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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공격하는 면역세포 어디서 왔나 했더니…'목 림프절' 주목

알츠하이머병 등에서 뇌 신경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세포가 어떻게 활성화되는지 보여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뇌에서 나온 물질이 목 깊숙한 곳의 림프절로 이동해 면역세포를 활성화하고, 이 세포가 다시 뇌로 들어가 신경퇴행을 악화시키는 경로가 동물실험에서 확인됐다. 최근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얼럿 등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대 세인트루이스 의대 연구진은 타우 단백질과 관련한 신경퇴행 과정에서 'CD8+ T세포'가 활성화되는 경로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는 비정상적인 타우 단백질이 축적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타우 단백질은 정상적으로 신경세포의 구조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지만 비정상적으로 변형돼 엉키면 신경세포 기능을 방해하고 신경퇴행과 연관된다. 기존 연구에서는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타우병증이 진행될수록 뇌에서 CD8+ T세포가 증가한다는 사실이 관찰됐다. CD8+ T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 등을 찾아 제거하는 면역세포다. 하지만 이 면역세포가 어디서, 어떻게 활성화돼 뇌로 들어가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타우병증을 일으킨 생쥐를 이용해 이 과정을 추적했다. 그 결과 '제1형 고전적 수지상세포(cDC1)'가 CD8+ T세포를 활성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DC1은 다른 세포에서 나온 항원을 T세포에 보여줘 공격 대상을 인식시키는 일종의 면역계 '정보 전달자' 역할을 한다. 연구진이 생쥐에서 cDC1을 제거하자 뇌에 침투하는 CD8+ T세포가 크게 줄었다. 신경세포 주변에서 나타나는 염증반응과 신경퇴행도 완화됐다. 특히 타우 단백질 자체의 축적은 줄어들지 않았는데도 뇌 위축과 신경퇴행이 감소했다. 이는 비정상적인 타우 축적뿐 아니라 이에 반응해 활성화되는 면역체계 역시 신경세포 손상을 악화시키는 데 관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이어 CD8+ T세포가 실제 어디에서 활성화되는지 추적했다. 주목한 곳은 뇌가 아니라 목 깊숙한 곳에 위치한 '심부경부림프절(deep cervical lymph nodes)'이었다. 뇌척수액과 뇌에서 나온 물질은 뇌막 림프계를 거쳐 이 림프절로 배출될 수 있다. 연구진은 뇌에서 유래한 항원을 인식한 CD8+ T세포가 심부경부림프절에서 증식하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뇌나 뇌막에서는 같은 수준의 증식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타우병증으로 신경세포가 손상되면 뇌에서 항원이 방출되고, 이 물질이 뇌막 림프계 등을 통해 심부경부림프절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cDC1이 해당 항원을 CD8+ T세포에 제시해 이를 활성화하고, 활성화된 T세포가 다시 뇌로 이동해 신경염증과 신경퇴행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연구진이 cDC1의 항원 제시 능력을 차단하자 뇌로 침투하는 CD8+ T세포가 크게 감소했고, 타우병증 생쥐의 뇌 위축 역시 완화됐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타우병증 치료의 새로운 접근법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타우 단백질 자체를 제거하는 것뿐 아니라 뇌 밖에서 일어나는 면역세포 활성화 과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를 사람에게 곧바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핵심 실험은 인간이 아닌 타우병증 생쥐 모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인간 뇌 조직에서도 관련 면역세포를 분석했지만, 생쥐에서 확인된 심부경부림프절의 면역 활성화 과정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서 동일하게 작동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또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이 목 림프절에 있다는 의미도 아니다. 이번 연구는 타우병증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뇌 밖의 면역체계가 신경퇴행을 악화시킬 수 있는 하나의 경로를 제시한 것이다. 연구진은 "타우병증 생쥐에서 cDC1에 의한 항원 제시가 뇌를 배출하는 심부경부림프절에서 CD8+ T세포를 처음 활성화하는 데 필수적이며, 이 세포가 뇌에 침투해 신경퇴행을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지난 3일 게재됐다.

2026.09.11 11:10안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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