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멈춘 날...쿠팡·컬리만 뛴다
주요 택배사들이 '택배 쉬는 날'을 맞아 배송을 중단한 가운데 자체 물류망을 구축한 이커머스 업체들은 평소와 같이 배송을 이어가고 있다. 택배사 휴무에 따라 배송 여부가 갈리면서 자체 물류망을 직접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이 이커머스 업계의 주요 경쟁 요소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과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로젠택배 등 주요 택배사는 이날부터 배송 업무를 일시 중단했다. 택배 종사자의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해 매년 8월 14일을 중심으로 시행되는 '택배 쉬는 날'에 따른 조치다. 반면 자체 물류·배송망을 운영하는 쿠팡과 컬리 등은 정상적으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외부 택배사의 배송 일정에 전체 서비스가 좌우되지 않는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택배사 쉬어도 정상 배송…비결은 자체 물류망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 롯데글로벌로지스는 14~15일 배송을 중단한다. CJ대한통운은 16일부터 순차적으로 배송을 정상화하고 한진택배는 16~17일 휴일 배송을 진행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16~17일 휴일 배송 대상 물량을 처리한 뒤 집화를 포함한 전체 택배 업무를 18일부터 정상 운영한다. 우체국소포도 14일 배송을 쉬며 13~14일 신선식품 등 부패 우려가 있는 소포 접수를 제한한다. 개별방문소포 서비스는 19일까지 중단된다. 반면 자체 배송망을 갖춘 쿠팡과 컬리는 연휴에도 배송을 이어간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정상 운영하고 컬리도 자체 물류망을 이용한 샛별배송을 계속한다. 다만 컬리의 일부 지역처럼 외부 택배사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배송이 중단될 수 있다. 네이버는 상품 판매를 중개하는 플랫폼인 만큼 배송 일정도 각 판매자가 이용하는 택배사와 배송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편의점 택배 역시 연계된 택배사에 따라 집화와 배송 일정이 달라질 수 있다. 쿠팡은 이번 택배 쉬는 날에도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 등을 정상 운영하고 있다. 외부 택배사에 배송을 맡기지 않고 자체 물류망을 통해 상품 입고부터 배송까지 처리하는 만큼 택배사의 휴무 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 택배 쉬는 날을 앞두고 별도로 배송 인력을 늘리거나 물량을 확대하지도 않았다. 평소와 동일한 방식으로 배송망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 관계자는 “택배가 쉬는 날이라고 해서 평소 쿠팡을 이용하지 않던 소비자가 갑자기 쿠팡에서 주문하는 식의 변화는 없다”며 “물량이 늘어 인력을 추가해야 했던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일배송이나 새벽배송 등 원하는 방식으로 배송할 수 있다는 것이 경쟁력”이라며 “자체 배송망이 갖는 힘은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컬리도 자체 물류망을 이용하는 샛별배송을 이번 연휴에 정상 운영하고 있다. 컬리는 물류 자회사를 통해 샛별배송 물량을 처리하고 있어 주요 택배사의 휴무와 관계없이 배송이 가능하다. 다만 컬리에서 판매되는 모든 상품이 택배 쉬는 날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샛별배송이 제공되지 않는 일부 지역은 외부 택배사를 통해 상품을 보내고 있어 해당 물량은 택배사가 쉬는 동안 배송이 어렵다. 같은 플랫폼에서 주문하더라도 어떤 배송망을 이용하느냐에 따라 배송 여부가 갈리는 셈이다. 컬리 관계자는 “물류 자회사를 통해 진행되는 샛별배송은 가능하지만 샛별배송이 되지 않는 일부 지역은 택배사를 이용한다”며 “해당 물량은 택배사가 쉬기 때문에 배송이 어렵다”고 말했다. 택배 쉬는 날 자체가 자체배송 업체의 주문 증가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컬리는 택배 휴무에 따른 주문량 변화를 별도로 측정하지 않고 있으며, 명절과 연휴 기간 주문 증가는 택배사 휴무보다 선물과 신선식품 수요가 늘어나는 계절적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컬리 관계자는 “택배사가 쉬어서 물량이 증가한다기보다 명절 연휴는 유통업계에서 대목으로 불리는 시기”라며 “선물 수요가 있고 신선식품 등의 주문도 늘어 기본적으로 주문량이 많은 시즌”이라고 말했다. 빨라진 배송 경쟁…자체 물류망 중요성 더 커진다 이커머스 업계에서 물류는 서비스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배송 속도가 플랫폼 선택 기준이 되면서 당일배송·새벽배송 같은 빠른 배송 경쟁도 점점 더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자체 물류망을 보유한 업체는 외부 택배사의 영업일이나 배송 일정과 관계없이 물류센터 운영부터 배송 시간까지 직접 조정할 수 있다. 연휴나 택배 휴무에도 일정한 배송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당일·새벽 등 다양한 배송 방식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반면 외부 택배사 의존도가 높은 업체나 판매자는 택배사의 휴무와 물량 상황에 따라 배송 일정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배송 속도와 안정성이 이커머스 업체의 주요 경쟁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자체 물류 인프라의 중요성도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자체 물류망은 구축과 운영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 모든 업체가 갖추기는 어렵지만, 배송 시간과 방식을 직접 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크다”며 “빠른 배송에 대한 소비자 기대가 높아질수록 안정적인 자체 물류 인프라를 갖췄는지가 이커머스 경쟁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