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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AI'통합검색 결과 입니다. (5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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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리더스] 법무법인 태평양 "복잡해진 AI 데이터센터, 통합 자문으로 승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는 이제 단순한 부동산 개발사업이 아니라 전력·투자·금융·규제·운영이 모두 연결된 국가 핵심 인프라 사업입니다. 각 분야 전문성을 하나로 모아 국내 AI 인프라 프로젝트가 실제 성공 사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장기적으로 한국이 아시아 AI 데이터센터 허브로 자리 잡는 데 기여하겠습니다." 안현철·박성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최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지디넷코리아와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최근 AI 데이터센터와 디지털 인프라 사업에 대한 통합 자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AI 인프라전략센터'를 출범했다. ▲부동산·건설 ▲인수합병(M&A)·외국인투자 ▲금융·프로젝트파이낸싱(PF) ▲에너지·인프라 ▲환경 ▲AI·정보보호 ▲국제통상 등 관련 분야 전문가 100여 명을 한데 모아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전 과정을 지원한다는 목표다. 태평양이 별도 조직을 꾸린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의 성격 변화가 있다. 과거 부동산 개발사업의 하나로 인식됐다면 최근에는 대규모 전력과 자본이 필요하고 글로벌 기업까지 참여하면서 여러 전문 영역이 맞물리는 복합 인프라 사업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태평양은 센터 출범 이전부터 해남 국가AI컴퓨팅센터를 비롯해 국내 대기업과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프로젝트, 해외 기업·펀드의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 등을 자문해왔다. 박 변호사는 "AI 데이터센터는 부동산과 인프라, M&A, 금융, 정보보호, 인허가처럼 과거 나눠져 있던 로펌의 자문 영역을 모두 아우르는 사업"이라며 "각 분야 경험을 하나의 프로젝트에 모으기 위해 AI 인프라전략센터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부지보다 전력이 먼저"…AI 데이터센터 사업 병목으로 AI 데이터센터는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하이퍼스케일러 고객 확보와 장기 이용계약부터 전력 조달, 금융, 시공, 운영까지 사업 초기부터 고려해야 할 변수가 늘어나고 있다. 안 변호사는 "AI 데이터센터는 투자 규모가 수천억원에서 수조원까지 커지면서 한 국가 안에서만 진행되는 사업이라기보다 국제적인 프로젝트가 되고 있다"며 "투자와 합작투자, 수출통제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 국제 정세까지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가장 큰 병목은 전력 확보다. 과거에는 수도권과의 거리나 입지가 데이터센터 부지의 주요 가치였다면 최근에는 필요한 전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지가 사업 가능성을 결정하는 핵심 조건으로 떠올랐다. 안 변호사는 " 국내 AI 데이터센터 산업이 성장 단계이기 때문에 금융이나 건설보다는 사업 초기 단계에서 병목이 많이 생기고 있다"며 "가장 큰 문제가 한전과 협의하고 전력계통영향평가를 거쳐 수전 용량을 확보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도 "AI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만큼 단순히 전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뿐 아니라 양질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력 문제로 서비스수준협약(SLA)을 위반하면 운영사에 손해배상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수용성도 주요 변수다. 태평양이 자문한 특정 데이터센터 사업에선 지역주민의 전자파 우려 등으로 건축허가 이후 절차가 지연되자 행정심판과 소송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 사례도 있었다. 안 변호사는 "이전에는 데이터센터 부지의 가치를 볼 때 수도권에서 얼마나 가까운지 등을 중요하게 봤다면 지금은 전력을 얼마나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졌다"며 "전력 확보와 주민수용성이 현재 사업 전반부에서 가장 큰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고 이를 해결하는 것이 우리 역할"이라고 짚었다. AIDC 특별법이 지방 분산 마중물…"시행령이 관건" 내년 3월 시행을 앞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AIDC 특별법)'도 주요 변수다. 특별법에는 인허가 원스톱 절차와 타임아웃제, 비수도권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AIDC 특구 지정·지원 등이 담겼으며 구체적인 기준과 지원 범위는 시행령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두 변호사는 제도가 구체화되면 지방 분산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AI 학습용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지연시간과 운영인력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어 지방 구축에 유리하고, 해외 투자자들도 수도권 신규 개발이 어려워지면서 지방을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변호사는 "AI 데이터센터는 운영 단계에서 고급 인력이 다수 필요한 시설이 아니고 AI 학습용은 레이턴시에도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다"며 "전력계통영향평가나 직접 전력 공급 등의 제도적 지원이 뒤따르면 지방 분산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기존 방식의 지자체 인센티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박 변호사는 "단순히 국공유지를 장기 임대해주거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양질의 전력이 확보돼 있지 않으면 큰 의미가 없고 결국 위치와 전력 확보가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산업단지 규제도 개선 과제로 꼽았다. 전력과 용수가 확보된 산업단지가 대안으로 떠오르지만 현행 제도에선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시설을 구축해 하이퍼스케일러 등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를 단순 임대업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박 변호사는 "AI 데이터센터는 단순히 공간을 임대하고 임대료를 받는 사업이 아니라 서비스 수준을 관리하고 운영까지 책임지는 구조"라며 "기존 산업단지를 활용하려면 이런 글로벌 사업 구조를 제도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IDC 특별법 시행령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준의 기준이 마련된다면 어느 나라에도 없는 획기적인 데이터센터 지원법이 될 수도 있다"며 "전력계통영향평가와 전력 공급 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한다면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한국으로 끌어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 데이터센터도 옥석 가리기…전력·고객 확보가 생존 가른다 국내 AI 데이터센터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프로젝트 간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전국 각지에서 구축 계획이 나오고 있지만 전력 공급능력에는 한계가 있고 그래픽처리장치(GPU)나 부지를 확보하는 것만으로 사업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박 변호사는 "지금 발표되는 프로젝트가 너무 많지만 모두 진행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전력도 공급돼야 하고 하이퍼스케일러 테넌트도 확보해야 하는 등 여러 조건이 맞아야 실제 데이터센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서도 검증이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투자자는 하이퍼스케일러와의 장기 이용계약과 최소 이용요금, SLA 등을 통해 예상 매출을 따지고 전기요금 변동과 EPC 초과비용 등 비용 리스크도 살핀다. 안 변호사는 "투자자 입장에선 결국 매출은 많이 나오고 비용은 적게 나와야 한다"며 "하이퍼스케일러와 얼마나 단단한 장기 이용계약을 맺었는지, 최소 이용요금이 있는지, SLA가 어떻게 규정돼 있는지를 매출 측면에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용 측면에서는 전기요금의 변동성을 어떻게 통제하고 EPC 과정에서 초과 비용을 얼마나 막을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검토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전기요금 통제를 위한 분산에너지·에너지저장장치(ESS)·LNG 자가발전 등이 대안으로 검토될 수 있는 반면 AI 수요와 GPU 기술 변화, 국내 전력 공급능력은 향후 주요 리스크로 꼽았다. 태평양은 AI 인프라전략센터를 통해 이처럼 복잡해지는 사업의 초기 단계부터 개발과 전력, 투자, 금융, 규제 문제를 함께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기업의 국내 진출뿐 아니라 국내 기업의 AI 인프라 투자까지 자문 범위를 넓히고 성공적인 프로젝트 사례를 축적해 한국의 AI 인프라 경쟁력을 뒷받침한다는 목표다. 안 변호사는 "옥석 가리기를 거쳐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여러 개 만들어내고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이 아시아 AI 데이터센터 허브가 될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도 "한국이 AI 데이터센터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같은 방향을 향해 공격적으로 추진한다면 아시아 AI 허브가 될 수 있다"며 "한국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아시아 지역 AI 인프라 사업까지 주도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6.09.13 16:00한정호 기자

[AI는 지금] AI 개인정보 특례 내년 3월 시행…기업들, 데이터 관리체계 손질해야

인공지능(AI) 개발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특례가 내년 3월 시행된다. 법률 공포로 제도 시행 시점이 확정되면서 기업들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심의 준비뿐 아니라 위험요인평가, 접근권한과 로그 관리, 데이터 보관·파기 등 실제 운영 단계의 관리체계를 미리 정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AI 기술 개발을 위한 개인정보 처리 특례를 담은 '개인정보 보호법' 일부개정법률이 지난 8일 법률 제21910호로 공포됐다. 개정법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2027년 3월 9일부터 시행된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달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법률로 확정됐다. 법제처 자구 정비 과정에서 일부 문구가 다듬어졌지만 주요 내용에는 변화가 없다. 기업들이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부분은 AI 개발에 사용하는 개인정보 데이터셋을 구분하는 작업이다. 특례는 모든 AI 학습 데이터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익명·가명처리만으로 기술 개발이 어려운 개인정보를 대상으로 한다. 대표적으로는 영상·음성·이미지·자연어 등 비정형 데이터가 꼽힌다. 만약 가명처리 과정에서 사람의 행동이나 주변 맥락, 발화 특성 등 AI가 학습해야 할 정보까지 훼손될 경우 특례 활용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해당 데이터를 활용해야 하는 이유는 기업이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데이터 유형과 처리 규모, 민감도, 보관 기간, 접근 권한, 국외 이전 여부 등을 정리하고 익명·가명처리로는 개발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이유도 제시해야 한다. AI 개발 목적의 공익성도 중요한 심사 요소다. 개정법은 공익 증진이나 정보주체·제3자의 이익 보호, 사회적 이익 증진 가운데 하나를 목적으로 하고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현저히 낮은 경우에 특례를 적용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서비스 편의성이나 개발 효율성만 제시하기보다 이용자 보호, 보안 강화, 접근성 개선, 사회적 비용 절감 등 AI 개발에 따른 사회적 효과를 구체적으로 소명할 필요가 있다. 민감정보나 고유식별정보를 다루는 사업은 준비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대통령령에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면 개인정보위 심의에 앞서 위험요인평가를 실시하고 결과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험요인평가는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뿐 아니라 과도한 식별 위험, 제3자 권리 침해 가능성 등을 점검하는 방식으로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다. 기업 입장에선 기존 개인정보 영향평가나 보안성 검토 절차와 AI 특례 평가 절차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심의를 통과한 이후에도 관리 의무가 이어진다. 개인정보위는 특례 적용 기업이 심의·의결 조건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관리·감독할 수 있다. 특히 심의·의결을 받은 뒤 특별한 사유 없이 6개월 이내 AI 개발을 위한 개인정보 처리를 시작하지 않으면 개인정보 처리가 제한될 수 있다. 허위나 부정한 방법으로 심의를 받거나 특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 개인정보위가 부과한 조건을 지키지 않은 경우도 처리 제한 대상이다. 이에 따라 특례 신청 시점과 AI 개발 일정도 함께 맞춰야 한다. 심의·의결을 먼저 받아두고 실제 개인정보 처리를 장기간 미루는 방식은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다. AI 학습·검증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어떻게 사용됐는지 추적할 수 있는 체계도 필요하다. 접근권한 통제와 이용기록, 데이터 보관·파기 내역, 내부 점검 결과 등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향후 개인정보위 감독에도 대응할 수 있다. 기업들은 실제로 적용해야 할 세부 기준이 아직 남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요구되는 추가 안전조치와 위험요인평가 대상·방법, 개인정보위 심의 절차, 기존 승인 사례와 유사한 사업의 간소화 기준 등은 시행령과 고시에서 구체화될 예정이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기업들은 법 시행 전 AI 개발에 사용하는 개인정보 현황을 점검하고 개발 목적과 데이터 활용 필요성, 익명·가명처리가 어려운 사유, 안전조치와 위험 완화 방안 등을 사전에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시행령과 개인정보위 고시에서 확정되는 세부 기준도 내부 절차에 신속히 반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6.09.10 11:26장유미 기자

정부, 아태 AI 특화지구 7곳 확정…지역 거점 '글로벌 실증허브'로

정부가 기존 지역 인공지능(AI)·디지털 혁신거점을 아태지역을 겨냥한 글로벌 AI 실증·사업화 거점으로 키운다. 2020년 광주 AI산업융합집적단지 조성을 시작으로 확대해 온 지역 AI 거점을 글로벌 AI 생태계와 연결해 해외 인재와 기업의 유입부터 국내 AI 기업의 해외 진출까지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이날부터 오는 23일까지 '2026년 아태 AI 특화지구(AHAP) 조성' 사업신청서를 접수한다. 대상 지역은 AI·디지털 혁신거점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대구광역시, 부산광역시, 전북특별자치도, 경상남도, 충청북도, 강원특별자치도 등 7곳이다. 해당 지역 소재 소프트웨어산업진흥기관 또는 지역 소프트웨어 산업진흥기관(주관)을 포함한 기업과 국내·외 대학, 연구소 등이 지원할 수 있다. 국내 AI 기업이 주관하고 해외 AI 기업이 참여하는 글로벌 컨소시엄을 우선 지원한다. 사업은 1차년도 실증·기술검증(PoC)과 레퍼런스 확보로 시작해 2차년도에 네트워킹·사업화·정주·인증·규제·인프라 등 후속 연계 과제로 이어지는 단계적 방식이다. 거점당 2개년 평균 23억 원을 지원하며 지원 범위는 18억~30억 원이다. 1차년도는 13억~20억 원, 2차년도는 5억~10억 원이 지원된다. 1차년도에는 지역 거점의 특화산업을 대상으로 핵심 기술·서비스를 실증하고 레퍼런스를 확보한다. 지역 공공기관과 제조기업 등의 AI 전환(AX) 및 도시 문제 해결 수요를 발굴한 뒤 과제를 선정하고 수행 가능한 국내외 AI 기업을 매칭하는 방식이다. 실증 분야로는 수요응답형 자율주행 버스, 제조 밸류체인 데이터 연계 플랫폼, 농작업 전주기 AX 등이 제시됐다. 제조 분야에서는 산업단지 내 원소재·부품·완제품 기업 간 생산·품질·설비 데이터를 연계해 실제 테스트를 수행하는 방식이 예시로 포함됐다. 실증 이후에는 해외 진출을 위한 네트워킹·사업화 지원도 이어진다. 해외 수요처 발굴과 파트너십 구축, 국제 행사 등을 통한 기업 교류를 지원하고, PoC 이후 투자유치와 국내외 법인 설립, 현지화 등에 필요한 후속 사업화를 지원한다. 특히 글로벌 인증·규제 대응이 별도 지원 유형으로 포함됐다. 해외 진출 대상 국가와 산업별 인증 수요를 발굴해 사전 진단부터 인증 취득까지 지원하고, 주요국의 AI 정책·데이터·개인정보·알고리즘 투명성 관련 규제 대응 컨설팅을 제공한다. 유럽연합(EU) AI 액트 적합성 평가와 싱가포르 AI 베리파이(Verify) 등 글로벌 AI 신뢰성 검증 체계 대응도 지원 대상이다. 해외 기업과 인재를 지역에 유치하기 위한 정주도 사업에 포함됐다. 비자·주거·행정 원스톱 프로그램을 비롯해 세무·법률·창업·한국어 교육·자녀교육·병원·가족 일자리 등 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정주상담센터 운영 등이 지원된다. 지역 AI 인프라도 글로벌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성을 높인다. 원격 테스트·모니터링 환경과 개방형 AI 테스트 장비를 확대하고, 글로벌 표준에 맞는 데이터 거버넌스와 보안·운영체계를 구축한다. NIPA는 "AI·디지털 혁신거점을 글로벌 개방성을 갖춘 아태지역 대표 AI 특화지구로 육성해 우리 AI 성과의 글로벌화를 본격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6.09.07 15:12이나연 기자

법무법인 태평양, 'AI 인프라전략센터' 출범…전문가 100명 뭉쳤다

법무법인 태평양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급증하는 AI 인프라 투자·개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통합 자문 역량 강화에 나선다. 분야별 전문가를 하나의 조직으로 결집해 AI 인프라 프로젝트 전 과정을 지원하는 원스톱 자문 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태평양은 AI 데이터센터와 디지털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통합 자문을 강화하기 위해 'AI 인프라전략센터'를 출범했다고 12일 밝혔다. 최근 글로벌 AI 경쟁은 모델과 반도체를 넘어 이를 구동하는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확보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투자와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필요하고 개발부터 운영까지 다양한 법률·규제 이슈가 맞물리는 복합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이에 태평양은 부동산·건설, 인수합병(M&A)·외국인투자, 금융·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에너지·인프라, 환경, AI·정보보호, 국제통상 등 관련 분야 전문가 100여 명을 AI 인프라전략센터에 결집했다. 해당 센터는 데이터센터 개발부터 국내외 투자 및 M&A, 프로젝트 파이낸싱, 전력 조달, 건설·운영계약, 각종 인허가, 개인정보·사이버보안, 수출통제 등 글로벌 규제 대응까지 프로젝트 전 과정에 걸쳐 원스톱 법률서비스를 지원한다. 핵심은 개별 분야 전문성을 하나의 프로젝트 단위로 연결하는 통합 자문 체계다. AI 데이터센터 사업은 전력 확보 일정이 금융조달과 개발계획에 영향을 미치고 인허가와 정보보호 요건도 투자·건설·운영 과정에 연결돼 있어 개별 쟁점을 별도로 다루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태평양 AI 인프라전략센터 소속 전문가들은 하나의 프로젝트 일정과 사업계획을 공유하면서 사업 단계별 주요 쟁점을 함께 검토할 예정이다. 사업 초기부터 여러 분야의 위험 요소를 동시에 점검해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센터장은 M&A와 에너지·인프라, 외국인투자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온 이준기 태평양 대표변호사가 맡는다. 에너지·인프라 분야에는 지식경제부 차관을 역임한 김정관 고문과 해양수산부 차관을 지낸 송명달 고문, 박진표·이광민·안현철·남원철 변호사 등이 참여한다. 데이터센터 개발·부동산 분야는 전은진·송치영·박성태·지승은 변호사와 변현서 외국변호사가 담당한다. M&A·외국인투자 분야에는 이오령·정재용 변호사와 황유진·장예승 외국변호사 등이 참여한다. 금융·PF 분야에는 이지영·류명현·김건호·김호진·정민희 변호사 등이 합류했다. 규제·환경 분야에는 환경부 차관을 역임한 정연만 고문과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을 지낸 김종문 고문, 우병렬 외국변호사, 권소담·구도형·전현규 변호사 등이 포진했다. AI 인프라가 경제안보와 연관된 핵심 자산으로 부상하면서 수출통제 등 글로벌 규제 대응도 강화한다. 외교부 제1차관을 지낸 임성남 고문과 황호성 태평양 수출입규제대응센터장, 김지이나 변호사가 관련 업무를 지원한다. 개인정보 분야에는 강태욱·윤주호·이강혜 변호사가 힘을 보탠다. 태평양은 센터 출범 이전부터 AI 인프라 관련 자문 경험을 축적해왔다. 해남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사업과 신세계그룹·리플렉션AI의 AI 인프라 개발을 비롯해 국내 대기업과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프로젝트, 글로벌 기업과 펀드의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 등을 자문해왔다. 아울러 국내외 데이터센터 개발사업과 AI 인프라 투자, 전략적 제휴, PF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축적 중이다. AI 인프라전략센터를 이끄는 이준기 태평양 대표변호사는 "AI 데이터센터는 개별 분야 전문성뿐 아니라 개발·전력·투자·금융·규제 등 서로 연결된 쟁점을 적시에 조율하는 역량이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추진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태평양의 분야별 전문성과 협업 역량을 결집해 사업 초기 단계부터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고객의 AI 인프라 프로젝트가 개발부터 투자·금융·운영까지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2026.08.12 17:55한정호 기자

[AI 리더스] 레고라 "한국 변호사 일하는 방식 바꿀 것"

"변호사가 법률 업무를 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려 합니다. 한국의 모든 변호사가 레고라를 쓰게 하는 게 목표입니다." 헤더 패터슨 레고라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APJ) 지역 부사장은 최근 지디넷코리아와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미국이나 호주에서 한국 고객을 지원하는 방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레고라는 세계 50개 이상 시장에서 1500개 이상 주요 로펌과 기업 법무팀 소속 변호사 1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법률 업무용 에이전틱 운영체제 기업이다. 계약서 검토와 법률 조사, 문서 작성 등을 하나의 업무 환경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민터엘리슨, 앨런스, 해밀턴 로크, HWL 에버스워스, HSF 크레이머, 화이트앤드케이스, K&L 게이츠, 덴튼스, 베이커 맥켄지 등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레고라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시드니 사무소를 개설한 레고라는 올해 초 싱가포르와 도쿄에 이어 지난달 말 서울에 네 번째 거점을 열고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법률 서비스 시장은 연 매출 10조 원(약 69억 달러)을 돌파했으며 약 3만 2000명의 현직 변호사가 활동하고 있다. 패터슨 부사장은 한국 진출 배경으로 로펌과 기업 법무팀의 AI 도입 수요를 꼽았다. 특히 한국 시장 공략의 출발점은 문서 처리다. 국내 법률 문서 상당수가 HWP 형식으로 작성되는 만큼, 한국어 인터페이스와 HWP 지원을 우선했다. 레고라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실제 작동 여부를 검증하는 단계를 거쳤다. 법률 업무에 필요한 가드레일을 모아둔 자체 프레임워크 '리걸 하네스'도 한국 환경에 맞춰 일부 조정했다. 헤더 패터슨 부사장은 "미국이나 호주에서 한국 고객을 지원할 수도 있지만 제대로 된 현지화가 필요했다"며 "지역별 요구사항에 맞춰 제품을 조정하고 리걸 엔지니어링 팀을 통한 변화 관리를 병행해야 실제 도입이 성공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어 문서뿐 아니라 한국어 문서로도 다양한 테스트를 거쳤다"며 "영어 제품이 우연히 잘 맞아떨어지는 수준이 아니라 언어별로 실질적으로 쓸모 있게 만드는 작업이었다"고 덧붙였다. 국내 로펌과의 협업은 파일럿 프로그램 형태로 진행 중이다. 한국인 리걸 엔지니어가 몇 주간 현장에 상주하며 계약서 검토 같은 단순 업무에서 시작해 전체 실사 과정을 에이전트가 처리하는 단계까지 진행하는 방식이다. 패터슨 부사장은 "당장 참여 로펌들을 밝힐 수는 없지만 이들 모두 AI 활용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국내 리걸테크 시장은 갈수록 경쟁 구도가 다각화되고 있다. 로앤컴퍼니·BHSN 같은 기존 법률 AI 기업은 물론, 오픈AI의 챗GPT 엔터프라이즈가 법무법인 태평양에 전사 도입되는 등 범용 AI 기업의 버티컬 진출도 늘고 있다. 이처럼 다층적인 법률 AI 경쟁 구도에서 패터슨 부사장은 범용 AI와 자사 서비스의 차이를 부각했다. 실제 레고라는 특정 모델에 종속되지 않는 구조를 택했다. 구글 제미나이와 앤트로픽 클로드, 오픈AI GPT 모델에 특정 작업용 소형 모델들을 함께 얹고 에이전틱 운영체제가 상황에 맞는 모델과 기능을 호출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결합된 리걸 하네스가 모든 결과물에 인용 출처를 붙여 환각(할루시네이션) 현상을 완화해 준다. 레고라 서울 사무소는 초기 10명 규모를 목표로 법률 엔지니어링, 기술 지원, 영업 등 다양한 직무의 인재를 채용 중이다. 아태 전역으로는 연말까지 100명 이상을 채용할 계획이다. 패터슨 부사장은 "범용 AI 도구는 사용자를 만족시키도록 훈련돼 있지만 레고라는 답을 모를 때는 모른다고 말한다"며 "변호사들에게는 한 번이라도 제품이 틀리면 신뢰를 잃는다"고 밝혔다. 향후 계획과 목표에 대해서는 "한국의 모든 변호사가 레고라를 쓰게 하겠다는 건 너무 큰 목표일 수 있다"면서도 "이를 뒷받침해 줄 파트너들을 조만간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6.08.11 10:17이나연 기자

[AI는 지금] 오픈AI, 로펌 시장 첫발…범용 AI 확산 신호탄 될까

오픈AI가 국내 대형 로펌의 '챗GPT 엔터프라이즈' 전사 도입 사례를 확보하며 법률 시장 공략에 나섰다. 생성형 AI 활용이 정보기술(IT)과 제조, 금융을 넘어 전문 서비스 분야로 확대되는 가운데 고도의 전문성과 보안이 요구되는 법률 산업에서도 범용 생성형 AI 도입이 본격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태평양은 지난달 글로벌 리걸 AI 플랫폼 '하비'를 전사 도입한 데 이어 이달 초부터 오픈AI의 챗GPT 엔터프라이즈도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태평양은 범용 생성형 AI와 법률 특화 AI를 결합한 'AI 투트랙' 업무체계를 구축했다. 국제 계약 검토와 해외 법령 분석에는 글로벌 리걸 AI 플랫폼 하비를, 국내 판례·법령 검색과 사건 업무에는 엘박스·슈퍼로이어 등 국내 리걸 AI를 활용한다. 문서 작성과 데이터 분석, 번역 등 범용 업무에는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적용해 업무 목적에 따라 AI를 선택적으로 활용하는 체계를 갖췄다. 태평양은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전 구성원이 활용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구축하고 업무 특화 기능인 '챗GPT 워크'를 법률 리서치와 문서 작성, 자료 분석·요약, 해외 법령 및 규제 검토, 아이디어 도출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반복적인 실무는 AI가 지원하고 변호사를 비롯한 구성원들은 전략 수립 등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챗GPT 엔터프라이즈는 고객·사건 관련 데이터가 AI 모델 학습에 활용되지 않는 기업용 환경에서 운영된다. 엔터프라이즈급 개인정보 보호와 사용자·관리자 제어 기능 등을 제공해 로펌이 요구하는 보안 및 거버넌스 체계를 지원한다. 오픈AI는 이 같은 기능으로 법률 업무에서도 조직 차원의 AI 활용을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AI는 태평양 도입 사례를 계기로 국내 전문 서비스 산업에서도 AI 기반 업무 혁신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전 세계 법률업계에서는 챗GPT 엔터프라이즈 등 오픈AI 모델을 업무 전반에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 로펌 윌키 파 앤 갤러거와 영국 로펌 휴 제임스 등은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조직 전반에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하비 역시 오픈AI 모델을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등을 통해 활용 중이다.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총괄 대표는 "법무법인 태평양의 구성원들이 챗GPT 워크를 활용해 반복적인 업무를 줄이고, 복잡한 문제 해결과 고객을 위한 더 높은 가치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범용 생성형 AI 도입이 단기간에 빠르게 확산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고객의 민감한 사건 정보와 기업 기밀을 다루는 업무 특성상, 기술적인 보안 수준과 별개로 AI 활용에 대한 고객 신뢰와 조직 내부의 수용성을 확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법률업계 관계자는 "기업용 AI는 일반 서비스보다 보안성이 높지만 로펌은 고객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 업종"이라며 "현재로서는 AI 전사 도입을 검토하는 곳이 많지 않고 전반적으로 보안성과 활용성을 함께 살펴보며 신중하게 접근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2026.08.05 15:21이나연 기자

EU, AI법 투명성 구체화…"한국, 책임 주체·면제 기준 보완 필요"

유럽연합(EU)이 챗봇과 인공지능(AI) 생성 콘텐츠 투명성 규제를 구체화하면서 한국 AI법도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국내 법에 AI 개발·운영·유통 단계별 책임을 명확히 하고, 면제 기준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5일 IT 업계에 따르면 EU AI법 제50조는 지난 2일부터 생성형·대화형 AI와 딥페이크 등 특정 AI 시스템에 적용됐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관련 지침을 발표하고 AI 개발·공급 단계와 실제 서비스 운영 단계에서 기업이 부담할 의무를 구체화했다. EU는 이용자가 사람 아닌 AI와 직접 상호작용할 경우 이를 명확히 알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하도록 했다. 챗봇과 AI 에이전트, 가상 인물 등이 대상이며 첫 상호작용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이용자가 상대를 AI로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AI가 생성하거나 조작한 글과 이미지·영상·음성에는 기계가 판독할 표식을 넣어야 한다. 표식은 AI 생성·조작 여부를 효과적이고 안정적으로 탐지할 수 있어야 하며 다른 시스템과 호환 가능한 방식으로 구현돼야 한다. AI를 실제 서비스에 활용하는 운영사업자에게는 별도 고지 책임이 부과된다. 감정인식이나 생체정보 분류 시스템을 사용할 경우 당사자에게 이를 알려야 한다. 딥페이크와 인간의 실질적 검토 없이 공개된 공공 현안 관련 AI 생성 글에도 사람이 알아볼 수 있는 표시를 붙여야 한다. 한국 AI기본법도 고영향 AI와 생성형 AI를 이용한 제품·서비스를 제공할 때 그 사실을 사전에 알리도록 규정한다. 생성형 AI로 만든 결과물에는 AI가 생성했다는 사실도 표시해야 한다. 또 EU AI법과 달리 국내 AI법은 사람이 알아볼 수 있는 방법과 기계가 판독할 방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사람이 명확히 인식할 수 있는 표시를 반드시 요구하는 대상도 딥페이크로 한정한다. 전문가들은 EU가 한국보다 AI 생성부터 서비스 운영과 최종 노출까지 단계별 투명성 의무를 더 촘촘하게 설계했다고 평가했다. 정원준 법무법인 광장 수석연구위원은 한국 AI법을 최종 이용자 고지·표시 중심의 유연한 규율로 봤다. 반면 EU는 제공자와 운영자의 책임을 나누고 기술적 표식과 이용자 고지를 함께 요구하는 이중적 투명성 체계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EU는 제공자와 운영자에게 서로 다른 의무를 부과하고 기술적 표식과 사람 대상 고지가 서로 대체되지 않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강지원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EU 가이드라인은 한국과 달리 예약·계약·구매 등을 수행할 때 AI 이용 사실과 대리 주체를 주요 단계마다 알리도록 한다"며 "영화와 광고 등 사업자가 만든 AI 결과물도 이용자에게 노출되는 단계에서 표시 의무를 부과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AI법, 지금 고치지 않으면 이중 부담 떠안아" 전문가들은 한국이 AI 투명성 의무를 실효성 있게 운영하려면 AI 제공자와 서비스 운영자, 유통 플랫폼별 책임을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면제 대상과 준수 입증 기준을 구체화하고 AI 생성물에 삽입된 표식이 편집·유통 과정에서도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AI 가치사슬에 참여하는 사업자별 책임을 명확히 나눠야 한다고 봤다. 현행 AI기본법은 AI를 개발하거나 제공·이용하는 사업자를 'AI사업자'로 묶어 의무를 부과한다. 그러나 생성물이 기반모델 제공자와 API 사업자, 응용서비스 사업자, 광고주, 콘텐츠 플랫폼을 거칠 경우 각 사업자가 어느 단계까지 책임져야 하는지는 불분명할 수 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제공자에게 기계 판독 표식과 탐지 수단, 기술문서 제공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며 "서비스 운영자에게는 이용자가 콘텐츠에 처음 노출될 때 고지할 책임을 주고 플랫폼과 중개사업자에게는 기존 표식과 출처정보를 보존할 의무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위험 수준에 따라 의무를 차등 적용할 필요도 있다고 봤다. 딥페이크와 사칭광고, 선거·재난·보건처럼 사회적 파급력이 큰 분야에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되 맞춤법 교정이나 통상적 편집, 기업 내부 이용에는 완화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강 변호사는 투명성 의무 면제 기준을 구체화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현행 시행령은 서비스명과 화면, 결과물 표시 등을 종합해 AI 서비스라는 사실이 명백한 경우 고지·표시 의무를 면제할 수 있도록 했지만 실제 적용 범위는 불분명하다는 주장이다. 강 변호사는 "번역과 맞춤법·문법 수정, 사소한 스타일 변경처럼 의무에서 제외되는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딥페이크에 해당하는 사례와 그렇지 않은 사례도 세분화해야 기업이 규제 적용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법을 준수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체계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EU는 실행규약에 참여한 기업이 규약상 조치를 준수 근거로 활용하도록 하고 참여하지 않은 기업에는 자체 수단이 동등한 수준으로 적절하다는 점을 입증하도록 한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정부가 인정한 표준이나 행동규범을 지킨 기업에는 준수 추정이나 안전지대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독자 기술을 사용하는 기업에는 같은 수준의 투명성과 탐지 가능성을 입증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봤다. 중소·중견 기업을 위한 지원책도 필요하다. 공통 표식 도구와 시험·검증 인프라, 표준계약서를 제공해 투명성 규제가 새로운 시장 진입장벽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EU 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은 한국법 준수에 그치지 않고 파일 변환과 재편집, 플랫폼 업로드 이후에도 기계 판독 표식과 출처정보가 유지되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국내 기준이 국제적인 콘텐츠 출처·진위 확인 체계와 지나치게 달라지면 단기적으로는 규제가 가벼워 보여도 장기적으로는 국내 기업이 이중 개발과 이중 준수 비용을 떠안게 된다"며 "국내 단계에서부터 상호운용성과 입증 가능성을 확보하면 우리 AI 서비스의 신뢰성과 수출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산업정책적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2026.08.05 09:43김미정 기자

태평양, 챗GPT 전사 도입…"리걸 AI 통합 업무체계 구축"

법무법인 태평양이 글로벌·국내 리걸 인공지능(AI)과 범용 AI를 업무 목적에 따라 선택해 쓰는 운영체계를 구축했다. 태평양은 지난 1일 글로벌 리걸 AI 플랫폼 '하비'를 전사 도입한 데 이어 내달 1일부터 오픈AI 기업용 AI 솔루션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전 구성원 대상으로 운영한다고 31일 밝혔다. 국내 법률 업무에는 엘박스와 슈퍼로이어 등 국내 리걸 AI를 함께 활용한다. 태평양은 국제 계약 검토와 해외 법령 분석에는 하비를 사용한다. 국내 판례·법령 검색과 국내 사건 관련 업무에는 국내 리걸 AI를 적용하고 문서 작성과 데이터 분석·번역 등 범용 업무에는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활용할 방침이다. 현재 회사는 내부 지식과 실무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색과 업무 지원을 수행하는 자체 AI도 별도로 구축하고 있다. 오는 9월 자체 AI 내부 베타 버전을 공개한 뒤 11월 정식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태평양은 AI 도입 기준을 개별 기술 성능보다 업무 프로세스와 협업 방식 개선 가능성에 두고 있다. 필요한 도구는 계속 도입하되 향후 역량은 AI를 조직 전반으로 확산하고 실제 활용 수준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조직적 활용 체계도 함께 운영된다. 국내외 변호사 700여 명을 포함한 전문가 전원과 업무 연관성이 높은 스태프 부서에 계정을 제공하고 실무그룹별 활용 사례 공유와 교육 프로그램이 병행된다. 태평양은 AI 보안과 거버넌스 체계도 마련했다. 하비와 챗GPT 엔터프라이즈는 고객·사건 관련 데이터가 AI 모델 학습에 활용되지 않는 기업용 환경에서 운영하며 국내 리걸 AI를 포함한 모든 도구는 도입 단계에서 데이터 처리 조건과 보안 요건을 검토한다. 또 AI 활용 가이드라인과 내부 정책이 실무 전반에 적용된다. AI가 생성한 결과물은 전문가가 검증하며 반복적인 데이터 처리와 기초 조사는 AI에 맡기고 전문가는 전략적 판단과 실행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이준기 법무법인 태평양 대표변호사는 "필요한 도구는 적극 도입하겠지만 성과를 결정짓는 본질은 도구 자체가 아니라 이를 다루는 사람과 일하는 방식"이라며 "이제는 AI를 단순히 활용하는 단계를 넘어 AI를 전제로 업무 프로세스 전체를 재설계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2026.07.31 15:15김미정 기자

[기고] AX 시대, 통제 너머의 기업 컴플라이언스 2.0

챗GPT 등장 이후 인공지능(AI)과 신기술, 혁신적인 서비스의 개발을 해하지 않으면서도 이용자의 권리와 개인정보를 보호하려면 어떤 것을 고려해야 할 지에 대한 논의가 최근 활발해진 분위기다. 급변하는 정보사회에서 AI와 개인정보 보호에 있어 우리 사회가 취해야 할 균형 잡힌 자세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법무법인 태평양 AI팀에서 [AI 컨택]을 통해 2주 마다 다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AI 전환(AX)은 이제 금융,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특정 업권 관심사가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과 조직 운영, 업무 효율화 전반에 AI를 내재화하려는 모든 기업의 공통 화두로 떠올랐다. 그럼에도 많은 기업은 AI 도입 과정에서 생기는 관리 절차의 공백을 메우거나 부서 간 책임을 재정비하기보다, 법무·준법감시·소비자보호 같은 전통적 통제부서가 문제를 포착해 제한적으로 관여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속도와 혁신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상황에서 전사적 AI 관리 강화가 자칫 발목을 잡을까 하는 경영진의 우려는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경쟁에서 한발 앞서려면 경영진이 적기에 올바른 결정을 내리도록 뒷받침하는 리스크 관리·분석·보고 체계가 오히려 중요하다. AI를 출시할지 결정하려면 서비스의 편의·효용뿐 아니라, 잠재 리스크로 기업이 치러야 할 평판 훼손과 소비자 이탈까지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개별 AI 서비스의 기획·개발·검증 체계가 부서별로 파편화돼 있거나, 전사적 AI 위험평가 기준과 정보보안 심의의 표준절차가 없어 리스크 관리에 공백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AX 시대의 기업 컴플라이언스는 더 이상 규제 준수와 준법 경영이라는 기존 '컴플라이언스 1.0' 패러다임에 갇혀서는 안 된다. 지금 기업에 필요한 것은 '컴플라이언스 2.0'으로의 전환이다. 이는 개별 AI 활용과 사업화 프로젝트에 따르는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추진 여부와 방향을 신속·적절하게 결정하기 위해 조직과 절차를 정비하며 부서 간 역할과 책임을 나누는 데 초점을 둔 개념이다. 컴플라이언스 2.0은 AI 기본법·개인정보 보호법 등 개별 법령의 준수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규제기관에 대응하는 내부통제 시스템만을 뜻하지 않는다. AI를 내부 업무나 사업에 활용하려는 기업은 법령 준수를 넘어선 고민이 필요하다. AI 모델의 성능과 데이터 품질 관리가 부실할 때 소비자에게 어떤 문제와 불만을 일으키는지, 그로 인한 민원에 어떻게 대응해야 이탈을 막을 수 있는지까지 살펴야 한다. 설명 가능성이 대표적이다. 현재 AI 기본법은 일정 영역의 AI만 '고영향 AI'로 규정해 그 판단과 주요 기준을 이용자에게 설명하도록 의무를 지운다. 그러나 고영향 AI를 도입하지 않은 기업이라 해도 설명 가능성을 보장할 관리 조치가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AI 제품·서비스가 확산되고 그 자율성이 커질수록 소비자는 AI 판단의 근거와 기준을 더 궁금해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AI 도입이 활발한 금융회사들은 이런 민원이 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법적 설명 의무의 유무와 무관하게 기업이 소비자 불만을 해소하고 이탈을 막으려면 자사 AI가 '친절하고 이해하기 쉬운 설명'을 제공한다는 인식을 심어야 한다.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수준의 설명 가능성 보장은 민원 업무를 담당하는 소비자보호 부서 단독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기획 부서가 적정 설명 수준을 설정하고 개발·검증 부서가 이를 기술적으로 구현하며 운영 부서가 기준 충족 여부를 모니터링해 소비자보호 부서의 민원 처리에 반영하는 식으로 서비스 수명주기 전반에 걸친 유기적 협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수명주기에 따라 분담된 부서별 역할과 책임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문제가 생겼을 때 어디를 개선해야 하는지를 전사적으로 관리할 AI 위험관리 조직이 필요하다. 이 조직은 법령 위반 여부만 점검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설명 가능성, 편향성, 그리고 에이전틱 AI 도입이 늘수록 더 부각될 책임성 같은 관리 지표를 기업 리스크 관점에서 전문적으로 파악하고 전사적으로 관리하는 부서다. AI 위험관리 조직은 통상 기업 내 단일한 통제부서가 수행하는 업무보다 넓은 역할을 맡는다. 기획·개발, 평가·검증, 운영·모니터링으로 이어지는 AI 수명주기는 기존 내규나 매뉴얼만으로 관리하기 어렵다. 이를 반영한 위험관리체계를 세우고 이행 여부를 관리·감독하는 것이 핵심 업무다. 어떤 서비스를 위험관리 대상으로 삼을지 기준을 세우고 비즈니스 방향에 맞춰 유연하게 조정하는 일, 위험을 요소별로 평가해 수준에 맞게 차등 관리함으로써 불필요한 인력·자원 낭비를 줄이는 일도 이 조직의 몫이다. AI 위험관리 조직이 수명주기 전반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실무 부서라면 적기의 AI 도입과 사업화를 결정할 전문성을 갖춘 최고 의사결정기구도 필요하다. 점차 많은 기업들이 법적 의무와 관계없이 이러한 성격을 갖춘 AI 위원회를 기업 내에 신설하는 추세이다. AI 위원회는 제품·서비스의 개발과 출시를 승인할지 아니면 보완이 끝날 때까지 유보할지를 정하고, 위험관리체계와 주요 내규의 제·개정을 보고받아 승인하는 등 기업 AX의 최상단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기존 이사회·산하 위원회와 AI 위원회 사이의 조직 구성과 책무 배분을 어떻게 가져갈지도 기업지배구조 차원에서 면밀히 검토할 사안이다. AX 시대의 컴플라이언스 2.0은 기존 컴플라이언스와 완전히 분리된 것이 아닌 과거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전사적인 AI 거버넌스 차원에서 통합하는 개념이다. 조직과 운영 관리를 아우르는 이 확장된 컴플라이언스 체계는 소비자가 기업의 AI 제품과 서비스를 더 신뢰하고 안전하게 쓰도록 만드는 혁신의 경쟁 무기가 될 것이다.

2026.07.20 16:30강지원 컬럼니스트

[기고] AI 보안 위협과 금융 망분리 제도의 딜레마

챗GPT 등장 이후 인공지능(AI)과 신기술, 혁신적인 서비스의 개발을 해하지 않으면서도 이용자의 권리와 개인정보를 보호하려면 어떤 것을 고려해야 할 지에 대한 논의가 최근 활발해진 분위기다. 급변하는 정보사회에서 AI와 개인정보 보호에 있어 우리 사회가 취해야 할 균형 잡힌 자세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법무법인 태평양 AI팀에서 [AI 컨택]을 통해 2주 마다 다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금융 분야는 의도적으로 대내외 전산 시스템을 분리하는 망분리 제도에 매우 익숙하다. 금융 분야 망분리 제도는 2013년 대규모 금융 전산 사고를 계기로 2014년 말부터 도입됐다. 이 제도는 해킹 등 외부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금융사의 내부 전산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내부 업무망과 외부 인터넷망을 물리적 또는 논리적으로 분리하는 네트워크 보안 규제를 지칭한다. 10년이 넘도록 유지되고 있는 금융 분야 망분리 제도는 금융 시스템과 고객의 신용에 대한 정보를 잘 보호해 온 제도지만, 오픈 네트워크 기반에서 외부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복잡 다단한 기법과 기술들을 응용, 적용해야만 하는 최근 트렌드의 관점에서 보면 뭔가 혁신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동하였던 것도 현실이다. 금융 분야 망분리 제도가 야기해 온 여러 가지 문제점들에 대한 지적이 많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많은 논의도 있어 왔지만, 망분리 제도가 각종 위협이 존재하는 정글인 인터넷으로부터 우리 국민 신용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한 장성과 같은 역할을 했다는 주장도 수긍할 만하다. AI 기술 발전에 따라 금융 산업 내에서 외부에 개발, 구축, 운용되는 AI 기술 내지 서비스를 잘 활용하기에는 기존 망분리 제도가 경직됐다는 주장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대형 파운데이션 모델에 기반한 생성형 AI가 가져오는 생산성 향상과 새로운 가치 창출 기회는 금융 산업에 있어서도 중요한 모멘템이 될 기회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마찬가지로 클라우드 기반 AI-SaaS(AI Software as a Service)가 금융 산업에 있어서도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인프라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점에서도 별다른 이론의 여지가 없다. 단순히 문서작성, 화상회의, 가상 업무공간, 인사·성과관리과 같은 일반화된 이슈들뿐만 아니라 금융 분야의 핵심적인 계정 거래, FDS, 고객정보 보호와 같은 업무들 역시 AI 도움을 받지 않으면 경쟁력 강화를 도모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 업계에 더 충격을 가져온 것은 미토스로 대변되는 소위 AI 보안 이슈일 것이다. 아주 단순화한다면 AI를 이용한 보안 위협은 기존 인간 해커들에 의한 공격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취약점이 엄청나게 짧은 시간에 노출되도록 하는 상황을 야기했다. AI로 인하여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운던 수준의 보안 이슈들이 미리 대비책을 마련하기 어려운 제로데이 공격에 가까운 수준의 리스크에 노출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심각하고도 급박한 위협에 대하여 다양한 대응책들이 논의되고 있지만, 신속한 대응이 그 무엇보다 필요한 금융 산업 분야에서는 기존 구축했던 망분리 체계가 그 대응 전략 마련에 큰 허들로 작용하고 점이 유력하게 지적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보안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안전한 방벽이었던 망분리 제도가 AI 보안위협이라는 강대한 쓰나미에 대응하기 위한 장벽 구축을 위한 대안 마련에 대해서도 장애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도 감독 당국도 이런 상황을 적절히 인식하고 그 장벽을 낮춰 신속한 보안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방편으로 망분리 제도 개선에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상반기 동안 금융위원회는 여러 차례의 논의를 거쳐 AI 보안 위협에 대응해 고성능 AI를 방어시스템 구축으로 활용하기 위해 허들이 되고 있는 망분리 제도를 완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또 AI 보안 위협에 대비한 다양한 관리 체계를 갖춘 금융 회사에 대하여는 좀더 과감한 망분리 규제 완화를 통한 선도적인 규제 완화 사례를 축적하고자 하는 노력을 보였다. 지난달 30일에는 금융위원회가 면책심의위원회를 열어 AI 보안테스트, 보안 패치 과정에서 발생한 전잔 상애에 대해선 면책 방안을 의결함으로 다양한 수준의 보안 사고에 대응하기 위한 여러 적극적인 정책 방안이 도입, 실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 망분리 제도를 더욱 촘촘하게 세밀하게 운영해 장벽을 높고 튼튼하게 쌓아 새로운 AI 보안 위협에 대응하는 방안도 있겠지만, 적어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는 AI 보안 위협 공격에 대응하려면 그에 맞는 속도와 전문성을 갖춘 외부 AI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필연적이다. 망분리 제도가 유지한 사회 기간망의 안전성이 매우 중요한 가치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가치가 흔들리기 이전에 새로운 위협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금융 당국의 관심과 실질적인 정책 지원이 시급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2026.07.03 15:19강태욱 컬럼니스트

태평양, 글로벌 리걸 AI '하비' 전사 도입…법률 AX 속도

법무법인 태평양이 글로벌 리걸 인공지능(AI) 플랫폼을 전사 업무 인프라로 도입해 법률서비스 품질을 강화한다. 태평양은 글로벌 리걸 AI 플랫폼 '하비'를 전 구성원 대상으로 정식 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 국내 로펌이 글로벌 리걸 AI 플랫폼을 일부 인원이나 특정 업무가 아닌 전 구성원 업무 인프라로 구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태평양은 일정 기간 파일럿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하비 업무 적합성과 활용도를 검증했다. 여러 전문분야 전문가가 법률 리서치, 문서 작성, 다국어 자료 분석 등에 하비를 활용한 결과 업무 효율성과 활용도를 확인했다. 이번 도입은 적용 범위와 운영 방식에서 차별화된다. 태평양은 자체 구축형 폐쇄 시스템이나 제한적 시범 적용이 아니라 글로벌 프론티어 모델 기반 리걸 AI 플랫폼을 전 구성원에게 적용한다. 국내 실무 환경에 맞춘 지원 체계도 함께 운영된다. 태평양은 한국어 전담 지원 인력과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 주요 실무그룹별 맞춤형 업무 구현 지원을 병행한다. 태평양은 이번 도입을 고객가치 제고를 위한 투자로 보고 있다. 크로스보더 인수합병, 국제분쟁, 글로벌 규제 대응 등에서 대량의 다국어 문서와 각국 법령·판례를 더 빠르고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AI 활용에 따른 책임과 신뢰 확보 방안도 마련했다. 태평양이 활용하는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는 입력 데이터가 AI 모델 학습에 사용되지 않는다. 민감정보 입력 관리와 결과물에 대한 변호사 교차검토 절차를 포함한 AI 거버넌스를 운영한다. 태평양은 AI가 변호사의 전문적 판단을 보조하는 도구라는 원칙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최종 법률 판단과 책임은 변호사가 진다는 기준 아래 하비를 업무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준기 태평양 대표변호사는 "이번 전사 도입의 목적은 기술이 아니라 고객가치"라며 "반복적이고 방대한 업무를 AI가 맡는 만큼 전문가들은 전략과 판단에 집중해 고객에게 더 신속하고 정교한 자문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7.02 09:05김미정 기자

딥페이크·청소년 보호 꺼낸 구글…AI 규제 대응 빨라졌다

인공지능(AI) 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플랫폼 사업자의 안전 책임 논의가 커지는 가운데 구글이 정부·법조계와 접점을 넓히고 있다. 딥페이크와 허위정보, 온라인 사기, 아동·청소년 보호를 전면에 내세워 국내 규제 논의에서 '온라인 안전' 프레임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법무법인 태평양과 구글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태평양 본사에서 '온라인 안전 포럼 : 디지털 신뢰 구축'을 개최했다고 18일 밝혔다. '디지털 신뢰와 아동·청소년 보호'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산업계, 법조계, 학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구글은 AI 서비스 고도화와 이용자 보호를 함께 추진하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허위정보와 딥페이크 제작 문턱이 낮아진 만큼, 플랫폼 사업자의 기술적 대응과 사전 예방 체계가 중요해졌다고 판단해서다. 크리스티 아비자이드 구글 트러스트 앤 세이프티 부사장은 "AI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할 것"이라며 "동시에 이용자들이 AI 서비스를 활용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아동·청소년 보호도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구글은 미성년 이용자를 단순히 디지털 환경에서 차단하기보다 안전하게 서비스를 이용하고 기술을 학습과 성장의 도구로 활용하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비자이드 부사장은 "아동 발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제품 및 정책 설계 단계에서 아동 발달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구글이 온라인 안전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국내 플랫폼 책임 논의의 무게중심이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AI 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은 투명성, 안전성, 이용자 보호 체계를 서비스 운영 전반에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다. 검색과 유튜브, 광고, 클라우드, AI 서비스를 모두 운영하는 구글에는 이 같은 변화가 개별 규제 대응을 넘어 플랫폼 신뢰 전략 전반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허위정보와 딥페이크, 온라인 사기 대응은 콘텐츠 유통 관리 문제에 그치지 않고 알고리즘, 광고 심사, 이용자 보호, AI 서비스 설계와도 연결된다. 법률 시장에서는 AI와 플랫폼 규제가 새 자문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술 개발과 서비스 운영, 대외 분쟁 대응 전반에서 법률 검토 수요가 커지는 분위기다. 태평양이 구글과 공동으로 포럼을 연 것도 관련 쟁점을 기업 실무 차원에서 다루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준기 태평양 대표변호사는 "AI와 디지털 플랫폼의 발전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한편, 디지털 신뢰, 아동청소년 보호라는 새로운 과제를 주기도 했다"며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이고도 지속가능한 대응 방안을 업계, 학계,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디지털 신뢰를 AI 정책의 주요 축으로 제시했다. AI 산업 육성과 안전 체계 구축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취지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은 축사에서 "디지털 신뢰는 디지털 혁신과 함께 발전시켜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AI 기본법 역시 기술 변화에 맞춰 함께 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아동·청소년 보호를 온라인 플랫폼 정책의 주요 과제로 강조했다. 디지털 공간이 생활과 경제활동, 공론장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만큼 미성년 이용자를 위한 안전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류신환 방미통위 비상임위원은 "디지털 공간은 일상과 경제 생활을 일궈 나가고 민주주의 공론의 장으로 기능하는 삶의 터전"이라며 "방미통위는 아동·청소년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선경 방미통위 이용자정책총괄과장은 "방미통위가 추진하는 것은 아동·청소년의 SNS 이용을 차단·제재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청소년은 정보 접근권과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 기본권의 주체인 만큼, 얼마나 많은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2026.06.18 16:06장유미 기자

어도비, 아시아 총괄 부사장에 '25년 베테랑' 임명

어도비가 아시아 지역 총괄을 새로 선임하며 한국·동남아·중화권 사업 강화에 나선다. 어도비는 파비오 티비티를 아시아 지역 총괄 부사장으로 임명했다고 27일 밝혔다. 파비오 티비티 신임 부사장은 한국, 동남아시아 및 중화권의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를 이끌고 벤 굿맨 어도비 아시아 태평양 지역 및 일본 사장에게 보고하게 된다. 티비티 부사장은 한국과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아태지역에서 25년 이상 기술 비즈니스를 이끌어 온 경험이 있다. 어도비 합류 전 워크데이에서 글로벌 부사장으로서 아태지역, 일본 및 유럽 중동 아프리카(EMEA) 지역 필드 오퍼레이션과 시장 진출 전략을 총괄하며 지역 성장을 이끌었다. 또한 SAP와 인포에서도 주요 임원직을 역임했다. 티비티 부사장은 "아시아는 신속한 기술 도입, 우수한 인재, 견고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AI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며 "이 지역 팀, 고객 및 파트너와 협력해 성장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차세대 고객 경험을 통해 성장을 가속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6.05.27 17:26이나연 기자

델, 아태지역 소버린 AI 주도한다…프라이빗 인프라 확산 가속

[라스베이거스(미국)=한정호 기자] 델 테크놀로지스가 아시아태평양·일본(APJ) 시장에서 소버린 인공지능(AI)과 인프라 효율성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며 기업 AI 전환 확대에 나선다. 단순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AI 운영 전반을 지원하는 엔드투엔드 AI 인프라 사업자로 입지를 강화한다는 목표다. 델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델 테크놀로지스 월드(DTW) 2026'에서 APJ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이같은 전략 방향을 공개했다. 리치 맥러클린 델 아태지역 비즈니스 총괄 사장은 "아태지역 기업들은 AI를 기반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서비스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며 "델은 데이터센터부터 엔드포인트까지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AI 인프라를 통해 고객들의 AI 전환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소버린 AI와 데이터 거버넌스 중요성이 APJ 시장 전반에서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맥러클린 사장은 "AI 시대에는 데이터 보호와 통제 역량이 기업 경쟁력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며 "각국 고객들은 AI 인프라와 데이터를 직접 통제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 중"이라고 설명했다. "AI 팩토리 고객 5000곳 돌파"…유연한 인프라 수요 확대 델은 이날 AI 인프라 운영 복잡성을 줄이기 위한 '델 AI 팩토리' 전략을 중점으로 소개했다. 대니 엘마지 델 아태지역 프리세일즈 총괄 부사장은 "2년 전만 해도 개념 단계였던 AI 팩토리 고객이 현재 5000개사를 넘어섰다"며 "최근 고객들은 특정 벤더에 종속되지 않고 가상머신(VM)과 컨테이너 환경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인프라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개방형 아키텍처 기반 컴퓨팅과 스토리지, 네트워크, 자동화 플랫폼을 통해 운영 복잡성을 줄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태지역 주요 기업들의 AI 전환 사례도 공유됐다. 크리스 켈리 델 아태지역 ISG 세일즈 총괄 수석 부사장은 인도 소프트웨어 기업 조호(Zoho)와 일본 제조업체 사례를 소개하며 온프레미스 AI 수요 확대 흐름을 설명했다. 그는 "조호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ZALM'을 개발해 외부 AI 모델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며 "일본 제조사들도 생성형 AI 환경 구축을 위해 데이터 플랫폼과 스토리지 인프라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많은 기업이 핵심 지식재산권(IP) 보호를 위해 델이 제시하는 것과 같은 온프레미스 기반 AI 인프라를 선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버린 AI 시장 확대…네이버클라우드 비전 주목 이번 행사에는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도 참석해 글로벌 소버린 AI 전략을 소개했다. 김 대표는 "우리는 서비스형 그래픽처리장치(GPUaaS)와 프라이빗 AI 클라우드, 자체 AI 모델 운영 경험을 모두 갖춘 풀스택 AI 사업자"라며 "현대자동차 GPUaaS와 한국은행 뉴로클라우드 사업 등을 통해 실제 AI 운영 경험을 축적해왔다"고 밝혔다. 아울러 델과 협력 중인 글로벌 AI 인프라 사업 확대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델 파워엣지 기반 AI 인프라를 활용해 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AI 환경 구축을 추진 중"이라며 "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도 소버린 AI와 디지털 트윈 사업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보안과 규제, 데이터 주권을 중요하게 보는 고객들을 위한 데디케이트·프라이빗 AI 클라우드가 우리의 핵심 경쟁력"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우리 기술이 필요한 영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에선 이처럼 프라이빗 클라우드 기반 AI 인프라 수요가 확대되는 아태지역 금융권 사례도 공유됐다. 존 샤라트 스탠다드차타드 기술·인프라 부문 글로벌 헤드는 "각국 규제와 데이터 주권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선 표준화된 프라이빗 클라우드 전략이 중요하다"며 "델과 협력을 통해 글로벌 데이터센터 인프라 운영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고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델은 AI 공급망 리스크 대응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맥러클린 사장은 "우리는 복잡한 AI 공급망 환경 속에서도 고객들이 안정적으로 AI 전환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아태지역 기업들의 AI 중심 전환을 위한 기술·인프라 지원과 파트너십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5.21 02:09한정호 기자

아태 기업 81%, API 보안 사고 겪었다…AI 확산에 대응 '경고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서비스 확산 속 API 보안 위협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API 보안 사고를 경험한 기업이 80%를 넘은 가운데 사고 1건당 평균 피해 비용도 100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AI 확산 속도에 비해 보안 대응 체계가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아카마이가 발표한 'API 보안 영향 연구 아시아태평양 에디션'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동안 아시아태평양 지역 응답자 81%가 최소 1건 이상의 API 보안 사고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1건당 평균 추정 비용은 100만 달러를 넘어 전년도 58만 달러 대비 크게 증가했다. 이번 조사는 중국·인도·일본·싱가포르 등 4개국 보안 의사결정자 6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AI 기술과 연계된 API를 겨냥한 공격이 가장 빈번한 사고 유형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43%가 애플리케이션·에이전트·거대언어모델(LLM) 기반 API 공격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반면 자사 API 자산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으며 어떤 API가 민감 데이터를 반환하는지 알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22%에 그쳤다. API 가시성 확보가 여전히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아카마이는 AI 기반 서비스 출시가 빨라질수록 API 구조가 복잡해지고 관리·모니터링 난도가 높아지면서 서비스 중단과 민감 데이터 노출, 운영 비용 증가 등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디지털 혁신 속도와 실제 보안 대응 수준 간 격차가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경영진과 현업 보안 조직 간 위협 인식 차이도 확인됐다. 전체 응답자 중 C레벨 임원의 56%는 AI·API 관련 위협에 충분히 대비돼 있다고 답했지만, 애플리케이션 보안 담당자 그룹에선 같은 응답 비율이 44%에 그쳤다. AI 서비스가 핵심 비즈니스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경영진의 낙관적 인식과 실제 운영 현실 간 괴리가 존재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API 컴플라이언스 관리 체계 역시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대부분은 컴플라이언스 체계에서 API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실제로 API를 정기적인 리스크 평가에 포함한다고 답한 비율은 63%에 머물렀다. 규제 보고와 공시 체계에 API를 반영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40%에 불과했다. 아카마이는 API 가시성 부족이 단순 보안 문제를 넘어 AI 컴플라이언스 이슈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어떤 API가 어디에 존재하는지, 민감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보호하는지 명확히 파악하지 못할 경우 향후 강화되는 AI 관리·보고 요구 사항 대응에도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기업들이 조직 전반 API 자산을 식별·관리할 수 있는 디스커버리 및 인벤토리 체계를 강화하고 개발 초기부터 보안 검증을 내재화하는 '시프트 레프트' 전략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API 보안을 신뢰할 수 있는 AI 운영의 핵심 전제조건으로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루벤 코 아카마이 아시아태평양·일본(APJ) 지역 보안 기술 및 전략 부문 디렉터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AI 확산 속도에 비해 보안 체계는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AI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는 API가 급증하면서 가시성 사각지대가 커지고 있고 이는 서비스 장애와 복구 비용 증가, 기업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실제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선 API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API 보안은 신뢰할 수 있는 AI 시스템 구축의 핵심 전제조건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05.13 10:03한정호 기자

[기고] 조직 안에 들어온 AI 에이전트…'누가 통제하는가'가 경쟁력

챗GPT 등장 이후 인공지능(AI)과 신기술, 혁신적인 서비스의 개발을 해하지 않으면서도 이용자의 권리와 개인정보를 보호하려면 어떤 것을 고려해야 할 지에 대한 논의가 최근 활발해진 분위기다. 급변하는 정보사회에서 AI와 개인정보 보호에 있어 우리 사회가 취해야 할 균형 잡힌 자세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법무법인 태평양 AI팀에서 [AI 컨택]을 통해 2주 마다 다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AI 업계 화두가 생성형 AI에서 'AI 에이전트'로 넘어온 지도 꽤 됐다. 최근엔 기업들이 이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AI는 이제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목표를 이해하고 여러 단계를 거쳐 실제 행동까지 수행한다. 회의 내용을 정리하고 이메일을 보내는 수준 이상으로 일정 조율, 보고서 작성, 고객 응대, 계약서 검토까지 수행한다. 영업·인사·법무 등 업무별 특성에 맞춘 '개인화된 에이전트 AI'를 구축하는 사례들도 늘고 있다. 하나의 범용 AI가 아니라 조직 내부 역할과 업무 흐름에 맞춰 여러 개 AI 동료를 배치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앞으로는 전사자원관리(ERP)·고객관리(CRM)·그룹웨어와 연결해 기업 내부 의사결정 과정 자체에 개입할 가능성도 크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 목표를 해석하고 필요한 정보를 탐색하며, 여러 선택지 중 하나를 스스로 결정한다. 때로는 인간이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AI 에이전트에게 "출장 비용을 절감하라"는 목표를 부여했다고 가정해 보자. 에이전트는 항공권 가격을 비교하고 호텔을 예약하며 공급업체와 자동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특정 거래처를 반복적으로 우대하거나 내부 승인 절차를 우회하는 판단을 내린다면 어떻게 될까. 기존 법체계는 기본적으로 '누가 결정했는가'를 중심으로 책임을 판단해 왔다. 하지만 AI 에이전트 시대엔 이 질문이 점점 어려워진다. 인간이 직접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AI가 스스로 최적화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 기본법이 고영향 AI에 투명성 확보와 안전성 검토, 위험관리 체계 구축을 요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안전장치 문제가 아니라, 기업 내부에서 AI에 어떤 권한을 부여하고 누가 이를 관리·감독할 것인지에 관한 거버넌스 문제에 가깝다. 결국 중요한 것은 AI 성능만이 아니다. 기업이 AI에게 어디까지 권한을 부여할 것인지, 인간의 개입 지점을 어디에 둘 것인지, 그리고 문제 발생 시 책임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새로운 경쟁력이 될 수 있다. AI 에이전트는 더 이상 단순한 소프트웨어가 아니다. 그렇다고 완전한 의사결정 주체도 아니다. 앞으로의 경쟁은 단순히 더 좋은 AI를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얼마나 안전하고 신뢰 가능하게 통제할 수 있는가를 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2026.05.07 16:33강정희 컬럼니스트

[기고] 인공지능 특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역할

챗GPT 등장 이후 인공지능(AI)과 신기술, 혁신적인 서비스의 개발을 해하지 않으면서도 이용자의 권리와 개인정보를 보호하려면 어떤 것을 고려해야 할 지에 대한 논의가 최근 활발해진 분위기다. 급변하는 정보사회에서 AI와 개인정보 보호에 있어 우리 사회가 취해야 할 균형 잡힌 자세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법무법인 태평양 AI팀에서 [AI 컨택]을 통해 2주 마다 다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통신사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쿠팡 사고 등을 계기로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발전과 확대를 위해 전 방위적인 데이터의 활용에 대한 모색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도 이견은 없다. 그렇지만 개인정보의 안전한 보호라는 절대절명의 과제 하에서 데이터 활용이란 방향성과 가치가 점점 퇴색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개인정보보호 강화 명분 아래 최근 매출액의 3% 이하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기존 법체계에 더해 매출액의 10%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하는 추가적인 보호 대책이 입법화됐다. 개인정보 처리 및 보호의 최종 책임자로서 회사 대표(CEO)에게 그 지위를 부여하는 조항도 도입됐다. 사소하다고 볼 수 있지만 개인정보 최고책임자(CPO)의 지정에도 미지정 시 과태료가 상향되고 지정요건이나 이사회 의결, 신고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도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항이 추가됐다. 추가적인 개인정보보호법 개정도 논의되고 있다. 여기엔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인한 법정 손해배상 제도를 강화하고, 개인정보의 불법 유통에 대한 처벌 근거를 마련하며, 개인정보 유출 사고 등이 발생한 경우 긴급한보호를 위한 보호조치 명령 제도의 도입 등 개인정보의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개인정보가 포함된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하는 방안은 그 중요성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발의한 AI 특례 법안의 핵심도 이 지점을 겨냥한다. 두 법안은 AI 개발을 위해 개인정보가 포함된 데이터를 학습에 활용하는 경우, 원본 그대로 사용하거나 당초 수집 목적을 벗어난 활용도 허용하되,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이용 조건을 사전 심사해 의결하는 절차를 두는 방식이다. AI 발전엔 데이터가 필수적이며 개인정보 처리가 불가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AI 모델에서는 개인정보가 파라미터화돼 모델 자체에서 직접 드러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학습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포함되는 만큼 정보주체의 오남용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 두 법안은 이 두 가지 현실 사이 절충안이다. 영상 데이터가 텍스트만큼 학습 자원으로 활용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원본 데이터를 AI 학습에 쓸 수 있는 적법한 제도의 구현은 AI 산업 발전에 필수불가결하다. 개별 법에서 유사한 유형 특례들에 대한 입법화가 시도되는 이유다.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자율주행시스템 성능·안전성 향상을 목적으로 개인정보가 포함된 영상정보를 가명처리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 제도는 오는 6월 18일부터 시행된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전북특별자치도 특별법 개정안도 같은 맥락이다. 실증특구 내에서 로봇·AI 학습에 필요한 경우 영상·음성 원본 데이터를 연구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정·승인하는 규정을 담았다. 특별법 방식으로 AI 개발용 개인정보 데이터 활용을 허용하는 법안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개별 상황에 맞는 특별법이 필요하지만 그 방향성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담겨야 한다. AI 학습을 위한 원본 데이터 사용 허용이란 공통 취지를 개인정보보호법 체계 안에서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정당한 이익·추가적 이용 규정의 확대 적용과는 별개로 AI 산업 발전에 맞춰 개인정보보호법 체계를 조정하는 일은 불가피하다. 그 중심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맡아야 한다.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개인정보보호법의 조속한 개정이 필요하다.

2026.04.13 17:40강태욱 컬럼니스트

[기고] 인공지능은 누구나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챗GPT 등장 이후 인공지능(AI)과 신기술, 혁신적인 서비스의 개발을 해하지 않으면서도 이용자의 권리와 개인정보를 보호하려면 어떤 것을 고려해야 할 지에 대한 논의가 최근 활발해진 분위기다. 급변하는 정보사회에서 AI와 개인정보 보호에 있어 우리 사회가 취해야 할 균형 잡힌 자세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법무법인 태평양 AI팀에서 [AI 컨택]을 통해 2주 마다 다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AI를 활용한 서비스와 그 이용 방식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다양해지고 있다. 처음엔 대화 상대로서의 기능에 머물렀던 AI는 이미지 생성, 프레젠테이션 제작,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 코딩으로 영역을 넓혔다. 사람이 수행하던 업무 전반을 보조하거나 대신 처리하는 에이전트 기능으로까지 진화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AI의 새로운 활용법과 기능이 쉴 새 없이 등장하고 있으니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르게 팽창하는 서비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날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인터넷조차도 1990년 월드 와이드 웹이 소개된 이후 1993년 최초의 그래픽 웹 브라우저인 모자이크와 넷스케이프를 거쳐 빠르게 성장했지만 대중이 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게 되기까진 대략 10년에서 20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반면 AI 서비스는 2022년 11월 챗GPT가 공개된 지 불과 3년 만에 일상생활은 물론 전장(戰場)에서까지 필수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는 AI는 나와 같은 법률 전문가는 물론, 수많은 프로그래머의 미래마저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AI 서비스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는 그 누구도 섣불리 단언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 가지만큼은 비교적 명확하게 전망할 수 있다. 대다수 사람이 AI 서비스를 사용하게 될 것이며 일상생활의 상당 부분을 이에 의존하게 되리라는 사실이다. 현재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큰 비중을 AI 서비스가 차지하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 현재도 AI 서비스는 프로그래밍을 배운 적 없는 일반인이 손쉽게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고, 마치 숙련된 전문가가 옆에서 실시간으로 안내해 주듯 엑셀과 파워포인트 활용을 지원한다. 이러한 활용이 얼리어답터들의 영역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사용법이 더 단순해지고 접근 문턱이 크게 낮아지리라는 점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AI 서비스가 일상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는 날이 온다면 이를 특별한 방식으로 다루는 제도적 논의도 자연스럽게 부상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통신서비스를 규율하는 전기통신사업법은 국민 생활에 필수 불가결인 통신서비스에 대해 '보편적 역무'라는 개념을 도입, 적절한 요금을 부담하는 한 누구나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한다. 현행법상 보편적 역무로는 시내전화, 공중전화, 인터넷접속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제공하는 사업자는 법령에 따라 일정한 의무를 부담하고 사업성이 낮은 지역에서도 신청이 있으면 반드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보편적 역무 제공으로 인해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엔 원칙적으로 모든 전기통신사업자가 공동으로 이를 분담해 보전하도록 한다. AI 서비스 이용이 일상화되고 국민 전체의 사회적 후생 증진에 핵심으로 인식된다면 인터넷접속서비스처럼 모든 국민에게 보장돼야 한다. 모든 사람이 AI를 부담 없이 활용해 더 나은 삶을 영위하고 혼자선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일들을 이룰 수 있다면 변호사로서 내 업무가 줄어들더라도 감수할 만한 대가다.

2026.03.27 16:21류광현 컬럼니스트

[기고] 몰입의 세계에 등장한 경고 "AI가 만든 NPC입니다"

챗GPT 등장 이후 인공지능(AI)과 신기술, 혁신적인 서비스의 개발을 해하지 않으면서도 이용자의 권리와 개인정보를 보호하려면 어떤 것을 고려해야 할 지에 대한 논의가 최근 활발해진 분위기다. 급변하는 정보사회에서 AI와 개인정보 보호에 있어 우리 사회가 취해야 할 균형 잡힌 자세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법무법인 태평양 AI팀에서 [AI 컨택]을 통해 2주 마다 다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전 세계 최초로 전면 시행된 인공지능(AI) 기본법은 다양한 산업 영역에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핵심은 동법 제31조가 규정한 '투명성 확보 의무'다. 이 조항은 텍스트·이미지·영상·음성 등 콘텐츠가 AI를 통해 제작된 경우 이용자가 이를 명확히 식별할 수 있도록 표시하게 한다. 이용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딥페이크 등 AI 기술의 오용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다. 게임 산업은 이 규정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게 될 분야 중 하나다. 최근 게임 개발 과정에선 비조작 캐릭터(NPC) 대사를 실시간으로 생성하는 대화형 AI, 캐릭터 일러스트 제작을 보조하는 이미지 생성 모델, 배경 음악을 자동으로 작곡하는 생성형 음악 모델 등 다양한 AI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더 엘더 스크롤 5: 스카이림(The Elder Scrolls V: Skyrim)' 모드 커뮤니티가 그 예시다. 이곳에선 NPC가 이용자의 질문에 맞춰 실시간으로 새로운 대화를 생성하는 'AI NPC' 실험이 등장했다. 이용자가 마을의 역사나 사건을 묻는다면 NPC가 미리 정해진 대사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통해 즉석에서 문장을 생성해 설명하는 방식이다. 이용자의 농담이나 예상치 못한 질문에도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모습이 구현되기도 한다. 이런 기술이 상용 게임에 본격 도입되면 해당 캐릭터가 AI 기반 NPC라는 사실을 어떤 방식으로 이용자에게 고지할 것인지가 새로운 규제 쟁점으로 떠오르게 된다. 현행 AI 기본법에 따르면 게임 내에서 AI로 생성된 콘텐츠가 등장할 때 'AI 생성물'임을 알리는 워터마크나 안내 표시가 요구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게임 산업엔 다른 콘텐츠 산업과 구별되는 고유한 고민이 존재한다. 게임 핵심 가치 중 하나는 이용자가 가상 세계에 깊이 몰입하는 경험, 즉 '몰입감'이다. 판타지 세계관 속 NPC와의 대화 화면에 생성형 AI로 제작됐다는 안내 문구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면, 서사의 흐름이 끊기고 이용자 몰입도가 저하될 가능성도 있다. 기술적 투명성과 창작적 경험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AI 기본법 역시 이런 현실을 일정 부분 고려하고 있다. 동법 제31조 제3항은 AI가 활용된 결과물이 예술적·창의적 표현물에 해당하거나 그 일부를 구성하는 경우, 전시나 향유를 저해하지 않는 방식으로 표시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게임 역시 대표적인 창작 콘텐츠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용 경험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유연한 표시 방식이 허용될 여지가 있다. 예컨대, 이용자가 상호작용하는 캐릭터 이름 옆에 'AI NPC'라는 표시를 두거나 최초 대화 시 간단한 안내를 제공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음성 기반 서비스 역시 마찬가지다. '더 파이널스(The Finals)'는 게임 내 해설 음성 일부에 AI 음성 합성 기술을 활용한 사례로 알려져 있다. 해당 유형의 서비스가 확산되면 이용자가 게임에 접속하는 초기 단계에서 AI 기반 음성 서비스임을 안내하는 방식이 제도적으로 요구될 수 있다. 최근 국회에선 또 다른 논쟁도 촉발됐다. 게임물 제작 과정에서 생성형 AI 활용 여부를 별도로 표시하도록 하는 게임산업법 개정안이 발의되면서다. 게임업계는 이미 AI 기본법을 통해 생성물 표시 의무가 규정된 상황에서 동일한 의무를 개별 산업법에 다시 도입하는 것은 중복 규제에 해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AI가 최종 콘텐츠에 어느 정도 관여했을 때 표시 의무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강한 형사처벌이나 과징금 제재까지 도입될 경우 규제 부담이 과도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개별 산업법마다 유사한 규제가 도입될 경우 규제 기준의 혼선, 부처 간 권한 충돌, 기업의 규제 준수 비용 증가와 같은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해외 주요 입법례에서도 게임과 같은 창작 콘텐츠 영역은 AI 규제의 직접적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제한적으로 규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술 투명성 확보라는 정책 목표와 산업 혁신을 동시에 달성하려면 보다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AI 시대 규제는 단순히 규제를 강화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균형을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에 가깝다. 이용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면서도 게임이 제공하는 창작적 경험과 몰입을 해치지 않는 제도적 접근이 이뤄질 때 AI 기술은 규제의 대상이 아니라 새로운 게임 경험을 확장하는 동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2026.03.12 16:54박주성 컬럼니스트

[현장] 레노버 "AI, 이제 실행 단계…하이브리드 AI 스택으로 韓 지원"

기업 인공지능(AI) 도입이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비즈니스 성과 창출 단계로 전환되는 가운데, 레노버가 엔터프라이즈 AI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AI PC부터 인프라,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통합 전략을 기반으로 AI 도입·확장을 지원하며 한국 시장에서도 관련 사업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신규식 한국레노버 대표는 12일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개최한 테크데이 2026 기자간담회에서 "기존에는 기업들이 AI를 실험적으로 적용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실제 비즈니스에 구현하고 적용하는 단계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며 "AI PC부터 인프라, 서비스까지 모두 아우르는 '포켓 투 클라우드' 전략을 통해 기업이 AI를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노버는 이날 IDC와 공동으로 발간한 연례 보고서 'CIO 플레이북 2026 - 더 레이스 포 엔터프라이즈 AI'를 공개하고 기업 AI 도입 현황과 향후 전략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아시아태평양 시장 10개 국가 최고정보책임자(CIO) 9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와 활용 방향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기업의 96%는 향후 12개월 내 AI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며 평균 투자 규모도 전년 대비 약 15% 증가할 전망이다. 생성형 AI와 에이전틱 AI, AI 보안 도구, 온프레미스 인프라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AI 활용 범위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데이터 분석, 사이버보안, 소프트웨어(SW) 개발, 마케팅 등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에서 AI 활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AI 프로젝트 역시 IT 부서를 넘어 전사적 차원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판 호 레노버 솔루션·서비스 그룹(SSG) 아시아태평양 총괄 디렉터는 "AI는 더 이상 파일럿 단계에 머무르는 기술이 아니라 기업 운영 전반에서 실제 가치를 창출하는 단계로 이동 중"이라며 "사이버보안, 고객 서비스, 품질 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 활용 사례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의 AI 도입 속도 역시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의 74%가 이미 AI를 파일럿 단계에서 운영하거나 체계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향후 AI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기업 비율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윤석준 레노버 글로벌 테크놀로지 코리아(ISG) 부사장은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빠르게 AI를 도입하고 있는 시장 중 하나"라며 "특히 외부 AI 컨설팅과 서드파티 AI 서비스를 중심으로 기업들이 빠른 성과 창출을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설명했다. AI 인프라 전략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국내 기업의 약 76%는 온프레미스와 프라이빗·퍼블릭 클라우드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AI 인프라를 채택 중이다. 이는 데이터 통제와 규제 대응, 보안 확보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AI 기술의 중심축이 모델 학습에서 추론으로 이동하는 점도 중요한 변화로 지목됐다. 수미르 바티아 레노버 인프라스트럭처 솔루션 그룹(ISG) 아시아태평양 사장은 "AI 모델의 전체 라이프사이클을 보면 앞으로 추론 비용이 학습 비용보다 최대 15배까지 높아질 것"이라며 "향후 기업 AI 워크로드의 상당 부분이 추론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어 분산형 엣지 인프라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노버는 이같은 변화에 대응해 AI 인프라와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AI PC부터 서버, 엣지 인프라, 클라우드까지 이어지는 하이브리드 AI 스택을 통해 기업이 AI 프로젝트를 빠르게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기업들이 AI 도입 과정에서 직면하는 보안, 데이터 관리, 인력 확보 문제를 해결하고자 컨설팅과 구축, 운영 관리까지 포함한 서비스 모델도 확대할 계획이다. 개념검증(PoC) 단계에 머무른 AI 프로젝트를 실제 비즈니스 운영 단계로 전환하도록 지원한다는 목표다. 신 대표는 "PC부터 인프라, AI 애플리케이션 서비스까지 전 영역의 컴퓨팅 역량을 바탕으로 기업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AI를 통해 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과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2026.03.12 13:24한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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