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은 로봇이 튀겨야 제맛?…두산 이어 LG도 가세
식음료 업계에서 수년 전부터 로봇을 활용해 튀김 과정을 자동화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로봇 시스템통합(SI) 업체부터 제조사들도 치킨 업계와 손잡고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튀김은 위험이 많은 요리 작업 중 하나다. 반죽을 기름에 담글 때 뜨거운 기름방울이 튀어 화상을 입기도 하고, 조리 중에는 유증기가 올라와 건강을 해칠 우려도 있다. 재료가 눌어붙지 않도록 조리시간 약 10분 동안 수차례 튀김이 담긴 1~2kg짜리 바스켓을 들어서 흔들다 보면 손목을 다치는 경우도 흔하다. ■ LG전자 '튀봇', BHC 치킨 튀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튀김용 조리 솔루션 '튀봇'을 치킨 프랜차이즈 BHC에 납품했다. 반죽된 재료를 바스켓에 올리면 튀김기 상단에 부착된 그리퍼가 레일을 따라 움직여가며 조리하는 방식이다. 로봇 팔을 활용하지 않은 점이 기존 튀김 로봇과 차별화된다. 튀봇은 시간당 치킨 36마리까지 조리할 수 있다. 재료가 붙지 않도록 초벌 튀김을 하고, 이후 튀김에서도 3회 이상 흔들면서 음식을 골고루 익힌다. 가로 축으로 초속 0.6m, 세로 축으로 초속 1.0m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 LG전자는 지난 3월 튀봇(Tuiibot) 상표를 출원한 바 있다. 기업간거래(B2B)를 담당하는 BS사업본부에서 로봇 사업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 교촌치킨 손잡은 두산로보틱스 앞서 두산로보틱스는 교촌치킨 운영사 교촌에프엔비와 치킨로봇 솔루션 확산을 위해 협력해왔다. 두산로보틱스는 교촌치킨 레시피 전용 협동로봇 튀김 솔루션을 공급한다. 교촌에프앤비는 해당 솔루션을 도입해 매장 자동화를 가속화한다. 교촌치킨은 바삭한 식감과 담백함을 살리기 위해 1차 튀김, 조각 성형(치킨 조각에 붙은 불필요한 튀김 부스러기를 제거하는 작업), 2차 튀김 과정을 거쳐 조리한다. 두 차례에 걸친 튀김 과정을 로봇으로 대체하면 작업 효율성과 근로자 안전성을 개선할 수 있다.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 튀김 솔루션은 바스켓 6개를 동시에 운영해 시간당 최대 24마리의 치킨을 튀길 수 있다. 협동로봇을 튀김 모듈 상단에 설치해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기름 교체나 바닥 청소도 비교적 용이하다. ■ 솔루션 강자 엣눅하다·로보아르테 로봇 제조사들이 나서기 전까지 튀김 솔루션은 중소형 SI 업체의 개발 영역이었다. 세계 최초 치킨 튀기는 로봇 '디떽'을 선보인 엣눅하다와 치킨 브랜드 '롸버트치킨'을 운영하고 있는 로보아르테가 대표적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지난해 6월 엣눅하다에 10억원 규모의 협동로봇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 15억원 규모로 협동로봇 102대를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로보아르테는 튀김 외에도 반죽과 양념 등 공정까지 자동화할 수 있는 통합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튀김 작업에 쓰는 협동로봇 1대와 주변 설비를 모듈화한 형태다. 로봇업계 관계자는 “외식업 분야 인력난이 점점 심해지면서 로봇 도입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