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6G 주도권 선점"···전자파 측정표준 확립
정부가 6G 연구에 총 1조원을 투자해 2028년 상용화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6G에 사용할 주파수를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같은 첨단 기술 개발에는 관련 표준 확립이 선행돼야 하나, 6G 후보 주파수로 거론되는 서브테라헤르츠(Sub-THz) 주파수 대역에 대한 전자파 측정 표준이 미비해 기술 신뢰성을 검증하기 힘든 실정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박현민)이 6G 후보주파수 대역에 대한 전자파 측정표준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표준은 6G 후보주파수로 유력한 D대역(110-170GHz)의 전자파 임피던스 측정표준이다. 임피던스는 전자파가 진행될 때 받는 저항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전자파 측정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값이다. 이 표준은 전자파 측정표준 중 가장 필수적인 표준으로, 통신·국방 등 전자파가 사용되는 분야에서 성능 평가의 기준 역할을 한다. 6G에 사용될 주파수 대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체로 주파수 대역이 올라갈수록 넓은 통신 대역폭을 쓸 수 있어 대용량 데이터의 빠른 전송에 적합하다. 왕복 2차선보다는 16차선 도로에서 더 많은 교통량을 소화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고주파수 대역 중 100~300㎓ 사이의 서브테라헤르츠에 해당하는 D대역 주파수는 수증기나 산소에 의한 손실이 적고 넓은 대역폭으로 많은 양의 신호를 멀리까지 일정하게 보낼 수 있어 1초에 1테라바이트의 데이터 전송을 가능하게 할 6G 후보주파수로 주목받고 있다. KRISS 전자파측정기반팀은 일본과 독일에 이어 D대역 전자파 임피던스 측정표준을 세계 세 번째로 확립하고 독일과의 상호비교를 통해 국제적 동등성도 확보했다. 110㎓ 이상의 임피던스 측정표준에 대해 국제 상호비교가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G 통신의 주된 주파수 대역은 30㎓ 이하로, 지금까지 확립된 전자파 측정표준은 110㎓ 이하 주파수에 국한됐다. D대역 이상에서 사용 가능한 6G 관련 소자나 부품을 개발하더라도 성능평가에 사용할 기준이 없었다. 이번 표준 개발로 다양한 6G 관련 소자나 부품 등의 성능을 높은 신뢰도로 검증할 수 있게 됐다. 6G뿐 아니라 국방용 레이더 등 D대역 주파수에서 전자파를 사용하는 모든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KRISS는 이번에 개발한 전자파 표준을 산업 현장에 보급하기 위한 D대역 임피던스 교정 장비도 자체 개발했다. 그간 임피던스 측정에 사용하는 회로망 분석기는 고가의 외산 교정장비로 교정해야 했지만, 이번 국산화로 대폭 절감된 비용으로 더 정밀한 측정기준을 산업계에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조치현 KRISS 전자파측정기반팀장은 "이번 표준 개발과 교정장비 국산화는 국내 6G 기술에 대한 국제적 신뢰성을 확보할 발판"이라며 "향후 전압, 전력, 안테나 등 전자파 측정표준을 추가로 확립하고, 6G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300㎓ 대역까지 후속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KRISS 기본사업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 성과는 학술지 'IEEE Transaction on Instrumentation and Measurement'에 최근 실렸다.