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보고싶다, 나타나 제발"... 카카오 노조, 창업자 사과 촉구
"무책임 경영·회전문 인사, 김범수 창업자는 사과하라." 카카오 노동조합이 일방적인 회사 경영 방향과 고용 불안 등을 문제 삼으며 한 달 만에 다시 거리로 나섰다. 노조는 판교 아지트를 시작으로, 엑스엘게임즈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까지 1시간가량 판교 일대에서 거리 행진을 펼쳤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17일 정오 경기 성남 지하철 신분당선 판교역 인근 카카오아지트 앞에서 카카오 공동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무책임경영 규탄, 고용불안 해소를 위한 카카오 공동체 2차행동. 크루들의 행진' 집회를 열었다. 카카오 노조는 지난달 26일 같은 장소에서 최근 공동체 일원인 엑스엘게임즈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내 이어진 권고사직, 희망퇴직 등 불안정한 고용 체계와 무책임 경영을 질타하는 1차 집회를 열었지만, 사측이 무대응으로 일관하자 이날 추가로 단체행동을 진행했다. 노조는 1차 집회 당시 카카오 그룹 컨트롤타워인 공동체얼라인먼트(CA)협의체에 서한을 전달하고,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크루유니언을 비롯한 화섬식품노조 조합원들은 '책임·소통·사과' 스티커가 부착된 양산을 쓰고, 앞서 집회와 동일하게 고용 불안 해소와 책임경영을 외쳤다. 아울러 노조는 집회 현장에 김범수 창업자와 동명이인 가수 김범수의 '보고싶다'·'나타나'·'제발' 곡을 틀며, 김 창업자의 사과를 거듭 요구했다. 이어 300명가량 조합원들은 '무책임 경영·회전문 인사, 김범수는 사과하라'·'일방적 리더십, 탐욕적 경영진은 이제 그만'·'경영실패 책임 떠넘기지 말고, 고용안정 책임져라' 세 플래카드를 들고 판교 거리를 누볐다. 이들은 판교 아지트에서 출발해 엑스엘게임즈가 있는 네오위즈 본사, 그리고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입주한 판교 H스퀘어 앞까지 40~50분 거리 행진을 이어갔다. 행진 전후로, 노조는 '불통'·'탐욕' ·'일방적 리더십' 등 문구가 새겨진 박스를 밟으며 회사에 조속한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오치문 카카오 노조 수석부지회장은 “1차 집회 후 김범수 창업자가 국립오페라단 이사장에 내정되고, 사회공헌재단 브라이언 펠로우 모집 소식만 들려왔다”며 “외부 이미지 챙기기에만 급급한 실정”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크루유니언은 또,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지휘봉을 내려놓은 백상엽 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를 비상근 고문으로 위촉한 점도 꼬집었다. 구조조정을 단행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전 수장을 고문으로 내세운 건 부당하다는 게 노조 측 견해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전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감사 요구 서한을 전달할 것”이라며 이사회에 이날 오후 내 공문을 보낼 예정이라고 했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가 우리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면, 다른 방식으로 단체행동을 이어갈 것”이라고도 했다. 카카오 측은 이번 2차 집회를 두고 "열린 자세로 노조와 성실히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