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마켓 '캐셔레스트' 폐업…거래소들 "남일 아냐"
경영난을 호소해온 코인마켓 사업자 중 폐업 사례가 나온 가운데, 가상자산 거래소 전반으로 폐업이 확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고 있다. 코인마켓 사업자들은 개정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도입에 따라 원화마켓 사업 권한을 얻지 못하면서 서비스 경쟁력을 잃어 2년 여간 거래량이 '0'에 가까운 상태다. 코인마켓 사업자보다는 상황이 낫긴 하지만 원화마켓 사업자들도 대부분 경영난을 겪고 있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이전보다 활기를 찾으면서 국내 거래량은 늘어났지만, 거래소들이 수수료 면제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어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코인마켓 거래소인 캐셔레스트는 지난 6일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캐셔레스트는 지난 7월 대표가 사임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경영난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캐셔레스트 외에도 코인마켓 거래소 다수가 줄폐업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의 절대적인 수입원인 거래량이 사실상 없는 상태로 적자만 누적되고 있는 곳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인마켓 21곳 중 10곳은 거래 수수료 매출이 아예 없는 상태였다. 18곳은 자본 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운영을 지속하는 코인마켓 거래소들은 공통적으로 은행과 실명계좌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원화마켓 시장에 재진입하는 것을 경영난 타개책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은행 입장에선 가상자산 거래소에 실명계좌를 공급하는 데 따른 실익이 크지 않아 계약에 소극적인 편이다. 현재까지 은행과 실명계좌 공급 계약을 체결한 거래소는 총 6곳에 그치고 있다. 여기에 지난 7월 은행연합회 실명계좌 운영지침이 제정되면서, 해킹·전산 장애 등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 목적의 준비금 30억원을 마련해야 하는 의무도 생겼다. 경영난을 지속해온 코인마켓 사업자 입장에선 쉽지 않은 허들이 또 생긴 셈이다. 원화마켓을 운영하는 가상자산 거래소조차 업비트를 제외하곤 경영난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위 사업자인 빗썸의 경우 15% 내외의 두 자릿수 점유율을 사수하고 있지만, 그 외 사업자들은 거래 점유율이 1%를 밑돌고 있어 영업익을 내기 어려운 상태다. 지난해부터 가상자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원화마켓 거래소들도 이미 적자를 냈다. 지난해 코인원은 영업손실 210억원, 코빗은 영업손실 358억원, 고팍스는 영업손실 765억원을 기록했다. 2위 사업자인 빗썸도 지난 2분기부터는 영업손실 34억원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최근에는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기대감이 모아진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시장 거래가 활성화되는 등 길었던 약세장이 끝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도 지난달 거래량이 전월 대비 약 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이 살아남에도 원화마켓 거래소들의 경영난 해소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달 빗썸이 거래 수수료 전면 무료 정책을 도입하면서 코빗, 고팍스 등 경쟁사들이 수수료 무료 마케팅을 잇따라 도입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