기술 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신 대표는 AI가 연구·개발을 넘어 실제 산업과 서비스에 활용되면서 단순히 좋은 모델이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다양한 AI 모델과 가속기, 클라우드와 자체 인프라를 연결하고 사용량과 비용까지 하나의 환경에서 관리하는 역량이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AI가 만들어내는 지능을 측정하고 관리하는 기준으로 토큰과 전력, 모델 자체의 지능을 제시했다. 같은 작업이라도 어떤 모델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필요한 토큰과 비용이 달라지는 만큼 AI를 산업적으로 활용하려면 이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신 대표는 "동일한 토큰으로 얼마나 더 많은 지능을 압축해서 제공할 수 있는지가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라며 "필요한 지능 수준과 문제 해결에 투입해야 하는 토큰량을 함께 계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래블업은 이를 위한 핵심 제품으로 '백엔드닷AI'와 '컨티넘'을 제시했다. 백엔드닷AI는 다양한 AI 가속기와 대규모 클러스터에서 AI 모델의 학습과 서비스를 통합 운영·관리하는 AI 인프라 플랫폼이다. 컨티넘은 여러 AI 모델로 들어가는 요청을 한곳에서 관리하는 라우터와 이를 통합 관리하는 허브로 구성된다. 클라우드와 자체 구축한 AI 모델을 연결하고 요청을 자동으로 배분하는 동시에 조직과 팀별 토큰 사용량과 비용 등을 확인하도록 지원한다. 컨티넘 라우터의 단독 솔루션은 다음 달 공개할 예정이다. 신 대표는 "토큰이 전기처럼 사용된다고 하면 결국 계량기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얼마나 절약됐는지, 어느 팀이 토큰을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AI 에이전트 확산에 대응한 새로운 기술 개발에도 나선다. 래블업은 여러 AI 에이전트가 서버 자원을 안정적으로 나눠 사용할 수 있도록 마이크로 가상머신(VM)과 컨테이너를 결합한 '누빔(Neuvm)'을 개발 중이다. 기존 컨테이너 환경에서 발생하는 디스크 입출력(I/O)과 네트워크 대역폭 격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표로, 올해 말 베타 버전 공개를 준비 중이다. 사람과 여러 AI 에이전트가 함께 일할 수 있는 자체 AI 에이전트 플랫폼도 개발하고 있다. 에이전트 생성과 운영을 자동화하고 외부 서비스 호출과 자격 증명 등을 중앙에서 관리하는 구조다. 이를 활용해 사람과 AI 에이전트가 한 공간에서 협업할 수 있는 형태의 업무 공간 '스페이스(Space)'도 구현했다. 신 대표는 "갈수록 복잡해지는 AI의 수면 아래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더 직관적이고 간단하게 바꿀 것"이라며 "모두가 지능을 계량하고 원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2026.09.29 11:27한정호 기자

금융사 간 이동 안되는 토큰증권…'K-갈라파고스' 우려

금융위원회가 토큰증권(ST) 가이드라인을 통해 하나의 증권을 하나의 분산원장에서만 발행·유통하도록 한 것을 두고 우려가 제기됐다. 금융사별 분산원장에 유동성이 고립될 수 있고, 향후 서로 다른 메인넷(블록체인)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보안 위험과 막대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세진 금융감독원 수석조사역은 28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토큰증권 이후, 실물자산 토큰화 입법과제 모색' 세미나에서 “금융사마다 각자 메인넷을 구축하면 돈이 외딴섬에 갇히는 유동성 고립 문제가 발생한다”며 “각 섬을 억지로 이을 경우 위험한 화약고가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금융위가 지난 4일 발표한 '토큰증권 분산원장 표준요건 가이드라인'에는 하나의 증권을 하나의 분산원장에서만 발행·유통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발행 이후 해당 토큰증권을 다른 분산원장으로 이전하는 것도 제한된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구조가 분산원장 간 자산 이동을 제한해 유동성을 분절시키고 글로벌 투자자 국내 시장 진입에도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조사역은 “메인넷 간 자산 이동을 금지할 경우 글로벌 기관이 우리 시장에 들어올 이유가 없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이 토큰화 시장에 참여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로 온체인 기반 실시간 자산 정산을 꼽았다. 초기 인터넷 산업이 폐쇄형 인트라넷에서 개방형 인터넷 표준으로 전환했듯, 향후 금융사별로 구축된 서로 다른 메인넷을 연결할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연결해 자산을 이동시키는 크로스체인 브릿지가 해커 공격 표적이 될 수 있다. 각 금융사의 메인넷을 연동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따라서 초기 메인넷 설계 단계부터 상호운용성을 고려한 공통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한 조사역은 “훗날 금융사별 메인넷을 하나로 합칠 때 엄청난 청구서가 날아올 것”이라며 “과거 기업이 사설 인트라넷망에서 새로운 인터넷 표준으로 갈아탈 때처럼 시스템을 통째로 뜯어고치는 과정에서 전산망이 멈추는 사태를 피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분산원장 간 자산 이동을 전면 금지하기보다 통제된 방식으로 허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김태림 법무법인 엑시스 변호사는 “토큰증권 메인넷 이동 시 허브를 거치는 통제된 이동을 해야 한다”며 “허브에서 자산 이동 수량을 확인하고 이전 장부에서 이를 지우는 동시에 새로운 장부에 다시 기록하는 과정을 하나의 동작으로 묶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치권에서도 이러한 문제 제기에 공감하며 향후 입법 과정에서 관련 사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토큰이 발행만 되고 움직이지 않는다면 시장은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STO가 열렸고, 이를 더 큰 실물연계자산(RWA) 시장으로 어떻게 연결할지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6.09.28 15:57홍하나 기자

[AI는 지금] 비싼 오픈AI·앤트로픽…美 기업들, 오픈 모델로 눈 돌린다

미국 기업들이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최첨단 인공지능(AI) 모델 대신 비용이 저렴한 오픈웨이트 모델로 눈을 돌리고 있다. AI 활용이 늘면서 기업의 관련 비용도 빠르게 불어나자 자체 인프라에서 운영하고 목적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는 오픈 모델이 대안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 오픈웨이트 AI 모델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기술기업뿐 아니라 금융사 PNC파이낸셜서비스, 물류기업 CH로빈슨, 산업기업 지멘스 등 다양한 업종에서 최근 오픈웨이트 모델 활용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웨이트 모델은 AI 모델을 구성하는 핵심 매개변수를 공개해 기업이 직접 내려받아 자체 하드웨어에서 구동하거나 필요에 맞게 미세조정할 수 있는 모델이다. 모델 개발사에 사용량에 따른 토큰 비용을 계속 지불해야 하는 폐쇄형 모델과 비교해 운영비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기업들의 관심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알파센스에 따르면 지난 8~9월 기업 실적발표와 투자자 행사에서 오픈웨이트 또는 오픈소스 모델이 언급된 횟수는 전년 동기 대비 6배 증가했다. 클라우드 플랫폼 기업 버셀의 AI 게이트웨이에서 처리된 전체 토큰 가운데 오픈웨이트 모델 비중도 지난해 12월 7%에서 올해 8월 56%까지 상승했다. 특히 중국 AI 기업들이 오픈웨이트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딥시크와 지푸AI 등이 대표적이며 프랑스 미스트랄과 미국 리플렉션AI, 싱킹머신스랩 등도 개방형 방식의 모델을 개발 중이다. 오픈AI와 앤트로픽도 중국 기업들과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자 최근 주력 모델의 저가형 제품을 내놨다. 기업들이 오픈 모델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이다. 매치그룹이 운영하는 데이팅 앱 틴더는 AI 비용을 관리하기 위해 일부 비기술 사용자들의 요청을 오픈웨이트 모델로 처리하기 시작했다. 틴더의 AI 관련 지출 속도는 지난 1월 연간 100만 달러 수준에서 7월 1000만 달러 수준으로 불과 반년 만에 10배 뛰었다. 통신업계에선 오픈 모델 활용 비중을 더 공격적으로 높이고 있다. AT&T는 현재 전체 AI 워크로드의 약 40%를 오픈 모델로 운영 중이며 향후 1년 안에 이를 70%까지 높일 계획이다. 하루 처리량이 450억 토큰에 달하는 만큼 모델 사용 비용을 낮추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AT&T는 자사 데이터를 활용해 오픈 모델을 미세조정하는 방식도 활용 중이다. 특정 업무에선 조정한 오픈 모델이 폐쇄형 모델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 입장에선 모든 업무에 고성능 모델을 사용하는 대신 작업 난도와 비용에 따라 여러 오픈웨이트 AI 모델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 비용뿐 아니라 데이터 보안과 주권 문제도 오픈 모델 확산을 이끌고 있다. 데이터센터 기업 디지털리얼티는 자체 인프라에서 오픈웨이트 모델을 구동하는 내부 챗봇을 구축했다. 업무 민감도와 복잡성에 따라 오픈 모델과 상용 폐쇄형 모델을 함께 사용 중이며 고객 데이터 등 민감한 정보는 외부 최첨단 모델에 입력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앤디 마커스 AT&T 최고데이터·AI책임자는 "하루 450억개의 토큰을 처리하는 규모에선 비용이 매우 중요하다"며 "정확도를 유지할 수 있다면 비싼 폐쇄형 모델 대신 훨씬 저렴한 오픈 모델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6.09.28 10:58한정호 기자

"비트 관리에서 토큰 가치 관리로"...中통신사 사업모델 전환

데이터 사용량을 비트 단위로 관리해온 통신사들이 생성형 AI 시대를 맞아 토큰을 새로운 사업 단위로 주목하고 있다. 아직 상당수 글로벌 통신사가 AI 토큰 사업에 신중한 가운데 중국 통신 3사는 토큰의 생산부터 유통과 정산까지 직접 아우르는 사업모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라이트리딩닷컴에 따르면 차이나텔레콤은 AI 토큰을 향후 통신산업을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5월 세계 통신사 가운데 처음으로 AI 토큰 판매를 시작했고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유니콤도 뒤를 이었다. AI 토큰은 생성형 AI가 이용자의 명령을 이해하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처리하는 데이터의 기본 단위다. AI 서비스 이용이 늘수록 소비되는 토큰도 증가한다. 중국 통신사들은 이를 단순한 AI 이용량 측정 수단을 넘어 새로운 서비스와 과금 체계를 구성하는 단위로 바라보고 있다. 리쉐룽 차이나텔레콤 AI연구소(TeleAI) 책임자는 “업계는 현재 전통적인 비트 트래픽 관리에서 토큰 가치 관리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신사들이 AI 토큰의 생산과 스케줄링, 정산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지원하는 엔드투엔드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이나텔레콤은 자체 토큰 관리 허브에 170개 대규모 AI 모델을 모아 대규모 토큰 생산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와 교통, 제조 등 산업별로 특화된 AI 에이전트도 420개 구축했다. 단말과 토큰 플랫폼을 연결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리쉐룽 책임자는 “차이나텔레콤이 단말 엣지 클라우드 구조를 기반으로 토큰 플랫폼과 이용자 단말 사이의 병목을 줄이고 AI 전송과 애플리케이션을 하나로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토큰 소비량도 상당하다. 차이나텔레콤이 지난 7월 출시한 업무용 AI 비서 '텔레에이전트(TeleAgent)'는 이용자 120만 명을 확보했고 하루 토큰 소비량은 2000억 개를 넘어섰다. 중국 통신 3사의 움직임은 국가 AI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은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는 동시에 이를 기반으로 AI 서비스를 시장에 확산시키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당장 수익성이 최우선 목표인 것은 아니다. 중국 통신사들은 장기적으로 AI 서비스 확산에 따른 사업 기회를 기대하고 있지만 토큰 사용량 증가가 오히려 통신사의 비용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컴퍼니는 최근 보고서에서 AI 이용량 증가 속도가 관련 비용의 하락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사가 AI를 대규모로 도입할수록 이미 높은 기존 운영비에 토큰 비용까지 추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베인앤컴퍼니는 “AI 모델 가격이 매년 약 1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지더라도 실제 업무 하나를 처리하는 비용은 비슷하게 유지될 수 있고, 이용량이 증가하면 전체 토큰 비용은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산 LLM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더라도 모델 비용은 AI 서비스를 운영하는 전체 비용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베인앤컴퍼니는 통신사가 AI와 에이전틱 AI를 확대할 때 단순한 토큰 단가보다 업무 하나를 처리하는 데 실제로 얼마가 드는지 측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AI 컴퓨팅에 들어가는 비용을 별도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전용 예산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2026.09.25 08:00박수형 기자

NYSE, 토큰화 주식 유통망 확대…블록체인닷컴과 협력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블록체인닷컴과 손잡고 토큰화된 미국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서비스 확대에 나선다. 블록체인닷컴은 개인·기관을 대상으로 가상자산 지갑, 거래, 커스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두 회사는 디지털 거래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협약에 따라 블록체인닷컴은 뉴욕증권거래소가 구축할 예정인 디지털 대체거래시스템(ATS)에서 거래되는 토큰화 미국 주식과 ETF를 자사 이용자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뉴욕증권거래소가 추진 중인 토큰화 증권 서비스를 블록체인닷컴의 글로벌 이용자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양사는 시장 데이터도 교환한다. 뉴욕증권거래소 계열사인 ICE 데이터 서비스는 블록체인닷컴의 가상자산 시장 데이터와 분석 자료를 이용자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블록체인닷컴은 ICE와 뉴욕증권거래소의 시장 데이터 피드를 자사 플랫폼에 추가한다. 이번 협력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토큰화 증권 거래 플랫폼을 대상으로 5년간 적용되는 '혁신면제(Innovation Exemption)'를 도입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이뤄졌다. 혁신면제에 따라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토큰화 증권 거래 플랫폼은 증권거래법상 국가증권거래소로 등록하지 않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글로벌 거래소도 토큰화 주식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주식 토큰화 거래 서비스 '엑스스톡스(xStocks)'를 제공하는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은 나스닥과 별도 토큰화 주식 모델 구축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 로빈후드도 주식을 온체인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토큰화 주식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실물연계자산(RWA) 데이터 제공업체 RWA.xyz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토큰화 주식 가치는 31억4000만 달러(약 4조 2914억원)로 최근 한 달간 18% 이상 증가했다. 보유자 수도 같은 기간 약 72% 늘어난 387만명으로 집계됐다.

2026.09.24 10:27홍하나 기자

답변 대신 선택하는 AI '제브' 돌풍…개발자들이 주목한 이유

글을 쓰지 않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개발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질문에 문장으로 답하거나 코드를 생성하는 대신 정해진 선택지에서 하나를 고르거나 점수를 매기는 데 특화한 모델이다. 범용 AI가 사람과의 대화와 콘텐츠 생성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소프트웨어가 직접 사용할 수 있는 AI를 만들겠다는 접근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AI 스타트업 타입세이프 AI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첫 모델인 '제브(Jev)'를 공개했다. 오픈AI 연구원 출신인 디오고 알메이다가 설립한 타입세이프 AI는 모델 출시와 함께 4000만 달러의 투자 유치 소식도 알렸다. 알메이다 타입세이프 AI 최고경영자(CEO)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제브 소개 게시물은 이날 기준 38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개발자 플랫폼 기업 버셀은 18일(현지시간) 제브 출시 24시간 만에 유료 사용팀의 약 13%가 이를 사용했다며 자사 AI 게이트웨이 역사상 가장 빠르게 채택된 모델이라고 발표했다. 얼리 액세스 형태로 제공 중인 제브는 거대언어모델(LLM)과 비교해 출력 자체가 다르다. 일반적인 LLM이 텍스트를 생성하면 소프트웨어는 생성된 결과에서 필요한 값을 다시 추출해야 한다. 제브는 처음부터 소프트웨어가 사용할 수 있는 구조화된 값을 반환한다. 입력된 상태를 바탕으로 최대 255개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거나 2~10단계 점수를 매길 수 있다. 특정 진술이 참일 확률을 반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모든 결과에는 확률과 신뢰도가 제공된다. 이같은 설계는 모델 속도와 비용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 타입세이프 AI에 따르면 제브의 입력 가격은 100만 토큰당 0.042달러이며 출력 토큰은 무료다. 응답 시간은 70~500밀리초(ms·1000분의 1초) 수준이다. 회사 자체 평가에서는 기존 모델보다 최대 193.6배 빠르고 444.6배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브는 범용 생성형 AI를 대체하기보다 소프트웨어 내부의 판단을 맡는 모델을 지향한다. 고객 문의를 분류하거나 적절한 경로로 전달하고 대규모 데이터에서 특정 정보를 추출하는 작업이 대표적이다. 다른 AI 모델의 결과를 검증하거나 위험도를 판단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타입세이프 AI는 이를 AI 기반 워크플로와 실시간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구조화된 출력을 보장한다고 해서 판단 자체의 정확성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업무 환경에서 성능과 비용 효율이 유지되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타입세이프 AI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AI에는 소프트웨어가 의존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필요하다고 믿기에 회사를 시작했다"며 "새로운 활용 사례가 커뮤니티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6.09.21 14:50이나연 기자

[토큰증권 점검④] 블록체인 도입했지만 구조는 그대로…기술과 제도 '엇박자'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한 토큰증권 도입을 앞두고 금융위원회가 구체적인 정책 방향과 기술 기준을 내놨다. 토큰증권이 금융업계의 대표적 디지털 혁신으로 꼽히는 만큼 정책 발표에 엄청난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금융위가 내놓은 토큰증권 정책에 대해 업계는 기대와 함께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토큰증권 정책이 시장 수요와 글로벌 흐름, 기술적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주요국을 중심으로 토큰증권 도입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토큰증권은 증권의 발행·거래·이전·결제·소유권 기록 등에 블록체인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기존 금융 인프라보다 거래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 같은 블록체인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시스템 관리자 역할을 하는 전자등록기관 개입과 편의를 위해 하나의 장부를 둘로 나누는 등 전자증권 제도 구조를 상당 부분 유지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기존 시스템에 활용한 데이터베이스를 분산원정으로 대체한 수준에 그쳐, 블록체인 핵심 가치를 제도에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분산원장은 '원티어'인데…제도는 '투티어' 기존 전자증권 시스템은 한국예탁결제원(전자등록기관)과 증권사(계좌관리기관) 역할이 분리돼 있다. 증권사가 투자자 계좌를 관리하고 예탁결제원은 전자등록기관으로서 전자등록 업무와 배당금, 이자지급 등 권리 관리를 담당한다. 이러한 투티어(Two-tier) 구조는 중앙화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전자등록기관과 계좌관리기관이 각각 장부를 관리하는 기존 전자증권 시스템에 맞춰 설계됐다. 그러나 하나의 분산원장에 여러 노드가 증권 소유·이전 내역을 기록하는 블록체인 기반 토큰증권은 구조가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드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참여해 거래 정보를 저장, 검증하는 일종의 서버로, 노드가 많아질수록 네트워크 안정성과 데이터 신뢰성이 높아진다. 이승준 벤처시장연구원 변호사는 “블록체인은 모든 노드가 동일한 전체 장부를 보유하는 단일 장부 모델”이라며 “본질적으로 토큰증권은 하나의 분산원장에 모든 권리 내역이 기재되기 때문에 원티어(One-tier) 구조”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토큰증권 시스템에서도 기존과 같은 투티어 구조를 유지하면 전자등록기관과 계좌관리기관의 역할이 나뉘어지고, 결국 여러 노드가 하나의 원장에 참여해 생길 수 있는 이점을 얻기 어렵다. 이 변호사는 “블록체인에 투티어 구조를 인위적으로 적용하면 노드의 데이터 저장 방식과 트랜잭션 저장 방식에서 개념적인 부정합이 발생한다”며 “예탁결제원의 테스트베드 역시 기술적으로는 분산원장이라는 단일 장부로 설계됐지만 법적으로는 투티어로 보는 유연한 방식을 택했다”고 꼬집었다. 하나의 장부 공유하는데…권리관리는 왜 따로 전자등록기관의 권리관리 역할도 쟁점이다. 기존 전자증권 시스템에서는 전자등록기관과 계좌관리기관이 각각 관리하는 장부를 기반으로 배당·이자 지급, 의결권 행사 등 각종 권리업무가 이뤄진다. 현행 토큰증권 제도에서도 전자등록기관이 권리업무에 참여하는 기존 구조를 유지한다. 다만 블록체인에서는 하나의 분산원장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기존 역할 분담 필요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토큰증권은 모든 노드가 동일한 장부를 공유하는 구조인 만큼 권리업무를 특정 기관이 전담할 필요가 없다. 특히 전자등록기관이 직접 권리업무를 수행할 경우 정해진 조건에 따라 거래를 자동으로 실행하는 스마트컨트랙트 기반 자동화를 구현하는데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변호사는 “전자등록기관이 권리업무를 수행할 경우 제약조건이 추가돼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한 권리업무 자동화에 제약이 발생한다”며 “기술 위에 올라가는 구조는 전혀 바꾸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사실상 기존 증권 시스템 구조를 블록체인 위에 재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동환 법무법인 디엘지 변호사는 “증권거래 시스템에 토큰증권을 편입하려는 것”이라며 “기존 시스템이 큰 문제없이 잘 작동해온 만큼 블록체인 특성을 반영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미국은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 주식 거래 허용 미국에서는 분산원장을 증권의 공식적인 권리기록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제도적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SEC는 지난 17일(현지시간) 토큰화된 미국 주식 온체인 거래를 허용하기 위한 '혁신면제(Innovation Exemption)'를 발표했다. SEC는 일정 요건을 갖춘 토큰증권거래플랫폼(TSV)이 향후 5년간 증권거래법상 '증권거래소'로 등록하지 않고도 토큰화된 미국 상장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TSV가 사용하는 스마트컨트랙트는 누구나 감사할 수 있도록 공개돼야 하며 퍼블릭·퍼미션리스 분산원장에 배포해야 한다. 토큰화 주식은 단순히 해당 주식 가격을 추종하는 합성상품이 아니라 기존 주식과 동일한 이자, 배당지급 등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가상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법이 상원에서 절차를 넘지 못한 직후 나왔다.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가상자산 포괄 규제 법안인 클래리티법 입법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언급하며 온체인 주식 거래를 촉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결과적으로 토큰화 주식 시장에서 미국과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는 사실상 프라이빗 체인을 채택한데다 시스템 구조와 장부 관리 방식도 기존 전자증권 체계를 상당 부분 유지하고 있어 출발점부터 차이가 있다는 주장이다. 국내 가상자산 기업 관계자는 "금융위가 3단계 청사진으로 퍼블릭 블록체인 전환, 스테이블코인 결제 연계 등을 명시했지만 현 제도 수준으로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며 "결국 국내 기업만 시장선점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6.09.19 09:28홍하나 기자

美 SEC, 토큰 주식 거래 허용…5년간 '혁신 면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주식을 블록체인 기반 토큰 형태로 거래할 수 있도록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했다. SEC는 17일(현지시간) '혁신 면제(Innovation Exemption)' 관련 성명을 내고 “토큰화증권 거래 플랫폼(TSV)에서 토큰화된 주식을 제한적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한시적이고 조건부인 혁신 면제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TSV는 SEC가 이번 혁신 면제에서 새롭게 정의한 주식 토큰 거래 플랫폼이다. 사업자 지위를 부여하는 라이선스 방식이 아니라 SEC가 정한 일정 요건을 충족하고 절차를 이행하면 향후 5년간 국가증권거래소로 등록하지 않고도 미국 주식을 토큰화해 거래할 수 있다. 기존 주식처럼 의결·배당권 권리 부여해야 TSV는 기존 증권거래소처럼 오더북을 통해 매수·매도 주문을 연결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스마트컨트랙트로 운영되는 블록체인 기반 유동성 풀과 자동화마켓메이커(AMM)를 활용할 수 있다. AMM은 유동성 풀을 기반으로 기존에 설정해둔 조건에 따라 매수자와 매도자가 거래할 수 있도록 자동으로 연결해주는 시스템이다. 다만 토큰화가 가능한 주식은 실제 주식과 동일한 권리를 보장하는 토큰으로 제한된다. 단순히 특정 주식 가격만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배당권과 의결권 등 기존 주식과 동일한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가령 애플 주식에 의결권과 배당권이 있다면 토큰화된 애플 주식에도 같은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 기존 시장에서 애플 주식 거래가 중단될 경우 토큰화 주식 역시 거래를 중단해야 한다. 유동성 등급에 따라 거래 가능한 종목과 거래량에도 제한을 뒀다. 유동성이 가장 높은 주식의 경우 각 플랫폼에서 최대 75개 종목을 토큰화할 수 있으며, 종목별 평균 일일 거래량 0.25%까지만 처리할 수 있다. 두번째 등급에 해당하는 주식은 최대 250개 종목, 평균 일일 거래량 2.5%까지 거래할 수 있다. 공개형 블록체인 활용·안전장치 등 조건 충족해야 TSV가 혁신 면제를 적용 받으려면 ▲공개 고지 ▲거래 투명성 ▲거래정지 연계 ▲장부·기록 보관 ▲기술적 안전장치 등 SEC가 제시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기반 기술에도 조건이 붙는다.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소프트웨어는 공개돼 감사를 받을 수 있어야 하며 퍼블릭·퍼미션리스 블록체인에 배포돼야 한다. 이에 따라 로빈후드의 '스톡 토큰스(Stock Tokens)', 크라켄의 'xStocks', 온도파이낸스의 역외 상품 등 기존 주식 연계 토큰 상품이 이번 면제 제도를 활용하려면 상품 구조를 바꿔야 할 가능성이 있다. 해당 상품은 미국 주식 가격을 추종하지만 투자자가 기업 주식의 실제 주주가 되는 구조는 아니기 때문이다. 주식 발행사 반대 시 토큰화 불가 토큰화 대상 기업에도 거부권이 주어진다. 발행사와 관계없는 제3자가 특정 기업 주식을 토큰화하려면 거래 플랫폼은 거래를 시작하기 최소 30일 전에 해당 기업에 이를 통지해야 한다. 이 기간 발행사가 반대하면 토큰화 주식을 거래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발행사 거부권을 핵심적인 투자자 보호 장치로 평가하고 있다. 제3자 수탁 방식도 허용된다. 브로커딜러 등 중개기관이 실제 주식을 보유하고 이를 기반으로 토큰을 발행하는 구조다. 다만 이 경우에도 토큰이 기초 주식과 동일한 권리를 제공해야 하며 발행사가 반대하지 않아야 한다. 토큰 주식에 대한 레버리지와 대출은 이번 면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SEC “거래 효율성 높일 것” 기대…업계선 환영 SEC는 토큰 주식이 증권시장 인프라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크 우예다 SEC 위원은 성명을 통해 “토큰화는 증권의 발행, 거래, 이전, 결제, 소유권 기록과 같은 핵심 시장 인프라 기능을 현대화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이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투명성을 높이며 유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카를로스 도밍고 시큐리타이즈 최고경영자(CEO)는 한 외신 인터뷰에서 “실제 토큰화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토머스 코완 불리시 글로벌 토큰화 총괄은 “업계가 기대했던 것처럼 토큰화 주식 시장이 즉각 성장할 수 있도록 전면적으로 문을 연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미래 금융시장과 그 가능성을 위한 훌륭한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SEC 발표는 미국 가상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법의 상원 절차표결이 무산된 직후 나왔다. 클래리티법은 지난 15일 상원에서 법안을 다음 단계로 진행하기 위한 표결에서 찬성 49표를 얻는데 그쳐 필요한 60표를 확보하지 못했다. 다음 날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SEC가 기존 권한 내에서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후 하루 만에 토큰화 주식 거래에 대한 혁신 면제를 발표했다. SEC는 이번 조치를 완성된 규제 체계가 아닌 5년간 규제 실험으로 보고 있다. 제한된 규모에서 토큰화 주식 거래를 허용해 실제 시장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향후 규칙 제정과 입법 논의에 활용할 방침이다.

2026.09.18 09:06홍하나 기자

질문 난이도 따라 LLM 골라 쓴다…라이너, 모델 API 출시

라이너가 질문 난이도에 따라 적합한 거대언어모델(LLM)을 자동 배정해 답변 품질을 유지하면서 토큰 비용을 50% 이상 줄이는 모델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출시했다. 라이너는 AI 오케스트레이션 솔루션 '라이너 모델 API'를 출시했다고 15일 밝혔다. 기존에는 답변 품질을 높이기 위해 모든 질문을 고가의 프런티어급 모델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질문마다 난이도가 다른 만큼 간단한 질의까지 고성능 모델로 처리하면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라이너는 자체 AI 서비스를 운영하며 축적한 모델 평가 경험을 정밀 오케스트레이션 기술에 활용했다. 앞서 회사는 라이너 검색, 라이너 스콜라, 라이너 라이트, 라이너 파이낸스 등 다양한 AI 에이전트 제품을 운영하며 서로 다른 LLM 성능을 다각도로 비교·검증해왔다. 라이너의 실사용 환경 자체 데이터 평가 결과, 고성능 모델로 배정된 질의 비중은 약 43%로 나타났다. 코딩과 수학, 복합 추론이 필요한 고난도 질의는 상위 모델을 적용하고 나머지 57%의 일반 질의에는 효율적인 모델을 배정해 비용 절감 효과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라이너는 실제 이용자의 다양한 질의 패턴을 반영하기 위해 비식별 처리한 대표 질의 데이터셋도 구축했다. 일상적인 탐색부터 업무 처리와 학술 연구까지 다양한 이용 패턴을 분석해 모델 배정 알고리즘을 최적화했다. 라이너 모델 API는 기존 API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업이 새로운 LLM이 나올 때마다 모델별 성능과 비용을 직접 비교하고 교체해야 하는 부담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진우 라이너 대표는 "모든 질문을 상위 모델로만 처리하는 방식은 간단한 계산에 매번 슈퍼컴퓨터를 동원하는 것과 같다"며 "끊임없이 쏟아지는 신규 모델 성능과 단가를 개발사가 매번 검증하고 교체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라이너 모델 API가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비용 부담과 모델 선택의 피로감에서 벗어나 핵심 업무 혁신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부연했다.

2026.09.15 11:45이나연 기자

핀테크 기업 코나아이, 122억 자사주 소각·1주당 0.5주 무상증자

핀테크(금융+테크) 기업 코나아이가 이사회를 열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기주식 소각과 무상증자를 동시에 결정했다. 14일 회사에 따르면, 보유 중인 자사주 40만4760주 가운데 32만주(발행주식총수의 약 2.2%)를 이달 30일 소각하기로 의결했다. 소각 예정 금액은 평균 취득가액 기준 약 122억 2528만원이다. 이와 함께 보통주 1주당 0.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도 결정했다. 신주 배정기준일은 다음달 30일, 신주 상장예정일은 11월 23일이다. 이번 무상증자로 707만 9265주가 신규 발행되며 유통주식수 확대를 통해 거래 유동성을 높이고 소액주주 접근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코나아이는 배당금 확대와 분기배당 도입, 자사주 취득·소각으로 이어지는 주주환원 정책의 완결성을 높여왔다. 지난 2024년 주당 500원이던 결산배당금을 지난해 680원, 올해 1200원까지 확대했으며, 지난 3월에는 배당성향 기준을 기존 20% 이상에서 25% 이상으로 올렸다. 지난 6월 두 차례에 걸쳐 약 99억 70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데 이어 이번 소각을 통해 지난 3월 시행된 개정 상법의 자사주 소각 규정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 1610억원, 영업이익 462억원, 당기순이익 459억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메탈카드·지역화폐 등 핵심 사업과 알뜰폰(MVNO)·블록체인·증권형 토큰(STO) 등 신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바탕으로 올해 영업이익 1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조정일 코나아이 회장은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안은 기업의 성장 동력 기반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이익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근본"이라며 "이런 기반 위에서 시장에서 코나아이 주식의 가치를 높이고 유동성을 확보해 시장의 많은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등 사업 펀더멘털이 꾸준히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이번 결정에 대한 자신감의 배경"이라면서 "앞으로도 장기적인 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주주가치를 꾸준히 키워나가고, 주주 여러분과 신뢰를 바탕으로 소통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2026.09.14 11:19백봉삼 기자

스마트 컨트랙트로 자격 없으면 거래 막는다…신한운용 'K-비들' 밑그림

“기존 금융상품과 달리 온체인에서는 자산이 블록체인에서 직접 이동하기 때문에 통제 대상이 토큰 이동으로 확대됩니다. 따라서 토큰화 금융 상품은 사후 점검이 아니라 설계 단계부터 내부통제를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이진혁 신한자산운용 이사는 11일 여의도 2IFC에서 딜로이트와 타이거리서치가 주최한 '원화 기반 실물자산 토큰화의 시작과 자본시장의 기회'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하며 한국형 '비들(BUIDL)' 설계 방향을 제시했다. 블랙록은 미국 국채와 레포(환매조건부채권), 현금 등 단기 현금성 자산에 투자하는 토큰화 펀드 비들을 운용하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에서 토큰증권(ST)을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가이드라인을 공개한 가운데, 신한자산운용 역시 플룸네트워크와 손잡고 국채 등 원화 자산을 기반으로 한 이른바 'K-비들'을 준비 중이다. 핵심은 국채 등 기존 금융자산을 단순히 디지털 토큰으로 바꾸는데 그치지 않고, 투자자 확인부터 토큰 발행·이전·환매까지 주요 과정을 블록체인과 연결하는 것이다. K-비들, 달러로 투자하고 원화 국채 운용 신한자산운용이 그리는 K-비들 특징은 해외 기관투자자의 달러 자금을 원화 자산과 연결한다는 점이다. 구조는 비교적 단순하다. 해외 기관투자자가 달러로 투자하면 해당 자금이 국내로 유입된다. 이후 달러를 원화로 환전해 국채나 단기금융상품 등 원화 표시 단기자산에 투자한다. 즉 투자자는 달러로 자금을 넣지만 실제 펀드가 운용하는 기초자산은 원화 국채 등 국내 단기자산인 셈이다. 여기에 펀드 지분을 토큰화해 글로벌 온체인 시장과 연결하는 구조다. 신한자산운용은 상품 설계와 자산운용, 내부통제 및 규제 준수 등을 담당하고 파트너사는 실물연계자산(RWA) 플랫폼과 온체인 인프라, 토큰 유통을 담당하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다양한 기관투자자와 연결될 수 있도록 온체인 유통망을 확대하면서도 국내에서는 투자자 자격과 거래 제한 등 규제를 상품과 시스템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이진혁 이사는 “글로벌 유통이 확대되더라도 국내 거주자에 대한 제한이나 고객확인(KYC) 같은 국내 기준은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며 “규제를 완화해서 글로벌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국내 규제에 대한 통제를 유지하면서 유통 경로와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혀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큰 이전·거래, 사전 통제 특히 신한자산운용은 블랙록 비들의 핵심이 '토큰' 자체보다 토큰을 누가 보유하고 누구에게 이전할 수 있는지 통제하는 구조에 있다고 봤다. 블랙록 비들은 적격투자자를 대상으로 운용되며 사전에 승인된 투자자 간 토큰 이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 과정에서 발행사인 시큐리타이즈가 투자자와 토큰화 펀드 지분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신한자산운용은 이같은 방식을 국내 환경에 적용하기 위한 '트러스트 레이어' 개념을 제시했다. 기존 금융회사 내부통제가 거래가 발생한 이후에 이뤄졌다면, 온체인 금융에서는 거래가 발생하기 전 단계부터 스마트컨트랙트와 시스템을 이용해 허용되지 않은 거래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투자자 A의 지갑은 사전에 본인확인(KYC)과 투자자 자격 검증을 거쳐 화이트리스트에 등록한다. 이후 A가 토큰화된 국채 상품을 투자자 B에게 보내려고 할 때 B의 지갑 역시 허용된 지갑인지 확인이 이뤄진다. B가 화이트리스트에 없다면 스마트컨트랙트가 토큰 전송을 허용하지 않는 식이다. 플랫폼 가입 단계에서도 통제가 이뤄진다. 블록체인 밖인 오프체인 영역에서는 KYC 등을 통해 투자자 자격을 확인하고,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처음부터 상품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한다. 오프체인에서 누가 투자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온체인에서는 누구에게 토큰을 보낼 수 있는지 코드로 통제하는 이중 구조인 셈이다. 이진혁 이사는 “신한자산운용은 현지 규제를 철저히 준수하면서 변화하는 규제 환경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이 구조를 단계적으로 확장해 나가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6.09.11 17:01홍하나 기자

나스닥, 크라켄 모회사에 1억달러 투자…온체인 시장 노린다

나스닥이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의 모회사 페이워드에 1억 달러(약 1351억원)를 투자했다. 토큰화 자산과 24시간 거래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0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 외신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번 투자로 페이워드의 기업가치는 210억 달러(약 28조 3710억원)로 평가받았다. 페이워드와 나스닥은 토큰화 주식 시장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력을 확대한다. 아르준 세티 페이워드 공동대표는 “이번 협력 다음 단계는 주주 권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나스닥 주식 토큰을 멈추지 않는 거래 인프라 위로 확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에 앞서 나스닥과 크라켄은 지난 3월 토큰화 주식 금융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력 관계를 맺었다. 전통 금융시장과 온체인 시장을 연결하는 토큰화 주식 인프라 구축을 추진해왔다. 크라켄은 자사 플랫폼에서 나스닥 상장주식을 토큰화한 상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해당 토큰화 주식에는 기존 나스닥 상장주식과 동일한 의결권 등 주주 권리가 포함될 예정이다. 한편 나스닥은 최근 전통 증권시장을 넘어 토큰화 자산과 상시 거래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지난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토큰화 주식 거래를 위한 규정 변경안을 제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미국 대체거래시스템(ATS) 운영사 레벨 마켓 인수 계획을 공개했다. 크라켄도 글로벌 증권거래소와 손잡고 토큰화 주식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달 초 런던증권거래소(LSE)와 협력해 영국 주요 주식 상품의 가치를 추종하는 토큰화 주식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2026.09.11 09:11홍하나 기자

[토큰증권 점검③] 이름만 '분산원장'…권한 중앙화에 블록체인 취지 무색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한 토큰증권 도입을 앞두고 금융위원회가 구체적인 정책 방향과 기술 기준을 내놨다. 토큰증권이 금융업계의 대표적 디지털 혁신으로 꼽히는 만큼 정책 발표에 엄청난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금융위가 내놓은 토큰증권 정책에 대해 업계는 기대와 함께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토큰증권 정책이 시장 수요와 글로벌 흐름, 기술적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토큰증권은 여러 참여자가 동일한 거래 기록을 공유하는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증권을 발행·관리하는 디지털 증권이다. 하나의 중앙기관이 모든 거래 기록을 보관·관리하는 기존 시스템과 달리, 여러 노드가 원장을 나눠 보유하고 정해진 규칙에 따라 거래를 검증하는 것이 분산원장의 특징이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지난 4일 제시한 토큰증권 분산원장 표준요건을 두고 업계에서는 분산원장을 활용하면서도 주요 권한이 특정 기관에 집중된 구조라는 비판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한국예탁결제원이 모든 분산원장에 총량 관리 노드로 참여하고, 스마트컨트랙트를 변경할 때도 사전 승인을 받도록 했다. 이러한 구조는 토큰증권 상품과 분산원장이 늘어날수록 전체 시스템 병목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분산원장 핵심인 분산 운영과 스마트컨트랙트 기반 자동화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블록체인 도입 실익이 떨어질 수 있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모든 원장에 예탁원 노드 참여…'병목' 우려 금융위가 지난 4일 공개한 가이드라인은 예탁결제원이 모든 토큰증권 분산원장에 총량 관리 노드로 직접 참여하도록 규정했다. 노드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거래 기록을 저장·검증하는 서버다. 여러 독립적인 주체가 각각 노드를 운영하면 특정 기관이나 시스템 하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장애에 대응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규정대로라면 향후 토큰증권 시장이 커져 수많은 분산원장이 만들어질 경우다. 현재 예탁결제원이 금융권에서 활용하는 블록체인 노드 운영 소프트웨어인 베수(Besu) 등을 통해 일정 규모 노드를 운영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토큰증권 상품과 분산원장 수가 크게 늘어날 경우 시장 확장이 제약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새로운 분산원장을 구축하거나 기술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예탁결제원의 개발·검증 작업이 사업 진척을 좌우할 수 있다. 서병윤 DSRV 공동대표는 “결과적으로 예탁결제원의 개발, 승인 속도가 시장 전체 기술 도입 속도에 병목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토큰증권 발행 총량과 권리관계를 감독할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예탁결제원이 모든 분산원장 운영에 직접 참여해야 하는 것은 별개 문제라고 주장한다. 예탁결제원이 모든 권한을 쥐기보다 감독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서 공동대표는 “예탁결제원만 직접 합의 노드를 운영하기보다 감독용 노드, 조회 전용 노드, 암호학적 상태증명, 표준 API, 독립 대사 등을 통해 총량과 권리 상태를 검증하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스마트컨트랙트 바꿀 때마다 사전승인…자동화 장점 퇴색 스마트컨트랙트 운영 요건을 두고도 비슷한 지적이 나온다. 스마트컨트랙트는 토큰증권의 발행·이전·거래 제한 등 조건을 코드로 정해 자동으로 실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배당이나 상환, 권리 변경, 거래 조건 등을 코드로 구현해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처리한다. 하지만 금융위가 공개한 가이드라인은 스마트컨트랙트 운영·변경에 대해 전자등록기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스마트컨트랙트 변경이 필요한 경우 한국예탁결제원 등 전자등록기관에 변경 내용과 총량관리 업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사전에 통보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단순 기능 개선이나 보안 패치 업데이트, 서비스 고도화까지 일률적으로 사전 승인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다. 이 경우 사업자가 새로운 기능 도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업무를 자동화하고 신속하게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블록체인 도입 취지가 약화된다. 황석진 동국대 교수는 “투자조건 변경 등 주요 사안이 아니라 단순 기능개선을 할 때마다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면 사업자들이 보수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며 “블록체인 자동화와 신속성이라는 장점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승인은 예탁원이, 사고 책임은 사업자가?…책임소재도 논란 책임 구조가 모호해질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스마트컨트랙트 변경을 위해 전자등록기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실제 서비스를 개발·운영하는 주체는 사업자다. 사전 승인을 받은 스마트컨트랙트에서 장애나 사고가 발생할 경우 승인기관과 사업자 중 누가 어느 범위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 불분명해질 수 있다. 특히 승인기관 역할이 단순히 총량관리 등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수준인지, 스마트컨트랙트 기술 안정성과 보안성까지 검증하는 것인지에 따라 책임 범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황 교수는 “서비스 장애나 사고 등에 대한 사업자 책임을 명확하게 하고 전자등록기관에는 감독권을 주는 방식이 낫다”며 “가장 큰 문제는 사실상 모든 것을 사전에 통제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증권사와 블록체인 업계는 금융당국이 토큰증권 인프라로 분산원장과 스마트컨트랙트를 도입하지만, 기존 중앙집중형 시스템과 유사한 구조로 설계했다고 꼬집었다. 한 증권사 디지털자산 담당자는 “지금까지 나온 기술 요건을 보면 인프라만 바뀌었을 뿐 한 곳에 권한이 몰려 있는 구조와 체계는 기존과 같다”며 “굳이 블록체인을 쓸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2026.09.10 10:28홍하나 기자

美 "中 AI 기업, GPT·클로드서 수십억 토큰 빼내 자사 모델 학습"

미국 정보·사이버보안 당국이 중국 인공지능(AI) 기업들이 GPT, 클로드 등 미국 최첨단(프런티어) AI 모델에서 수십억 개 토큰을 추출해 자사 AI 모델 학습에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미국 AI 기술 리더십과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산업적 규모의 증류' 활동으로 규정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 연방수사국(FBI), 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국(CISA)은 8일(현지시간) '미국 AI 기업을 대상으로 산업적 규모의 증류 캠페인을 수행하는 중국 AI 기업'이라는 제목의 공동 사이버보안 권고문을 발표했다. 권고문에서 미국 당국이 지목한 중국 AI 기업은 딥시크, 문샷AI, 알리바바, 미니맥스, 스텝펀, Z.AI 등 6곳이다. 이들 기업은 2024년 말부터 클로드, GPT, 제미나이, 그록 등 미국 프런티어 AI 모델에 수백만 건의 요청을 보내 수십억 개 토큰을 추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증류는 성능이 뛰어난 AI 모델 출력물을 다른 AI 모델이 학습해 성능을 높이는 방식이다. 미국 당국도 증류 자체는 합법적이고 유용한 AI 개발 기법이라고 전했다. 다만 중국 AI 기업들이 미국 AI 기업의 이용약관과 지역 제한을 우회하면서 독점적인 기능과 역량을 대규모로 추출한 점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특히 딥시크는 2024년 말부터 미국 AI 모델을 대상으로 조직적인 증류 캠페인을 벌여 R1·V3 모델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률 특화 기능과 연쇄적 사고(CoT) 기반 추론, 에이전트 기능, 소프트웨어 등 특정 기능과 역량을 집중적으로 추출했다는 것이다. 중국 AI 기업들은 미국 AI 모델에 접근하기 위해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와 원격 클라우드, 제3자 API 집계업체 등을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제한을 우회하기 위해 '트랜스퍼 스테이션'으로 불리는 회색시장 프록시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계정과 경로를 분산 운영하고 프롬프트 인젝션과 탈옥 기법을 이용해 미국 AI 모델의 CoT 추론 과정까지 추출하려 했다는 게 당국 설명이다. 미국 당국은 이같은 대규모 증류가 중국 AI 기업의 모델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고 미국 기업의 경쟁우위를 훼손할 수 있다고 봤다. 여러 미국 프런티어 모델에서 각각 뛰어난 기능을 골라 추출해 자사 모델에 활용하는 행위가 미국의 기술 리더십을 위협한다고도 평가했다. 미국 당국은 자국 AI 기업에 비정상적인 계정·프롬프트·네트워크와 대규모 사용 패턴을 탐지하고, 증류가 의심되는 요청에는 응답의 추론 깊이나 품질을 낮출 것을 권고했다. 또 AI 모델 사업자와 클라우드·API 업체 간 의심 계정과 공격 패턴 등의 정보를 공유할 것을 제안했다. NSA·FBI·CISA는 "산업적 규모의 증류에 대응하려면 미국 정부와 민간 기업, 동맹국을 아우르는 협력과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6.09.09 14:44이나연 기자

[토큰증권 점검②] 글로벌은 연결하는데 韓은 막혀…프라이빗체인 채택 논란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한 토큰증권 도입을 앞두고 금융위원회가 구체적인 정책 방향과 기술 기준을 내놨다. 토큰증권이 금융업계의 대표적 디지털 혁신으로 꼽히는 만큼 정책 발표에 엄청난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금융위가 내놓은 토큰증권 정책에 대해 업계는 기대와 함께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토큰증권 정책이 시장 수요와 글로벌 흐름, 기술적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토큰증권은 증권의 발행과 유통 과정에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하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증권이다. 기존 증권 시스템과 달리 여러 참여자가 하나의 분산원장을 공유해 거래 기록을 공동으로 확인·관리할 수 있어 증권 발행·거래·결제 과정을 효율화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누구나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는 퍼블릭체인을 활용하면 여러 국가와 사업자가 같은 네트워크로 자산과 서비스를 운용할 수 있어 유동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지난 4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토큰증권 분산원장 표준요건 가이드라인'을 두고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이러한 장점을 제대로 살리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분산원장 참여자를 제한하고 토큰증권을 하나의 원장에만 발행·유통하도록 하는 등 사실상 폐쇄적인 구조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큰증권 인프라 '프라이빗체인'으로…상호운용성 제약 블록체인 업계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퍼블릭체인을 활용한 자산 토큰화와 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상호운용성'을 확보하는 추세인 반면, 국내 토큰증권은 특정 체인에 고립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분산원장에는 전자증권법상 권한이 있는 전자등록기관과 계좌관리기관만 참여할 수 있다. 참여자인 증권사 등은 분산원장에 정보를 작성하고 관리하는 권한을 갖는다. 이는 허가받은 기관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프라이빗체인 구조다. 퍼블릭 블록체인이 인터넷처럼 개방된 네트워크라면 프라이빗체인은 허가받은 기관이 이용하는 폐쇄형 네트워크인 셈이다. 블록체인 업계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토큰증권 발행·이전 권한을 통제하는 것과 블록체인 네트워크 자체 참여자를 제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퍼블릭 블록체인을 활용하더라도 고객확인(KYC)을 거친 투자자만 토큰증권을 거래하도록 하고, 인가받은 금융사에만 발행·이전·동결 등 권한을 부여하는 기술적 설계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처음부터 프라이빗체인을 전제로 시스템을 구축하면 향후 퍼블릭체인과 연결하거나 전환할 때 추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병윤 DSRV 공동대표는 “프라이빗 분산원장을 토큰증권 시스템의 기본 구조로 사실상 규정했다”며 “토큰증권 발행·이전 권한을 제한하는 것과 네트워크 전체 참여자를 제한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비판했다. '한 종목=한 원장'…”굳이 블록체인 쓸 이유 없어” 또 다른 논란은 '하나의 증권은 하나의 분산원장에서만 발행·유통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토큰증권은 한 종목당 하나의 분산원장에서 발행·유통해야 한다. 발행 이후 해당 토큰증권의 일부 또는 전부를 다른 분산원장으로 이전하는 것도 금지된다. 기존 시스템과 비교하면 한 상품 당 하나의 서버만 써야 한다는 것과 같다. 블록체인 업계는 이러한 구조가 분산원장 활용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통상 하나의 블록체인에는 여러 종류 자산과 거래 정보를 함께 기록할 수 있는데, 이를 종목별로 분리하면 별도 인프라를 일일이 구축·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블록체인 기술업체 고위 관계자는 “원래 하나의 분산원장에는 다양한 정보를 기록할 수 있는데 종목이 10개라면 분산원장도 10개를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는 가이드라인에서 말하는 '종목'의 범위에 대한 추가적인 법령 해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개별 토큰증권 상품 하나를 의미하는지, 상품군을 의미하는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해석에 따라 실제 구축해야 하는 분산원장 수와 비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관련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른 원장으로 이동 금지…유동성 '섬' 될라 더 큰 문제는 한 번 발행된 토큰증권을 다른 분산원장으로 이전할 수 없도록 했다는 점이다. 업계는 제도 도입 초기에는 토큰증권 총량을 정확하게 관리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일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글로벌 실물연계자산(RWA), 퍼블릭 블록체인, 스테이블코인 등 연결 시장이 형성될 경우 국내 토큰증권 상호운용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블록체인에서 발행된 토큰증권이 다른 블록체인으로 이동할 수 없다면 해당 자산과 투자자가 특정 원장 안에 갇히게 된다. 여러 금융사가 각각 다른 원장을 구축할 경우 시장과 유동성이 원장별로 쪼개질 가능성도 있다. 한 블록체인 기술기업 대표는 “토큰증권이 발행된 원장 밖으로 이동할 수 없다면 거래 유동성도 제한될 수 있다”며 “국내에서도 유동성이 파편화될 수 있는데, 이런 구조라면 굳이 블록체인을 사용하지 않고 기존 전자증권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 낫다”고 지적했다. 황석진 동국대 교수도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상품을 특정 사업자에게 묶어두기보다 권리자 기록과 결제의 정합성을 기반으로 플랫폼 간 상호운용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금은 프라이빗, 향후 퍼블릭?…업계 “이중 비용 우려” 금융위가 토큰증권 인프라로 당장은 프라이빗체인을 규정하면서도, 향후 과제로 '상호운용 기술'을 제시하면서 시스템 구축에 따른 이중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금융위는 지난 4일 보도자료에서 “원활한 온체인 결제를 위해 서로 다른 분산원장을 시스템적으로 연계하는 상호운용 기술 활용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향후 퍼블릭체인 전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 가이드라인에는 하나의 토큰증권이 다른 원장으로 이동하는 것을 제한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서로 다른 원장을 연결하겠다는 방향을 동시에 제시한 셈이다. 업계가 우려하는 또 다른 문제는 비용이다. 현재 제시된 표준에 따라 시스템을 구축한 뒤 향후 퍼블릭체인이나 다른 분산원장과의 상호운용을 허용하면 기존 시스템을 다시 손봐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몇몇 증권사는 이미 2023년 금융위가 발표한 토큰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기반으로 관련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이번 표준요건에 맞춰 시스템을 수정하고 향후 상호운용 기준이 추가되면 또 다시 개발 작업을 해야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디지털자산 부서 관계자는 “이미 2023년 금융위가 내놓은 토큰증권 가이드라인에 맞춰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현재 나온 내용을 고려하면 다시 손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자세한 시행령은 9월 말에 나오는데 시행일인 내년 2월 전까지 분산원장을 만들고 상품도 발굴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기존에 구축했던 체인을 향후 퍼블릭체인과 연결하거나 전환하려면 그에 따른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기술 구현 방식이 나오지 않아 9월 말 시행령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토큰증권 발행 허용 범위와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등록 요건 등 하위법규에 담길 세부 내용을 이달 말 공개하고 의견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퍼블릭체인과의 연계 가능성과 상호운용성을 고려한 기술 기준이 추가로 제시될지 주목하고 있다.

2026.09.09 11:17홍하나 기자

[토큰증권 점검①] '디지털 혁신' 문 열렸지만…"팔 게 없다"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한 토큰증권 도입을 앞두고 금융위원회가 구체적인 정책 방향과 기술 기준을 내놨다. 토큰증권이 금융업계의 대표적 디지털 혁신으로 꼽히는 만큼 정책 발표에 엄청난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금융위가 내놓은 토큰증권 정책에 대해 업계는 기대와 함께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토큰증권 정책이 시장 수요와 글로벌 흐름, 기술적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토큰증권은 블록체인 기술인 분산원장을 활용해 증권 발행·관리·유통 방식을 혁신하는 새로운 형태의 증권이다. 분산원장은 블록체인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암호화 기술을 활용해 거래 정보를 검증하고 동일한 원장을 공동으로 분산 관리하는 기술이다. 증권의 발행·보유·이전 내역을 분산원장에 기록하기 때문에 거래 투명성과 관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점이 토큰증권의 대표적인 장점이다. 다양한 자산에 대한 권리를 세분화해 증권으로 발행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토큰증권이 도입될 경우 새로운 투자상품과 시장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 때문에 토큰증권은 금융업계의 대표적인 디지털 혁신으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 4일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토큰증권 정책에 대해선 비판이 쏟아졌다. 증권업계에서는 정책 실효성에 대한 아쉬움과 불만이 터져 나왔다. 금융당국이 토큰증권 대상 상품을 시장 수요가 적은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상품' 위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금융위가 발표한 토큰증권 정책 방향에 따르면 제도 시행 1단계인 내년 2월 7일부터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머니마켓펀드(MMF)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사채 ▲비상장주식 신탁상품을 토큰화할 수 있다.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MMF와 사모사채는 이름 그대로 일반 개인이 아닌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이다. 비상장주식 신탁상품은 비상장주식을 신탁하고 이에 대한 수익권을 증권으로 발행하는 구조다. 업계서 기대한 투자계약증권, "언제 허용될지 몰라" 문제는 이번에 허용된 상품의 수요다. 토큰증권 사업을 준비해 온 증권업계는 제도가 열리더라도 해당 상품만으로 초기 시장을 키우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 디지털자산 부서 관계자는 “해당 상품에 대한 기관 수요가 크지 않고 리스크도 있다”며 “증권사가 (토큰화)하고 싶어하는 것은 다양한 상품을 증권화할 수 있는 비금전신탁수익증권, 투자계약증권”이라고 말했다. 비금전신탁수익증권은 부동산, 미술품 등 자산을 신탁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을 받을 권리를 증권화한 것이다. 투자계약증권은 한우 등 공동사업에 투자하고 사업 손익에 대한 권리를 증권화한 것이다. 두 상품 모두 다양한 실물자산·사업에 대한 권리를 세분화해 투자상품으로 만들 수 있어 토큰화할 경우 발행·관리 효율성과 거래 편의성을 높일 수 있어 증권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두 상품이 허용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특히 금융위는 공유지분형 투자계약증권의 유통과 사업형 투자계약증권 발행에 대해 투자자 보호 위험을 추가로 살펴보기 위해 연구용역을 검토하기로 한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추가적인 제도 검토가 필요한 만큼 실제 허용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투자계약증권이 언제 열릴지 모른다”고 말했다. 비상장주식 거래 길 열려있어…신탁수익증권 유인 부족 비상장주식 신탁상품을 우선 허용한 것을 두고도 아쉬움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투자자 수요가 많은 상장주식이 토큰화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디지털자산 부서 관계자는 “비상장증권 경우 이미 전용 서비스 등 다른 채널을 통해 살 수 있는데 굳이 신탁수익증권으로 살 필요가 없다”며 “사실상 토큰증권을 하지 말라는 것인지 시장 수요 측면에서 세 상품을 허용한 점에 대해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결국 제도가 시행되더라도 초기 토큰증권 시장 거래와 판매 규모가 기대만큼 커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술적으로 토큰증권을 발행할 수 있는 길은 열리지만, 투자자가 실제로 사고 싶어하는 상품이 충분하지 않으면 시장 활성화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증권사 디지털자산 부서 관계자는 “기관투자자 사모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며 “해외는 토큰화 시장이 활성화된 반면 우리나라는 막상 서비스를 출시했을 때 투자자들이 실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9.08 10:50홍하나 기자

조각투자 넘어 주식·채권까지…韓 토큰증권 시장 넓어진다

국내에서도 주식·채권·펀드 등 기존 금융상품의 토큰화가 본격 추진된다.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사모 머니마켓펀드(MMF) 토큰 '비들(BUIDL)', 홍콩의 녹색국채 토큰화 등 해외에서 금융상품 토큰화가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조각투자와 기존 정형증권의 토큰화 방안을 담은 '토큰증권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방향은 민관 합동 토큰증권 협의체가 세 차례에 걸쳐 논의한 결과를 종합한 것이다. 토큰증권은 통상 블록체인 장부에 기재돼 발행·유통되는 증권을 의미한다. 기존 전자증권과 마찬가지로 전자적 방식으로 증권계좌부를 작성하지만, 분산원장을 증권계좌부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번 정책방향에 따라 토큰화 대상은 신종·비정형증권인 조각투자뿐 아니라 주식·채권·펀드 등 기존 정형증권으로 확대된다. 초기 토큰증권 인프라 논의가 조각투자를 중심으로 진행된 것에서 범위를 넓힌 것이다. 다만 토큰화는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1단계는 개정 전자증권법이 시행되는 내년 2월 7일부터 시작된다. 우선 펀드·채권은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방식의 MMF와 사채를 토큰화하고, 주식은 비상장주식을 신탁하는 방식으로 토큰화한다. 조각투자는 1단계부터 공모 조각투자증권의 토큰화를 허용한다. 조각투자 상품, 미술품·한우에서 장래매출채권까지 확대 조각투자에 대한 정책 가이드라인도 함께 나왔다. 가장 큰 변화는 조각투자의 기초자산 범위도 넓어진다. 비금전신탁 수익증권의 경우 여러 기초자산을 묶어 하나의 조각투자증권으로 발행하는 '기초자산 집합화(풀링)'를 조건부로 허용한다. 예컨대 기존에는 개별 미술품을 기초자산으로 조각투자 상품을 만들었다면 앞으로는 일정 요건을 갖춰 여러 자산을 묶어 하나의 상품으로 만드는 것도 가능해진다. 다만 기초자산이 동일 종류여야 하고 집합화 기준과 목적이 명확해야 한다. 부실자산을 포함해서는 안되며 개별자산을 구분할 수 있는 정보도 제공해야 한다. 장래매출채권처럼 향후 권리나 수익의 실현 여부가 불확실한 자산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조각투자 기초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안정적인 기초 법률관계가 존재하고 가까운 장래에 발생이 예상되며, 신용보완 등 강화된 투자자 보호조치를 갖춰야 한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공모 원칙도 마련했다. 1인당 청약한도는 기초자산의 성격과 규모 등 개별 특성을 고려해 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금융위는 '3000만원과 발행금액의 5% 중 작은 금액'을 표준 예시로 제시했다. 공모물량 역시 특정인에게 몰아주는 것을 막기 위해 일반투자자 배정 및 균등배정 최소 비율을 사전에 내규로 정하도록 권고했다. 토큰화, 단계적 추진…스테이블코인 결제 연동이 최종 2단계에서는 1단계의 안정성과 효율성, 시장 수요 등을 점검하면서 공모증권 토큰화 등으로 인프라를 확대한다. 3단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등을 결제수단으로 연계해 온체인 결제를 구현할 계획이다. 다만 2·3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은 기술혁신 속도와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차상진 법무법인 비컴 변호사는 “주식과 비상장주식을 신탁방식으로 토큰화한다는 것은 24시간 7일 내내 거래가 가능한 로빈후드 모델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라며 “정기 주식거래시간이 이후에도 거래 시장이 열리는 만큼 거기에 대한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금융위는 토큰증권 시스템 구축 방안도 공개했다. 증권사 등이 토큰증권 발행을 위한 분산원장(메인넷)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전자등록기관인 예탁결제원의 토큰증권 시스템과 연계하는 방식이다. 기존 전자증권은 발행·유통·권리관리를 위한 시스템이 이미 구축돼 있지만 토큰증권은 분산원장에 맞는 새로운 인프라가 필요하다. 기존 전자증권 시스템의 모든 기능을 토큰증권 시스템에서 한 번에 구현할 경우 개발 부담이 크고 발행·유통 과정의 안정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게 금융위의 판단이다. 금융당국은 토큰증권을 자본시장 전반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증권의 발행, 거래, 청산, 결제, 권리행사, 기초자산 등 자본시장 전체 가치사슬을 하나의 디지털 자본시장이라는 관점에서 연결하겠다”고 강조했다.

2026.09.07 13:45홍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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