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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고속도로] 공공 클라우드 외산 문턱 낮아지나…국내업계 "역차별 없어야"

국가정보원이 공공 클라우드 운영·관리 영역인 '컨트롤플레인'을 해외에 둘 수 있도록 보안체계 개편을 추진하면서 국내 클라우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들은 글로벌 사업자의 공공시장 진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보안 기준에 맞춰 인프라와 운영체계에 투자해온 국내 사업자가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국내외 사업자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정원은 국가망보안체계(N2SF)에 맞춰 '국가 클라우드 컴퓨팅 보안 가이드라인' 개정을 추진 중이다. 기존 클라우드보안인증(CSAP) 상·중·하 등급은 각각 N2SF의 기밀(C)·민감(S)·공개(O) 등급과 연계되며 공공 클라우드 보안·운영 요건도 이에 맞춰 개편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CSAP와 국정원의 보안 검증으로 이원화됐던 공공 클라우드 진입 절차를 국정원 중심의 단일 검증체계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새 제도는 약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하반기 시행될 예정이며 기존 CSAP 인증의 남은 유효기간도 인정된다. 이번 개정 방향의 핵심 중 하나는 클라우드 인프라를 '데이터플레인'과 '컨트롤플레인'으로 구분하는 것이다. 공공기관 데이터가 실제 저장·처리되는 데이터플레인은 국내에 두고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반면, 인프라 생성과 계정·권한 관리, 네트워크 설정 등을 담당하는 컨트롤플레인은 논리적 분리를 전제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모습이다. 보안장비와 암호화 관련 인증 기준도 확대하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다. 기존 국내 인증 중심으로 운영하던 보안 요건을 국제 인증까지 폭넓게 인정해 상대적으로 글로벌 CSP의 공공시장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외산 막자는 것 아냐…같은 시장이면 같은 규칙 적용해야" 국내 CSP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컨트롤플레인의 해외 운영 허용이다. 글로벌 CSP는 이미 해외에 구축한 대규모 컨트롤플레인과 운영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반면, 국내 CSP는 기존 보안정책에 따라 별도의 공공 클라우드 인프라와 관리체계를 구축해온 만큼 비용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인공지능클라우드산업협회 CSP 분과위원회 A사 관계자는 "똑같은 규제를 가지고 똑같은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며 "해외 사업자는 컨트롤플레인을 해외에 둘 수 있다는 식의 예외가 생기면 기존 규제에 맞춰 투자한 국내 CSP가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국내 업계는 글로벌 CSP의 공공시장 진입 자체를 막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기존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도 일정한 보안 기준이 있었던 만큼 신규 사업자 역시 국내 사업자와 동일한 요건을 갖춰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다는 설명이다. 기존 투자에 대한 추가 부담도 문제로 꼽힌다. 국내 CSP들은 그동안 CSAP 등 정부 정책에 맞춰 데이터센터와 보안설비, 공공 전용 인프라와 운영체계 등에 투자해왔다. 새로운 보안체계에 맞춰 기존 시스템을 재편할 경우 장비를 그대로 활용하더라도 아키텍처 재설계와 시스템 이전, 재검증 등에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B사 관계자는 "정부가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 대한 기준을 만들었고 국내 기업들은 그 기준에 맞춰 준비했다"며 "글로벌 CSP도 이 시장에 들어오려면 자신들이 기준에 맞춰 바꾸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사업자가 기존 기준에 맞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오히려 기준을 이들에게 유리하게 바꾸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실무자는 "국정원 개정 방향대로라면 상당 부분 인프라를 이동하고 아키텍처를 새로 설계해야 하기에 추가적인 비용과 작업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서 장애 나면 누가 책임지나…정부 '통제력'도 쟁점 컨트롤플레인이 해외에 위치할 경우 장애나 보안사고 발생 시 국내 정부가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원인을 조사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도 쟁점이다. 컨트롤플레인은 서버 생성·배포뿐 아니라 계정과 권한, 네트워크 등 클라우드 서비스 전반을 관리하는 영역인 만큼 장애 원인이 해외 시스템에 있을 경우 국내 기관의 접근과 조사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C사 관계자는 "글로벌 CSP에서 장애가 발생하고 원인이 해외 컨트롤플레인에 있다면 국내에서 바로 소명하거나 조사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과기정통부나 국정원이 국내 CSP를 대상으로 해왔던 수준의 조사와 책임 확인이 해외 사업자에도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의 정보가 컨트롤플레인을 통해 어느 범위까지 해외에서 관리될 수 있는지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컨트롤플레인에는 단순한 서버 제어 기능뿐 아니라 이용 기관의 인프라 구성과 계정, 운영정보 등이 포함될 수 있으며 서비스형플랫폼(PaaS)이나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까지 범위를 넓히면 관리되는 정보가 더욱 복잡해질 수 있어서다. 다만 업계는 데이터플레인과 컨트롤플레인을 구분하거나 컨트롤플레인을 논리적으로 분리하는 기술 자체를 보안상 문제로 보는 것은 아니다. 논리적 분리에도 충분한 보안조치를 적용할 수 있지만 이를 해외 운영까지 확대할 경우 정부가 필요한 관리·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는지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GPU·AI까지 영향…"세부 기준 산업계와 함께 만들어야" 인공지능(AI) 인프라에 적용할 보안 기준도 추가 과제로 꼽힌다. 데이터플레인에는 서버와 스토리지뿐 아니라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AI 인프라도 포함될 수 있는 만큼 공공과 민간 자원을 어느 수준까지 분리할지, 마켓플레이스와 외부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SaaS 등은 어느 영역에 포함할지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CSP들은 제도 개편 자체를 일률적으로 반대하기보다 세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산업계와 충분히 협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기존 CSAP 체계에 맞춰 구축한 인프라와 인증을 최대한 인정하고 새롭게 변경되는 부분을 중심으로 검증하는 등 단계적인 전환 방안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산 사업자도 요건을 준수하면 국내 공공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국내 기업과 마찬가지로 정부가 필요로 하는 통제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다"라고 짚었다. 이어 "제도가 변경된다면 구체적인 세부 기준을 국내 기업들과 함께 만들고 보완점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6.09.07 15:11한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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