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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뚝딱 만든 PPT, 수정은 한참…캔바가 내놓은 해법은

인공지능(AI)이 발표자료를 뚝딱 만들었다. 하지만 사진은 바꾸고 싶고 제목은 더 키우고 싶다. 회사 분위기와 맞지 않는 색상도 눈에 걸린다. AI 발전으로 다양한 디자인 도구가 등장했지만 '만들어주는 자료'와 '내가 쓰고 싶은 자료' 사이에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 김대현 캔바코리아 지사장은 27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이 거리를 좁힐 방법으로 개인화 추천과 편집 기능을 제시했다. 이용자 취향에 맞는 디자인을 추천하고 AI가 만든 초안도 원하는 대로 고쳐 개인과 브랜드 특색을 담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직접 캔바를 사용해보니 수정 과정에서도 AI에 말을 걸 수 있었다. 고궁 사진이 들어간 발표자료에서 하늘 색을 바꾸고 사진 속 사람을 지웠다. 밤하늘에 별똥별이 떨어지는 장면을 요청하니 이미지에 반영했다. 새 사진을 찾는 대신 기존 자료에서 바꾸고 싶은 부분을 주문하며 작업을 이어갔다. 캔바는 2013년 호주에서 출발한 온라인 디자인 플랫폼이다. 미리 마련된 디자인 틀인 템플릿에 글과 사진을 넣어 발표자료와 포스터, 영상 등을 만든다. 사진과 글꼴을 찾고 콘텐츠를 제작한 뒤 동료와 함께 수정하는 과정을 한곳에서 지원한다. 한국에서는 특히 발표자료 제작에 많이 쓰인다. 캔바에 따르면 최근 12개월간 한국 이용자가 만든 프레젠테이션은 약 3500만 개로 전년 동기보다 70%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디자인 제작량은 1억 개 이상이다. 약 3개 중 1개가 발표자료인 셈이다. "하늘 색 바꿔줘"…사진 찾는 대신 말로 수정 체험은 고궁 사진 위에 'Welcome to Korea'라는 제목을 얹은 발표자료로 시작했다. 하늘이 다소 칙칙해 보여 AI 대화창에 "하늘 색을 더 화사하게 해줘"라고 입력했다. 하늘은 선명한 파란색으로 바뀌었고 제목은 남았다. 이번에는 고궁 앞에 모인 관람객이 눈에 들어왔다. "사람들도 지워줘"라고 요청하니 사진 앞쪽에 있던 사람이 사라졌다. 별도 사진 편집 프로그램을 열거나 인물을 하나씩 지정하지 않고 대화창에서 수정을 요청할 수 있었다. 이어 밤하늘에 별똥별이 떨어지는 모습을 넣어달라고 했다. 낮 풍경은 밤으로 바뀌었고 하늘에는 별똥별이 더해졌다. 배경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마다 다른 사진을 검색하는 대신 같은 자료를 놓고 원하는 장면으로 바꿔갔다. 이 체험에서 확인한 편의는 수정 방법을 몰라도 원하는 변화를 말로 전달할 수 있다는 데 있었다. 다만 요청을 반영했는지와 최종 자료에 어울리는지는 사용자가 결과를 보고 판단해야 했다. AI에 작업을 맡겨도 완성본을 고르는 역할은 남았다. 강선우 캔바코리아 브랜드 마케팅 리드는 이날 시연에서 사용자가 직접 세부 요소를 고치는 과정도 보여줬다. 홍보 게시물 템플릿을 고른 뒤 영문 문구를 한글로 바꾸고 글꼴을 교체했다. 기존 색상이 취향에 맞지 않자 주황색을 선택해 같은 색상을 쓰던 다른 요소에도 한꺼번에 적용했다. 이어 기존 디자인과 기획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후속 페이지를 만드는 과정을 녹화 영상으로 소개했다. 생성된 페이지에서도 문구와 이미지를 각각 선택해 바꾸거나 비슷한 분위기의 다른 디자인 요소로 교체할 수 있었다. 김 지사장은 AI로 콘텐츠를 빠르게 만들 수 있게 됐지만 결과물이 서로 비슷해지는 문제도 생겼다고 지적했다. 캔바는 AI가 초안을 만든 뒤에도 사용자가 직접 편집하며 자신의 개성과 브랜드 특색을 담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취향에 맞는 템플릿 추천…동료와 수정도 한곳에서 캔바는 이용자가 원하는 디자인을 찾는 수고도 줄이려 한다. 같은 '심플한 디자인'을 원해도 누군가는 여백이 넓은 화면을, 다른 누군가는 색상과 장식을 줄인 구성을 선호할 수 있다. 김 지사장은 이용자가 만들어온 디자인과 선호를 바탕으로 첫 화면에 보여줄 템플릿과 도구를 다르게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국가별 사용 방식도 분석해 각 시장에 맞도록 추천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이용자에게 익숙한 디자인을 채우는 역할은 국내 창작자가 맡는다. 캔바는 한국지사 설립 전부터 국내 크리에이터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한국형 템플릿과 디자인 요소를 확보해왔다. 창작자가 템플릿을 공급하고 이용 실적에 따라 사용료를 받는 구조다. 김 지사장은 여러 도구를 오가지 않고 동료와 작업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캔바에서는 문서와 발표자료, 화이트보드, 시트를 하나의 파일에 담을 수 있다. 팀원이 기획 문서를 함께 작성하다 발표자료를 만들고 다음 페이지에 화이트보드를 열어 의견을 모을 수 있다. 예산은 시트로 정리한다. 회사 로고와 색상, 글꼴을 등록하는 '브랜드 센터'도 제공한다. 여러 직원이 자료를 만들어도 같은 디자인 기준을 적용하도록 돕는다. 초안을 만든 뒤 회사 양식에 맞춰 수정하고 동료 의견을 반영하는 과정도 캔바 안에서 이어갈 수 있다. 월 구독료 낮추고 교육용 무료 지원…한국 맞춤 기능 확대 한국지사는 이용 문턱을 낮추는 데도 힘을 쏟았다. 김 지사장은 본지에 국내 이용자 확대를 위해 지난해 3월 월 구독료를 9900원으로 인하했다고 밝혔다. 교육 현장에서는 무료 사용을 지원한다. 김 지사장은 국내 교사와 학생 약 3분의 1이 교육용 캔바를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 분야에서 자발적으로 사용이 확산한다는 점과 업무용 발표자료 제작이 활발하다는 점을 한국 시장 특징으로 꼽았다. 캔바는 교육부와 협력해 교사와 학생을 지원하는 한편 내년에는 한국 이용자에게 필요한 템플릿과 기능을 더 선보일 계획이다. 업무 자료를 만드는 직장인과 투자 발표자료를 준비하는 스타트업 등 이용 목적에 맞춰 현지화를 강화한다. 김 지사장은 AI 성능 자체보다 사용자가 전달하려는 내용을 얼마나 쉽고 원하는 대로 표현할 수 있는지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발표자료와 홍보물에 사용자 개성을 담도록 돕는 도구로 AI를 발전시키겠다는 방향이다. 그는 "AI가 초안을 잡아주더라도 모든 결과물은 끝까지 직접 편집할 수 있고 최종 판단은 언제나 사용자의 몫"이라며 "사용자 주체의 편집 툴, 사용자 주체의 AI 툴을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6.10.27 14:37김동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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