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PC, 소프트웨어 없이 수요 창출 어렵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수요 감소를 겪고 있는 PC 시장이 신경망처리장치(NPU) 등을 내장한 AI PC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애플·퀄컴 등 Arm 기반 PC용 칩 업체 뿐만 아니라 인텔·AMD 등 기존 x86 프로세서 업체들도 올 연말부터 AI 가속 기능을 갖춘 프로세서를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AI PC가 주요 PC 제조사의 기대만큼 큰 수요를 이끌어내지 못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거시경제 상황과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지출 우선순위 변화를 겪은 소비자가 교체를 원할 만큼 극적인 응용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 주요 PC용 프로세서 모두 AI 가속 기능 탑재 PC용 프로세서에 가장 먼저 개별 AI 엔진을 탑재한 것은 애플이다. 2020년 11월 자체 개발 '애플 실리콘' 첫 제품인 M1 칩에 A14 바이오닉(아이폰 12 시리즈)과 동일한 16코어 뉴럴엔진을 탑재했다. 퀄컴은 2021년 말 공개한 스냅드래곤 8cx 3세대 칩에 '퀄컴 AI 엔진'을 내장했다. 이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기능으로 윈도11에 내장된 '스튜디오 효과', 포토샵·라이트룸·아크로뱃 등 어도비 소프트웨어 내장 AI 엔진 '센세이'(Sensei) 등을 들 수 있다. 인텔은 다음 달 정식 공개할 노트북용 '코어 울트라'(메테오레이크) 프로세서의 'SoC 타일'에 AI 가속엔진 '모비디우스 VPU'를 탑재했다. AMD도 라이젠 7040 시리즈 프로세서 중 일부 제품에 AI 연산을 가속하는 '라이젠 AI'를 내장한다고 밝혔다. ■ 트렌드포스 "AI PC, 초기 수요처 한정적"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AI PC 활용을 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필요하기 때문에 초기 제품은 고성능 업무용 노트북과 콘텐츠 제작자에 집중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트렌드포스는 "이들 두 소비자층은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AI에 대한 요구사항을 가지고 있고 관련 응용프로그램에서 바로 효과를 체감 가능해 바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 PC가 등장한다 해서 PC 구매 수요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2024년 이후 장비 교체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업그레이드를 예측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론내렸다. ■ "획기적인 AI 응용프로그램 없이 수요 창출 어려워" 실제로 AI PC의 효용성을 체감할 수 있는 응용프로그램은 많지 않다. 애플은 맥OS에 사진 파일 내 텍스트 인식, 음성 인식, 전면 카메라 피사체 포착 등 기능을 내장했다. 퀄컴 스냅드래곤, 인텔 코어 울트라, AMD 라이젠 등이 이용하는 윈도11은 '윈도 스튜디오 효과'를 통해 화상회의 시 배경 흐림, 주위 잡음 제거 등을 수행할 수 있고 최근 코파일럿 기능을 포함한 업데이트가 배포되기 시작했다. 트렌드포스는 "대부분의 AI 응용프로그램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클라우드 상에서 작동하며 획기적인 AI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하지 않는다면 일반 소비자용 AI PC 보급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인텔, 소프트웨어 개발사와 AI PC 가속 프로그램 추진 오는 12월 AI 처리 NPU 내장 노트북용 프로세서 '코어 울트라' 1세대 제품을 출시할 인텔은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보를 위한 AI PC 가속화 프로그램 추진에 나섰다. 딥렌더, 리와인드 AI, 매직스, 버퍼존, 블랙매직, 비디오컴, 사이버링크, 스카이럼, 어도비, 엑스플릿, 오다시티, 원더쉐어필모라, 웹엑스, 줌, 토파즈 등 100여 개 이상의 소프트웨어 개발사와 함께 AI 기능 활성화에 나서는 것이 목표다. 권상준 한국IDC 이사는 "AI는 PC의 성능 향상, 소비 전력 효율성 개선, 노이즈 감소, 이미지 처리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사용 사례는 아직 개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보안이 확보된 PC에서 개인 데이터를 직접 처리함으로써 개인 정보의 유출도 막고 보다 심화된 개인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