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무더위…반바지 출근 관대해지는 기업들
올여름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이 직원들의 '시원한' 옷차림에 관대해지고 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IT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가진 중후장대 기업들이 자율 근무 복장 제도 대열에 합류했다. 혹서기 '쿨비즈룩'을 허용한 것이다. 쿨비즈란 넥타이를 매지 않고 양복 상의를 벗은 반소매 셔츠 차림 등의 여름철 캐주얼 정장 차림을 말한다. 최근 포스코그룹과 HD현대는 직원들의 복장을 자율화했다. 직원들이 출퇴근 및 근무복장을 TPO(시간·장소·상황)에 맞게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복장기준을 변경했다. 포스코그룹 계열사 전사 복장 자율화는 지난달 24일 기업시민 경영이념 5주년을 맞아 도입됐다. 보다 유연한 기업문화 정착을 위해서다. 다만, 반바지, 샌들, 크롭티, 후드티는 허용하지 않는다. 지난 6월 글로벌R&D센터(GRC) 직원들에 한해 자율 근무 복장을 처음으로 허용한 HD현대는 반바지까지 허용한다. 레깅스, 트레이닝복, 잠옷, 노출 심한 복장 등 근무 공간에 적합하지 않은 복장은 자제를 당부했다. 국내에서 자율 근무 복장 제도 도입 움직임은 꽤 오래전부터 있었다. SK와 코오롱그룹이 대기업 중에서는 가장 먼저 시도했다. SK는 2000년부터 근무 복장 자율화를 시행했으며, 반바지까지 허용된 시점은 계열사별로 상이하다. SK하이닉스가 2012년 허용으로 가장 빠르다. 코오롱그룹도 같은 해 복장 자율화를 선언했다. 반바지를 따로 금지하는 규정도 없다. 한화그룹, GS그룹(리테일 기준), 효성그룹은 2016년 복장 자율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반바지 허용은 기업마다 다르다. 한화그룹은 반바지도 허용하며, GS그룹도 별도로 금지하는 규정은 없다. 하지만 효성그룹은 2019년 매뉴얼 기준 반바지, 샌들, 찢어진 바지, 민소매 등은 금지하고 있다. LG그룹은 2018년 자율 복장제를 도입했지만, 반바지까지 허용한 시점은 3년 뒤인 2021년부터다. 두산그룹은 LG그룹과 같은 해 자율 복장제를 도입했으며, 반바지는 허용하지 않는다. 자율 근무 복장제를 도입한 기업들도 계열사마다 분위기가 다 다르다는 입장이다. 또 반바지를 허용하는 규정이 있음에도 막상 입는 사람들이 거의 없기에, 입기 눈치가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반바지를 딱히 금지하지 않지만, 사실 입고 출근하는 사람은 거의 없긴 하다"며 "아직은 문화가 바뀌는 과도기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조직 문화와 분위기가 다 다르다"며 "같은 회사더라도 사업장에 따라 반바지나 샌들을 신는 직원들이 많은 경우도 있으며, 또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