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보고서] 16세대 크라운, 우렁찬 엔진음…기함다운 저력
토요타의 헤리티지 모델을 꼽으라하면 단연 크라운을 부를 것이다. 1955년 출시한 최초의 양산차이자 토요타의 혁신과 도전을 상징하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이를 현대자동차로 치면 최초 양산 모델 포니가 출시 이후부터 지금까지 세대를 거듭해 포니만의 영역을 갖춘 것으로 보면 이해하기 쉽다. 크라운은 뛰어난 내구성과 효율성, 고급스러움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따라 토요타 모델 중 가장 오랜 기간 라인업을 유지한 승용차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일본에서 출시한 크라운은 16세대로 올해 6월 토요타코리아를 통해 국내에 정식 출시됐다. 기자는 크라운 2.5L 하이브리드(HEV)를 타고 서울 도심을 주행했다. 약 100㎞ 주행 결과 크라운이 왜 토요타 플래그십인지 체감할 수 있었다. 토요타 2.5L HEV 가격은 5천750만원이다. 복합연비는 17.2㎞/l, 도심과 고속은 각각 17.6㎞/l, 16.6㎞/l로 나타났다. 크라운의 크기는 전장 4천980mm, 전폭 1천840mm, 전고 1천540mm이다. 국내에 출시한 16세대 크라운은 크로스오버유틸리차(CUV) 형태로 국내 비교군이 마땅치 않다. 다만 현대차 그랜저보다는 살짝 작은 대신 높다. CUV 형태답게 넉넉한 트렁크 공간을 제공한다. 폭 9.5인치에 드라이버 길이 46인치 골프백의 경우 총 4개까지 들어간다. 크라운은 토요타 내에서도 럭셔리 라인이다. 렉서스와도 견줄 만큼 차별화된 요소가 있다. 일단 차에는 토요타 로고가 아닌 왕관 엠블럼이 적용됐다. 전면에는 전방 지향적인 헤머헤드 디자인과 수평으로 가로지르는 주간 주행등을 배치해 강조했다. 헤드램프는 쿼드 빔으로 11개 LED가 적용된 AHS 유닛이 포함돼 야간 주행 상황에서 최적화된 조도를 제공한다. 측면에는 전통적인 세단 디자인을 벗어나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느낌을 조화롭게 구현했다. 전면부와 짧은 후면부의 조화는 차가 멈춰있는 상태에서도 앞으로 나가는 느낌을 주게 만든다. 휠은 21인치 대구경 휠을 장착했다. 후면은 일자형 수평 LED 테일램프로 야간 시인성을 확보하고 크라운만의 디자인으로 정체성을 확보했다. 크라운의 실내는 깔끔하다. 크라운은 일본에서 판매하다가 북미까지 확대된 모델이다. 그런 만큼 실용을 강조하는 요소를 곳곳에 넣었다. 크라운 인테리어 컨셉은 아일랜드 아키텍처로 직관적이면서 편안함을 강조한다. 실내에는 12.3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아래 공조장치 컨트롤 패널과 자주 사용하는 기능들을 물리버튼으로 적용했다. 토요타는 양품염가라는 제조전략을 바탕으로 꼼꼼한 마감과 프리미엄 소재를 적용했다. 웜 스틸 장식으로 고급스러움을 의도하고 천연 가죽 시트 등 내장 부품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써서 고급스럽고 풍요로운 공간을 연출했다. 운전대(스티어링휠)는 3-스포크로 손에 딱 달라붙듯 잡혔다. 전반적으로 운전자의 시야가 분산되지 않게 배치됐다. 크라운의 장점은 무엇보다 부드러운 승차감이다.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가죽시트는 장시간 운전을 해도 불편함이 없으며 앞좌석 통풍시트와 앞/뒷좌석 열선시트로 국내 운전자들이 필요한 옵션도 갖췄다. 특히 운전자 옵션 중 오토홀드는 편리했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크라운 2.5L HEV에서 가장 감명 깊었던 부분은 엔진이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우렁찬 소리와 함께 속도감을 제공한다. 시스템 총출력 239마력인 이 엔진은 하이랜더에도 장착됐는데, 부드러운 주행감을 준다. 함께 조합한 변속기 e-CVT는 전기모터와 유성기어 세트를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가솔린 CVT의 취약성과는 다르다. 크라운은 마음 놓고 타는 토요타(The Toyota Peace of Mind) 전형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크라운 2.5L HEV는 출시 이후부터 2.4L 듀얼부스트 HEV에 가려져 있었다. 하지만 2.5L HEV도 충분히 좋은 승차감을 제공한다. 크라운의 플랫폼은 렉서스 ES와 공유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승차감은 충분히 보장할 만하다. 한줄평: 토요타 최초이자 최장 양산차다워…고급세단과 SUV 합친 차를 원한다면 고려할만한 선택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