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서 발견된 유리 조각, 거대 소행성 충돌 증거"
호주 남부에서 발견된 정체불명의 유리 조각들이 수천만 년 전 거대한 소행성 충돌 때문에 생긴 것으로 드러났다고 라이브사이언스, 어스닷컴 등 외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주 커틴 대학교 연구진들은 이 유리 조각들이 그 동안 알려진 어떤 퇴적층에도 속하지 않는 물질로 판명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 물체가 녹아 내린 암석이 비행 중 식은 뒤 폭 약 900km에 이르는 넓은 지역에 흩어져 떨어지면서 형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 달 말 국제학술지 지구·행성 과학 회보(Earth and Planetary Science Letters)에 실렸다. 연구진은 남호주 박물관에 보관된 수천 점의 텍타이트의 밀도와 자기적 특성을 분석 후, 이 중 특이한 417개를 프랑스로 가져와 추가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수십 년 전 처음 보고됐던 이례적인 텍타이트와 동일한 화학적 구성을 가진 6개의 텍타이트를 발견했다. 연구는 충돌로 생성되는 자연 유리질 운석인 '텍타이트(tektite)'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텍타이트는 운석이 지구에 충돌하며 녹은 암석을 사방으로 흩날려 굳어지며 형성된다. 논문 공동저자 커틴대학 지구화학자 프레드 조던은 “이 유리는 호주에서만 발견되는 독특한 물질로, 지금까지 전혀 알지 못했던 고대 충돌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텍타이트가 지역 내 다른 텍타이트와 연대와 조성이 뚜렷하게 다르고, 약 1만100만년 전 확인되지 않았던 소행성 충돌로 생성된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이 고대 충돌에서 나온 텍타이트를 '아낭구아이트(ananguites)'라고 명명됐다. 조던은 “이 작은 유리조각들은 지구의 깊은 역사를 간직한 작은 타임캡슐과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발견을 더 흥미롭게 만드는 점은 충돌 규모가 엄청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당 분화구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이와 관련된 분화구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연구진은 필리핀, 인도네시아, 파푸아뉴기니 등 몇 곳을 후보지로 제시했다. 특히 활발한 화산 활동이 이어지는 파푸아뉴기니에서는 충돌구가 화산 지형으로 오인되었거나 긴 세월 동안 지형 변형에 의해 가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구가 대형 소행성 충돌을 얼마나 자주 겪었는지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동시에, 텍타이트를 생성할 만큼의 거대 충돌이 이전에 생각보다 더 빈번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조던은 “대형 소행성이 언제, 얼마나 자주 지구와 충돌했는지 이해하는 것은 미래의 충돌 위험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되며, 이는 행성 방어에도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