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금' 가상자산, 투자 피난처 됐다
최근 전통 금융 시장에 혼란이 발생하면서 수혜를 입은 가상자산 시장이 향후 기대 요소에 힘입어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번스타인, 가상자산 운용 기업 코인셰어스 등이 이런 분석을 내놨다. 블록체인 매체 코인데스크는 번스타인이 17일 발간한 보고서 내용을 소개했다. 번스타인은 지난해 11월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파산하면서, 결과적으로 새로운 강세장을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FTX 파산을 계기로 투자자들이 위험한 레버리지 투자를 청산하고,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자산을 관리할 필요성을 깨닫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시가총액 최대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에 거시경제 차원의 투자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미국 지방은행들의 경영 위기 상황이 지속되면서 머니마켓펀드, 미국 4대 은행으로 예금이 유입되는 등 화폐 중앙화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는 점도 일맥상통한다고 해석했다. 이런 변화에 따라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인식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올초 1만6천 달러 대를 기록하던 비트코인 시세는 최근 3만 달러로 뛰어올랐고, 특히 미국 은행들의 위기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동안 시세가 급등했다. 지난달 초 비트코인 시세는 2만3천 달러 대였는데 추가 상승이 나타난 것이다. 다른 주요 가상자산인 이더리움도 최근 상승세다. 올초 기준 시세가 1천200달러 대로 나타났지만, 19일 현재 2천 달러를 돌파했다. 스테이킹 출금을 상시 지원하는 상하이 업그레이드를 지난 12일 시행한 뒤에도 오히려 시세가 13% 상승했다. 이더리움 트랜잭션 수수료도 토큰 시세 상승과 더불어 블록체인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3배 가량 늘어났다. 번스타인은 아직 가상자산 강세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았고, 향후 상승장을 기대할 요인이 다수 존재한다고 예상했다. 현재의 거시경제 상황과 더불어 내년으로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 이더리움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성공, 이더리움 확장성 솔루션들의 성공 등을 이같은 요인으로 들었다. 그러면서 "주요 기관들이 투자하는 가상자산 시장 사이클이 처음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점쳤다. 가상자산 운용 기업 코인셰어스도 지난 17일 비슷한 분석과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가상자산 투자 상품에 1억1천400만 달러가 유입됐고, 최근 4주 동안엔 3억4천500만 달러가 유입됐다. 지난 6주 동안 투자금 4억8천만 달러가 유출됐는데, 유출분을 거의 회복했다.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한 주간 유입된 자금 중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금이 1억400만 달러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이더리움은 300만 달러 정도에 그쳤다.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에 비해 알트코인에 대한 투자 유입은 미미했다고 봤다. 코인셰어스는 비트코인 시장 거래량이 일 평균 56억 달러, 최근 1년간 120억 달러 정도로 매우 줄어든 시기에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이라고 짚었다. 코인셰어스는 "전통 금융에 발생 중인 문제를 두려워하는 투자자들이 안전한 곳으로 도피한 것"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