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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전기차 소비세 장벽 예고…기아 중국공장 '비상'

태국 정부가 수입 전기차에 약 30% 수준의 소비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기아의 중국 공장 수출 전략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 내수시장 부진에 대응해 옌청공장을 수출 거점으로 키워 온 기아로서는 태국에 수출하는 EV5의 가격 경쟁력이 세제 개편에 따라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에크니티 니티탄쁘라팟 태국 재무장관은 최근 완성 수입 전기차에 적용할 소비세가 30% 안팎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태국 정부는 자동차 업계와 세율을 협의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최종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태국 전기차정책위원회는 지난 10일 수입차, 일부 현지화 차량, 현지 생산차로 나눈 3단계 소비세 체계를 원칙 승인했다. 태국 내 생산과 부품 조달 비중, 투자, 고용 등 현지 경제 기여도가 클수록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저가 중국산 전기차 수입이 빠르게 늘면서 현지 완성차 공장과 부품 업계가 압박받자 태국 정부가 기존 전기차 보급 중심 정책을 생산·투자 유도 정책으로 전환한 데 따른 것이다. 에크니티 장관은 자유무역협정 탓에 관세를 직접 올리기 어려워 소비세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책 전환의 배경에는 빠르게 커진 태국 전기차 시장이 있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에 따르면 올해 1~7월 태국 승용 전기차(BEV) 신규 등록은 12만 6439대로 전년 동기 대비 88.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 업체의 승용 전기차 신규 등록 점유율은 90.3%에 달했다. 태국 투자청(BOI)도 올해 1~7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가 태국 신차 시장의 55%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세제 개편이 단순한 수입 억제가 아니라, 빠르게 커지는 전동화 수요를 현지 생산과 부품 공급망 투자로 연결하려는 조치인 셈이다. 태국 세제 개편은 기아의 중국공장 수출 전략에도 직접적인 변수다. 기아는 중국 현지 전기차 업체와의 경쟁이 격화하자 장쑤위에다기아 옌청공장을 신흥시장 수출 거점으로 재편해 왔다. EV5 수출형 모델도 이 공장에서 생산되며 태국은 초기 수출국 가운데 하나다. 기아는 지난 4월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지난해 중국 법인의 신흥시장 수출이 17만1000대로 전년보다 0.2% 늘며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중국 법인 수출 물량을 20만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태국에서 판매하는 EV5는 중국산 완성차다. 수입 전기차에 현지 생산 업체보다 높은 소비세가 적용될 경우 가격 인상 또는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태국 수출 확대와 중국공장 가동률 제고를 함께 추진해 온 기아의 전략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오히려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 BYD와 MG, GWM, 창안, GAC Aion, 오모다·재쿠 등은 태국에 생산시설을 마련했거나 현지 조립을 확대하고 있다. 태국 정부가 제시한 현지 생산·부품 조달·고용 기준에 맞춰 낮은 세율을 적용받을 기반을 갖춘 셈이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중국 본토의 대량 생산 경쟁력에 태국 현지 조립까지 더해 가격을 낮추고 있다. 태국 승용 전기차 신규 등록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시장에서 수입 완성차 비중이 높은 기아는 세제 개편 이후 이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더 큰 부담을 안게 될 수 있다. 반면 현대차는 태국에서 아이오닉 5 현지 조립과 배터리 조립 투자를 시작해 수입 완성차 최고세율을 피할 기반을 마련했다. 다만 현대차 역시 중국·일본 업체에 비해 현지 생산 물량과 부품 조달망을 더 키워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태국의 조치는 중국산 저가 전기차를 겨냥했지만, 중국을 수출 생산기지로 활용해 온 기아에 부담이다. 기아는 EV5의 판매 조건 조정과 함께 아세안 공급망 전략 전반을 재점검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항구 평택대학교 특임교수(전 자동차융합기술원장)는 "태국의 조치는 중국산 전기차 수입을 억제하려는 성격이 강하지만 중국에서 생산한 전기차를 수출하는 기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차량뿐 아니라 중국산 부품까지 규제 범위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어 관련 동향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2026.09.16 15:39김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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