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벤처스 "내년 스타트업 투자 상황 나아질 것"
“올해 3분기까지는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투자 혹한기가 계속되고 있다. 월별 투자 동향을 보면 하반기부터 회복세지만, 작년 하반기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완벽한 회복세라고 볼 수는 없다. 내년은 올해와 같은 혹한기는 아닐 것으로 전망한다." 카카오벤처스가 29일 강남구 마루360에서 브라운백 미팅을 열고 빠른 성장성으로 내년이 더 기대되는 스타트업을 소개하며 올해의 성과·내년 투자 동향도 함께 분석했다. 먼저 장원열 카카오벤처스 수석심사역은 올해 벤처투자 현황을 언급하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투자 혹한기가 지속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투자 업계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벤처 투자금 전년 대비 25% 감소…내년 ICT 투자 회복 예상 올해 1~3분기 벤처투자 현황을 살펴보면, 투자금액이 7조6천8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7% 감소했다. 투자 건수는 5천72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줄었다. 장 수석심사역은 "라운드당 15~20%, 적게는 10% 이상씩 투자금이 줄었다는 것은 결국 기업가치가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이고, 기업당 투자 금액도 2020년 수준으로 많이 감소한 모습이다"라며 "여전히 혹한기로 느껴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장 수석심사역은 "투자 건수 자체는 그렇게까지 감소하지 않았다. VC들이 투자를 안 한다기 보다는, 기업가치를 높이지 않고 기업마다 투자 금액을 조금 줄여서 하는 전략을 많이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수석심사역은 내년 벤처 시장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관련 투자가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에이블리 등 흑자 기업들이 나오고 있고, ICT 관련 투자가 회복되겠지만, 내년 기업공개(IPO) 시장은 약간 부진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AI 거품론 관련해서는 그는 "버블로 보고 있지 않다"며 "꾸준히 뉴스가 나오고, 시장 관심도 확실하다. 웹3와 다른 점은 유저를 모으면서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대되는 스타트업 '뉴로엑스티'·'비블'·'탤런트리' 이날 카카오벤처스가 내년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회사로 꼽은 곳은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뉴로엑스티' ▲딥테크 기업 '비블' ▲채용·인사 기업 '탤런트리'이다. 뉴로엑스티는 자기공명영상(MRI) 기반 알츠하이머 치료제 동반진단 플랫폼을 개발하는 업체로,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 성준경 교수를 주축으로 지난해 4월 설립됐다. 뉴로엑스티 핵심 기술은 기존 뇌 영상 기반 진단 기술의 한계점을 극복한 ▲NEXT-ATN와 ▲NEXT-ALZ-CDx다. NEXT-ATN는 방사성물질을 사용하는 PET 촬영 없이도 뇌 영역별 병리 단백질 축적 정도를 MRI만으로 정말하게 예측한다. MRI 영상 정확도는 90%에 달한다. NEXT-ALZ-CDx는 환자의 뇌내 병리 단백질의 축적 정도를 고려해 어떤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각 환자에게 적합한지 예측하는 기술이다. 뉴로엑스티는 올해 초까지 카카오벤처스, 데일리파트너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엑셀러레이터로부터 프리A 투자를 유치했으며, 7월엔 초기창업패키지에도 선정됐다. 성준경 뉴로엑스티 대표는 “작년에는 제품을 개발했고, 올해 중순부터 내년까지는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현재 3곳 정가 임상 시험 데이터 분석을 진행하려고 하고 있다.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다면 글로벌 제약사와 신약 개발을 하거나, 글로벌 제약사에서 약물을 파는 과정에서 우리가 같이 진입을 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블은 AI 기반 버추얼 프로덕션 플랫폼 '스위치라이트 스튜디오' 개발 업체로, 웹, 모바일 서비스도 개발 중이다. 모바일 버전은 중동, 남미 등에서 주목 받고 있으며, 마케팅 없이도 앱 다운로드 수 150만을 돌파했다는 것이 김훈 비블 대표의 설명이다. 비블은 AI 리라이팅(Re-lighting) 솔루션 기반 사용자가 촬영한 사진을 원하는 조명, 배경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돕는다. 김 비블 창업 팀은 크래프톤, 루닛 출신으로 구성됐다. 김훈 비블 대표는 “핸드폰 하나만 있으면 사진을 찍어 원하는 장소로 간 것처럼, 시간을 바꾼 것처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라며 “스위치라이트라는 모바일 앱도 만들고 있는데, 사진을 넣어 배경과 조명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마케팅 없이도 15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고 부연했다. 인재를 프로젝트 단위로 매칭해주는 플랫폼 '번지'를 운영하는 탤런트리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원하는 이와 내부 인재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웠던 기업을 연결해준다. 번지는 프로젝트 연결 시 고객사로부터 일정 금액을 받고, 수수료를 제해 구직자에게 준다. 프로젝트 금액은 최대 2천만원에서 적으면 5~600만원 수준이다. 번지는 내년 기업과 인재 데이터를 좀 더 촘촘하게 확보해, 데이터 기계 학습에 집중할 계획이다. 안찬봉 탤런트리 대표는 “미국에서는 40% 이상이 다수 고용주를 위해 동시에 일한 경험(폴리워크)이 있다고 답했으며, 일본에서는 2018년부터 겸업 금지가 금지됐다”며 “비슷한 문제를 풀고 있는 다른 나라를 보면서 우리도 비슷한 시도를 해봤다. 신사업, 다양한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은데 사람을 찾이 어려운 기업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은 인재를 연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