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결의 인디픽] 버스팅포테이토 "SIGN에서 많은 격려 얻었죠"
인디게임이 글로벌 게임산업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한 가운데 독창성과 참신함을 매력으로 게임 이용자를 사로잡은 작품도 속속 늘고 있습니다. 국내 게임업계에도 인디게임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지디넷코리아는 한국 인디게임의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지난 28일 대학생 인디게임 행사 제1회 '스튜던트 인디게임 네트워크(SIGN)'가 열렸다. SIGN은 청년 게임인들의 도전을 지원하기 한국인게임협회가 올해 처음으로 개최한 행사다. 이날 행사에는 대학생 연합 게임동아리 '게임메이커스', '브릿지'와 중앙대 CIEN, 숭실대 '겜마루', 순천향대 '크리스탈 히어로' 등 5개 단체 150명여 대학생 개발자들이 참가했다. 현장에서 총 29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PC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버스팅포테이토는 도트 기반의 '소프트크롤러'를 선보였다. 이 게임은 계속해서 바뀌는 맵과 옵션이 바뀌는 아이템, 예상치 못한 깜짝 이벤트 등이 매력적인 로그라이트 게임이다. 또한 투박하면서도 디테일한 도트 그래픽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디넷코리아는 이날 SIGN 현장에서 전민규 팀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전 팀장은 "공통 관심사를 가진 다양한 분들과 여러 팀들과 소통할 수 있는 행사에 참석해 기뻤다"며 " 우리만 알던 게임을 다른 이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인디게임이라는 목표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버스팅포테이토는 말 그대도 '팡 터지는 감자'를 뜻한다. 전 팀장은 "사실 감자는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친근한 식재료다. 하지만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감자를 굽다보면, 펑 소리를 내며 터지는데, 친근함을 보여주면서도 임팩트를 전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러한 이름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설명에 따르면 전 팀장은 게임을 정말로 좋아하던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그는 "레인보우 식스는 6천 시간 가까이했고,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경우 전설 탈 것도 가지고 있었다"며 "그런데 대학교에 오니 게임 개발 동아리가 있었다. 해보니 게임 개발이 너무 재미있었다. 그동안 게임을 하면서 '어 이런 걸 혼합하면 좋겠는데?'라는 생각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솔리드크롤러는 던전크롤러 장르를 채택했다. 전 팀장은 "이름에 솔리드라는 단어가 붙은 것은 주인공 캐릭터가 사용하는 스킬 형태가 파티클 느낌으로 닐아기기 때문에 이렇게 지었다"고 말했다. 전 팀장에 따르면 솔리드크롤러는 개발을 시작한지 5개월 정도 지났다. 게임이 탄생하게 된 계기는 다소 즉흥적이었다. 전 팀장은 "당시 유니티로 게임 만드는 법을 공부하고 있었는데, 그때가 인벤토리를 만드는 과정이었다"며 "그런데 하다보니, 아이템을 줍게 만들고 싶었고 이후에는 착용, 스텟 시스템까지 만들었다. 어떻게 보면 하향식 개발이라고 볼 수 있다"고 웃었다. 우연한 기회에 만들어진 게임이지만, 시스템과 콘셉트는 탄탄하다는 것이 전 팀장의 설명이다. 그는 "우선 솔리드크롤러는 이용자들이 보다 전략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빌드에 높은 자유도를 넣었다"며 "이에 따라 이용자들은 치명타 확률을 극한으로 올려 크리티컬 데미지가 지속적으로 나온다거나, 방어력을 높여 안정적으로 던전을 도는 등 원하는 방식대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신 플레이어가 사망하면 아이템이 초기화되는데, 스킬 포인트의 경우 계승이 되는 방식으로 만들어서 성장의 재미를 더했다"며 "여기에 플레이어가 아이템 스탯을 조절할 수 있는 초월 강화시스템을 넣어 변수 속에서 이용자들이 어느 정도 조율할 수 있는 부분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액션 역시 디테일이 뛰어나다. 전 팀장은 "게임 그래픽 도트로 만들어졌기에 투박해보일 수 있지만, 액션을 위해 굉장히 섬세하게 신경을 썼다"며 "모든 공격에는 예비 모션과 본모션이 있는데, 익숙해지면 보고 피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장 시연버전의 경우 스테이지 1까지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었는데, 각각의 아이템설명에 스토리를 유추할 수 있는 문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전 팀장은 "개인적으로 게임 스토리의 영향력이 너무 큰 것은 선호하지 않는다. 비중으로 친다면 20%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면서 "다만 그럼에도 디테일은 살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예가 프롬소프트웨어의 '다크소울' 시리즈다. 스토리가 없는 것 같지만, 아이템 설명과 단편적인 이야기를 통해 전체 내러티브를 파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니체의 철학을 굉장히 좋아한다. 종교라는 관념은 인간에게 매우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과연 종교를 선하다고 할 수 있을까. 만약 종교가 절대선이라면, 그것을 믿는 인간은 선하다고 할 수 있을까. 이러한 사상들이 게임 전반에 담겼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게임은 거의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전 팀장은 "하드코딩 방식이 아니라 모듈화를 통해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데, 속도도 매우 빠르다. 아이템도 에디터를 통해 빠르게 제작할 수 있다"며 "지금은 스테이지1까지 만들어졌는데, 3까지 제작되면 올해 안으로 스토브와 스팀을 통해 게임 정식출시가 가능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버스팅포테이토는 내년부터는 각종 다양한 인디게임 행사에 참석해 소프트 크롤러를 소개할 예정이다. 전 팀장은 마지막으로 "SIGN 참가 전까지 소프트크롤러를 아는 사람이 10명도 채 안됐다. 특히 지인들도 저희 게임을 보고 재밌다고 한 사람들도 많지 않았다"면서 "그런데 이번 행사를 통해 벌써 20명이 넘는 이용자가 우리 게임을 즐겼고, 양질의 피드백을 잔뜩 받았다. 게임이 새롭게 태어난 느낌이다. 이번 행사가 정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기쁨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